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모두에게 엑소더스

우리에게, 모두에게 엑소더스

[ 논설위원 칼럼 ]

이상천 목사
2018년 02월 13일(화) 14:31

지금 평창과 강릉 그리고 영월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이 시작되었다. 준비하느라 지난 8년간 모든 분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수고와 노력을 기울였다. 나라가 시끌시끌했었어도 변함없이 세계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땀을 흘리며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준비를 했다.

올림픽이 4년마다 열리기에 선수들은 지난 4년 동안 국가대표로 뽑히기 위해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해서, 정말 피땀을 흘리면서 각고의 노력 끝에 얻은 기회이다. 물론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해서 두 번, 혹은 세 번씩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있겠지만 거의 대부분은 한번으로 끝날 것이다.

한 번은 첫 출전이라 경험을 쌓기 위해서, 두 번째는 메달을 따기 위해서 참석할 것이다. 그래서 얻은 출전기회인지라 올림픽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기쁨과 감사로 여기는 것이다. 스포츠가 점점 상업화, 정치화 되어가고 있어서 원래의 스포츠정신이 많이 희석되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올림픽의 근본정신은 흔들리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

2018 동계올림픽에 그런 올림픽 정신과 스포츠정신으로 8년 동안 국내외의 어려운 모든 여건들을 극복하고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그런데 다 차려놓은 동계올림픽 밥상에 숟가락만 달랑 들고 참여하는 북한의 모습을 보면서 부정하는 분들도 있고, 긍정하는 분들도 있다.

부정하는 분들은 북한의 모든 진행과정이 이번에도 영 석연치 않고, 핵실험, 미사일, 여러 가지 도발로 그들의 진정성과 성실성을 두고 '양치기 소년'으로 보고 있다.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 민족으로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신뢰감을 준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양치기 소년'이 틀림이 없다(?)고 과거의 경험으로 이야기하면서 판단하고 여전히 달가워하지 않고 있는 시선들이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버릴 수도 없고, 포기할 수도 없는 우리의 반쪽이기에 일편단심 춘향이처럼 이도령이 과거에 급제해서 어사화를 쓰고 금의환향하기를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또 기다려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기 때문이다.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이해득실을 따지면 단 한 번도 용서할 수 없고, 단번에 본 떼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연평도 폭격, 천안함 폭침, 목함 지뢰사건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도발을 당할 때마다 당장 복수혈전을 벌이고 싶지만, 그렇게 무력으로 통일을 이룬들 치료할 수 없는 그 전쟁의 상처를 안고 우리는 또 지난 70년의 세월보다 더 아픈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의 여러 행태를 보면서 많은 분들이 치를 떨고, 분노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정치인들을 비난하고, 결정권자들을 나무란다. '양치기 소년'같은 북한의 행태 속에 '대한민국 교회'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은 지난 해에 지나갔다. 500년 전에 우리 믿음의 선조들이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는 교회와 신앙을 위해서 순교를 각오하고 '종교개혁'을 시작했고, 새로운 교회, 개혁교회가 탄생했다. 한국교회도 순교자들의 선교를 통해서 130년 전에 시작되었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예배와 이곳저곳에서 엄숙하게 화려한 행사들이 줄을 이었는데, 정작 한국교회는 '양치기 소년'처럼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믿음의 한 사람으로 가슴이 많이 아프다.

'양치기 소년', 북한 정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양치기 소년', 한국교회를 두고 세상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믿을 수가 없다고, 신뢰할 수가 없다고. 한국교회, 우리에게 엑소더스(Exodus)가 필요할 때이다.

이상천 목사
강릉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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