"정치적 사안 인식,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과 큰 차이 없어"

"정치적 사안 인식,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과 큰 차이 없어"

[ 교계 ]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2018 개신교인의 인식 조사 발표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8년 04월 13일(금) 18:03

개신교인 신앙관의 현주소와, 신앙관이 개헌, 남북문제, 통일, 동성애에 미치는 영향 등을 확인활 수 있는 인식조사를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진행했다. 지난 9일 연구원이 발표한 조사결과, 2018년 개신교인들은 과거에 조사된 자료와 비교할 때 타 종교에 대한 배타성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개헌 등 정치적 사안에 대해 비기독교인과 인식에 큰 차이가 없음이 확인됐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사장:윤길수)은 지난 2월 26일~3월 7일까지 전국 16개 시도 만 20~69세 성인 남녀 1000명(개신교인 800명, 비개교인 200명)을 대상으로 '2018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인식조사는 신뢰수준 95%에 표준오차 ±3.1%p이다.
 
설문에 참여한 개신교인의 신앙관을 조사한 결과 개신교인 중에는 새 신자보다 오랜 신앙생활을 해온 신자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개신교인 응답자 절반이상(72.5%)이 10년 이상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72.2%가 적어도 일주일에 1회 이상 예배에 성실히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교인들은 성실한 교회 출석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앙심에 대해선 보통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4.9%로 가장 높았다. 이는 자신이 갖고 있는 신앙의 기준에 스스로 못 미친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독교인이 타 종교를 보는 시각과 기독교에 대한 신뢰도에 대한 설문도 진행됐다. 타 종교의 가르침에도 진리와 선함이 있냐고 묻는 질문에 '진리가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47.2%, 타종교도 '선한 가르침이 있다'고 보는 응답자는 58%로 둘다 높게 나타났다. '구원의 능력'에 대해선 '기독교에만 구원이 있다'라는 응답이 45.6%로 우세하게 나타났으나, '타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라고 응답한 신자들의 비율은 28.4%에 그쳤다 성서의 오류 여부에 대해서는 20.1%가 '오류가 있다'고 답해 나타나 개신교인 5명중 1명은 성서무오설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주의 신앙관 조사 항목에서는 구원은 '개인의 영혼 구원이다'라는 응답이 62.6%로 개인주의적이고 내세적인 구원관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교회와 신자의 사회참여에 대해서는 사회참여를 지지하는 비율이 48.5%로 가장 높게 나와 내세적 구원관이 현세적인 삶의 태도와 분리된 채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들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연구원은 타종교에 대한 태도를 배타주의, 포괄주의, 다원주의로 나눌 때 2018년도 한국 개신교인들은 포괄주의를 향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6.13 지방선거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개헌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는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헌에 대해 개신교인이나 비개신교인이나 모두 '필요하다'는데에 방점을 찍고 있다(비개신교인 65%, 개신교인 55.8%). 개헌시기에 대해선 두그룹 모두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개헌 범위를 묻는 질문에서도 포괄개헌을 지지하는 비율이 높았다(비개신교인 69%, 개신교인 56%). 이같은 결과를 분석한 연구원은 보수적인 성향의 기독교가 개헌에 관한 판단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 같다며, 개신교와 비개신교인 사이에 개헌에 대한 의견차이가 크게 없음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생각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통일에 대해 개신교인이 57.3%가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으며, 비개신교인 중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46.5%로 개신교인들이 통일에 대한 열망이 좀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개신교인의 경우 한반도 평화의 책임을 북한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 반면, 비개신교인의 경우 미국을 제외한 주변 강대국의 정치 및 외교적 책임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관계 개선 대책에 대해서는 북핵 해결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북핵 및 한반도 평화 문제의 주도권에 대한 질문에 양 집단 모두 대한민국이라고 답했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는 양 집단 모두 동성애에 대한 경향은 세대별로 큰 차이가 있음이 확인됐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동성애를 죄라고 생각했고, 동성애가 죄라고 답한 비율은 20대의 경우 개신교인 40.1%, 비개신교인 10.8%로 인식해 차이가 컸다. 30대의 경우도 개신교인이 51.9%, 비개신교인이 10.3%라고 답해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동성애가 질병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개신교인의 45.2%가 '그렇다', 비개신교인은 23.5%만이 '그렇다'고 답했고, 동성애가 에이즈와 같은 질병의 원인인가 라는 질문에 개신교인 55.1%, 비개신교인 3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지인이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할 경우 관계 유지 여부에 대해선 개신교인 32.7%, 비개신교인 38.5%가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연구원측은 "응답을 분석해보면 동성애자에 대해 개신교인이 비개신교인보다 덜 포용적인 경향을 보였고, 동성애에 대한 죄인식이 강할수록 관계 기피 경향도 컸다"고 분석했다. 양 집단 모두 남성보다 여성이, 연령대가 낮은층에서 포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번 통계조사 경과보고는 김선율 팀장이, 설문조사 결과 발표는 신앙관에 대해서 신익상 박사가, 개헌에 대해서는 이상철 박사가,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박재형 박사가, 동성애에 대해서는 송진순 박사가 각각 분석해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일부 개신교 지도자들에 의해 왜곡된 부수적 신앙관이 일부 정치세력에 의해 악용되어 양산된 사회적 갈등과 분열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밝혀내고자 기획됐으며, 결과에 대한 신학적 해석 및 대안 제시를 위한 연구를 진행해 논문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