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낮, 우리 교회에 소방차 진입 가능할까?

주일 낮, 우리 교회에 소방차 진입 가능할까?

[ 교계 ] 화재예방 위한 교회의 자발적 노력과 의식 전환 필요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8년 02월 02일(금) 18:43
▲ 지난 2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시설관리과 관계자들이 소방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지난 1월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38명이 숨지고, 중상 6명과 경상 환자를 포함해 사상자는 180여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이후 한 달여 만에 발생한 대참사로 국민은 충격에 빠졌다. 자연스레 화재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졌다.

대형 화재로 안전 불감증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유동인구가 많은 대형교회, 다양한 부속실과 지하 공간 등을 활용하는 지역 교회도 소방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별히 지난달 30일 국회가 소방차 진입을 방해하거나 가로막으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5개 소방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교회 내 소방차 전용구역 및 진입로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법 개정과 관련해 소방청 조종묵 청장은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기댈 수 있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불합리한 제도는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라며, "소방특별조사를 불시점검으로 바꾸고, 다중이용시설은 연중 소방단속을 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으며 화재 예방을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주일 낮, 우리교회 소방차 진입 가능한가.
국가의 소방법 강화에도 불구하고 주일 낮, 복잡한 골목길 중심가에 위치한 교회나 교회 인근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이 주차한 차량으로 진입로가 마비된 상황이라면 발생한 화재는 상상하기 싫은 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매 주일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교회의 대안 마련이 절실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A교회 한 성도는 "주일 낮, 교회 주차장은 물론이거니와 인근 골목까지 주차된 차량으로 소방차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지나다닐 수 없을 만큼 혼잡한 모습이 교회의 현주소이다"라며, "밀양 제천 등에서 발생한 화재를 보고 '만약 교회에서 불이라도 나면 큰일 나겠구나'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며 화재 예방 차원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예정되지 않은 참사를 예방하는 작은 실천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소방청 화재예방과 박영민 소방경(대전산성교회)은 "도심 중심가는 언제나 교통 혼잡이 심해 화재 발생 후에도 화재 현장 접근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며, "교회 성도를 비롯한 모든 국민이 주인의식을 갖고 화재 발생에 따른 피해 상황을 예측하며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박 소방경은 "많은 교회가 편리를 위해 소방주차구역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주차 문제로 소방차 진입로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것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늘 경각심을 갖고 소방주차구역, 진입로는 필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재, 예방과 초기 진압에 초점.
하지만 소방서 관계자들은 화재 발생시, 진입로 확보보다 중요한 것이 초기진압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교회 안에도 화재안전 기준에 따라 소화전 소화기 스프링클러 등이 배치 및 작동되면서 복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판단했다. 결국 화재 진압장비로 신속한 대처만 이뤄진다면 밀양 화재 참사와 같은 인명 피해는 피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박영민 소방경은 "만약 교회 내 화재 발생 시 소화기로 초기 화재를 진압하면 소방차 10대 이상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결국 평소에 교회 내 소방팀이 가동되거나 화재진압 장비의 위치 및 활용에 대한 파악과 훈련이 필요하다"며, 화재예방 및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 소방경은 "교회는 화재 감지기와 같은 화재진압 장비를 수시로 점검하고 대피로와 비상구 확보 등을 위한 자체 관리 감독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사전에 화재의 위험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방청에 따르면 특별히 교회는 야간 전기로 인한 화재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돼 철저한 전기 점검만으로도 30~40%이상의 화재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영민 소방경은 "불필요한 콘센트는 뽑고 생일 축하 행사와 같은 화기 사용시 어린이들이 소유할 수 있는 인화 물질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또 종이류 등의 정리정돈도 필요하다"며, "특별히 교회 주방에는 반드시 소화기를 배치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화재예방 위한 교회의 자발적 노력과 의식 전환 필요.
빈번히 발생하는 화재 소식에 화재 예방을 위한 교회의 인식과 대응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일부 교회에서는 '소방계획서', '화재 예방 매뉴얼', '교회 안전지침서' 등을 자체적으로 제작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화재 대응 및 대피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교회 대부분은 여전히 화재 예방에 무감각하고 화재 위험에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결국 교회 내 자체 소방대 팀을 조직한 교회도 등장하고 있다. 서울서남노회 고척교회는 '소방대'를 조직하고 △지휘반 △경보반 △소화반 △대피반 △경계반 △의료반 △후송반 등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지난 2015년에는 주일 예배 후 교회 성도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화재를 가상한 화재진압 및 대피훈련도 실시했다. 또 대형교회의 화재 사례 동영상을 통해 전 성도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조재호 목사는 "교회 건축 후 화재 대응 및 대피계획을 세워 두고, 항존직으로 소방대를 조직한 가운데 모든 성도들이 대피훈련에 참여했다"며, "올해도 화재예방 훈련이 계획돼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또한 매년 소방계획서를 작성해 총회 본부 내 소화반(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화재 발생의 우려가 있는 장소나 시설의 현황을 파악하고 화기 책임자를 지정해 예방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소방청 박영민 소방경은 "화재는 파급력이 크다. 교회 교역자를 비롯해 당회원 모두가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며 "화재진압 장비가 잘 배치돼 있고, 정상적으로 운영되는지 수시로 점검하며 문제점은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1. 교회 화재 예방 TIP
- 목회자와 중직자들은 교회 안전리더로서 소방안전교육 받기
- 목회자와 중직자들은 소방시설 사용법 숙지 및 체험(소화기, 옥내소화전 등)
- 교회 안팎에 유해 물질 유무 확인 철저
- 교회 최종 퇴청자는 화기 및 전원 차단 철저히 확인
- 주방 등 화기 취급 시 손 닿는 곳에 소화기 비치
- 피난계단 등 대피로에 야광띠 부착(바닥, 벽)
- 출입구에 손전등, 호루라기, 확성기, 야광봉 등 비상물품을 함에 보관한다.

2. 화재진압 도구 및 장비 점검 TIP
- 노후 소화기 및 불량 소화기 교체
- 옥내 소화전 수관 연결 및 적재 상태 수시 확인
- 소화기 1.5M 이하 높이 부착(바닥보다 높게)
- 소화기, 소화전 위치 표지 상단 부착(축광용)

3. 교회의 화재예방 훈련 및 교육 TIP
- 목회자와 중직자들이 모범을 보여 훈련과 교육에 참석한다.
- 목회자와 중직자들이 예배당 구간을 나눠 담당하고, 대피 유도자가 된다.
- 피난약자(어르신, 유아, 장애인)를 우선 대피토록 한다.

(제공:한국기독교소방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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