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농어촌선교부 아웃리치 지도자 세미나

총회 농어촌선교부 아웃리치 지도자 세미나

[ 교단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8년 03월 16일(금) 17:14
   
▲ 최근 젊은 세대들 중에 농촌으로 내려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트렌드가 '힙하다'. 사진은 20대 젊은이들이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내용을 담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스틸사진.

농어촌 아웃리치는 일방적인 섬김과 헌신인가 아니면 치열한 자본주의의 정글에서 벗어나 평안을 누리는 치유의 시간인가.

보통의 아웃리치는 보내는 교회가 한 방향으로 퍼주면, 받는 교회는 그냥 받으면 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래서인지 아웃리치가 일방적인 섬김과 헌신으로 '영적인 성장'이 아니라 '탈진의 장'이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적나라한 자본주의에 지친 현대인들이 효율과 경쟁에서 좀 벗어나 있는 곳, 세상 가치와는 좀 다르게 살 수 있는 곳으로 '농촌'에 대한 동경과 로망을 키워나가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재미와 쉼, 치유와 회복'을 목적으로 한 아웃리치의 새로운 모델이 제시돼 눈길을 끈다.

지난 13일 총회 농어촌선교부(부장 김준영, 총무 백명기)가 마련한 제102회 농어촌 아웃리치 지도자 세미나에서 조성돈 교수는 "도시의 삶을 털어버리고 과감하게 농어촌에서 대안적 삶을 실현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생명을 잃어버린 이 사회에서 염증을 느낀 이들이 생명의 삶이 가능한 곳으로 돌아오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20대 젊은 청년인 주인공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인 시골로 돌아와 농사를 지으며 자신만의 삶을 찾아가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입소문을 타고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고 말하는 영화가 관객들을 제대로 '힐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힘들 때마다 농촌의 흙 냄새와 바람, 햇볕을 기억하면서 언제든 다시 털고 일어날 수 있는 생명의 힘', 영화 속 대사이기도 한 이 메시지가 아웃리치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백명기 총무는 "농촌의 교회가 외갓집이 되고 고향이 되는 편안한 이미지로 다가설 수 있어야 한다"면서 "아웃리치에 참여하는 교인들은 재능뱅크처럼 재능을 기부하고 농촌교회는 자연을 통해 치유를 경험하고 영성을 회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향후 만들어 내야할 '아웃리치 플랫폼'이다"고 덧붙였다.

지금 농어촌지역의 현실은 60대 청년회장이 나올 정도로 노인들만 남아있다. 그런데 반갑게도 최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농사가 '힙(hip)하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농부'를 꿈꾸며 농촌과 농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백 총무는 이러한 세대를 반영해 아웃리치가 선교봉사를 넘어서 '농촌에서 한달살기'프로그램으로 발전되고, 더 나아가 귀농귀촌을 통해 농어촌을 살려낼 수 있는 자원으로까지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큰 그림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아웃리치 지도자 세미나에서는 아웃리치를 시행하는 교회와 도움을 받는 교회의 사례 발표가 진행됐다.


#삶의 관점이 바뀌게 된 아웃리치

아웃리치를 시행하는 가곡교회(소원섭 목사)와 옥방교회(천정명 목사)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옥방교회는 1985년 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하고 1987년 자연농업을 교회와 지역에 보급했다. 1991년 영주노회 농촌교회들과 새누리공동체를 조직해 2014년까지 영락교회와 노동직거래를 해왔다. 교회와 지역 주민들은 생명농업의 가치, 공동체적 정신을 공유할 뿐 아니라 유기농업을 통해 땅을 살리고 보전하고 지역환경을 살리는 일을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인 농촌교회다. 옥방교회는 이러한 경험과 자산들을 봉사팀으로 온 청년들과 아낌없이 나눈다.  

가곡교회 청년들은 마을의 일손을 돕는 봉사와 아울러 밭에서 일하면서 살아 숨쉬는 땅을 체험한다. 특히 프로그램 하나로 식단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식재료만을 사용하고 반찬도 다섯 손가락에 셀 수 있을 정도로 소박했다. 평소와는 다른 식감과 맛으로 청년들은 인스턴트, 패스트푸드를 먹게 해달라는 호소를 했다고. 그러나 이러한 작은 실천을 통해 청년들은 이론과 지식으로서의 신앙생활에 타성에서 벗어나 생명의 관점으로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 실제로 진로를 고민했던 청년은 협동조합과 사회활동가 과정 교육을 받고 기독교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이 중심이 된 삶에서 누군가를 돕는 삶의 의미를 경험하면서 삶의 관점이 바뀐 대표적인 사례다.


#전교인의 아웃리치화

농어촌 아웃리치는 대체로 40대가 주류를 이룬다. 청년들의 해외단기선교가 활발해지면서 젊은 청년들에게 국내 농어촌아웃리치가 매력을 잃게 된 것이 사실이다. 큰빛교회(박영득 목사 시무)는 1년에 2차례 전 교인이 아웃리치를 떠난다. 교회를 보수하고 청소하고 예배 특송과 음식 대접 등으로 섬긴다. 이 교회의 아웃리치가 특이한 것은 전 교인이 아웃리치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아웃리치가 끝난 후 보고는 1,2,3부 예배에 모두 공개하며 비전을 공유하는 데 40대가 가장 많이 참여하며 30대 20대 순이다. 전교인의 아웃리치 의무화를 통해 90대까지 선교봉사에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큰빛교회는 아웃리치를 통해 교인들의 결속력을 다지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교구의 결속력 강화

방주교회(반태효 목사 시무)는 년 1회 교구 별 1교회가 아웃리치를 진행하며, 이를 위해 선교바자회를 열고 100만원씩 책정에 교구에 지원하고 있다. 그 외의 재정은 자비부담과 찬조금으로 충당한다. 교회 내 외부 페인트 공사부터 지붕 개량공사, 농촌 일손 돕기 등 해당교회와 지역의 필요를 채운다. 무엇보다 아웃리치를 위해 교구별로 기도하고 재정을 위한 회비를 마련하면서 교구가 건강해지면서 교회 내 작은교회가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외면받는 농어촌교회의 경우 마을길 확장, 배수로 공사, 전등교체, 마을회관 보수 등을 처리하면서 교회를 향한 주민들의 인식이 변화되기도 한다. 

사실 아웃리치는 농어촌교회가 직접적인 수혜의 대상이기는 하다. 그러나 방주교회의 경우, 교회를 떠나 농촌지역에서 함께 지내는 동안 교인들이 결속되며 함께 성장하는 성과가 있었다. 이날 사례 발표자로 참여한 안종렬 목사는 "함께 성장하는 교회가 지금의 한국교회의 목표라면 농어촌 아웃리치야 말로 교회가 외면하면 안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어촌 아웃리치는 분명 농어촌을 살리는 귀한 사역이다. 실제로 도움을 받은 교회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천사"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날 보고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웃리치는 일방적으로 '주는'선교, 그리고 일방적으로 '받는'봉사의 차원이 아니라 서로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1회성 이벤트로 그치는 경우도 있고 생색내기에 그치기도 하지만 분명 단순한 기쁨과 보람을 넘어서 주는교회와 받는교회가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었다. 뿐만아니라 총회가 마을목회 정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아웃리치가 마을과 연관된 실제적인 도움을 주면서 마을과 교회의 관계 변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는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한 아웃리치의 새로운 모델이 제시되고 있고, 어느 때보다 농어촌을 향한 관심과 집중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한국교회가 농어촌지역과 교회를 향한 지속적인 사역이 이뤄질 수 있는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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