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청년, 한국교회 '예배, 설교 분위기와 비민주적인 의사구조'가 가장 큰 문제

기독청년, 한국교회 '예배, 설교 분위기와 비민주적인 의사구조'가 가장 큰 문제

[ 교계 ] NCCK '청년의 교회ㆍ종교에 대한 의식 설문조사'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7년 11월 06일(월) 16:55

한국교회 청년세대의 교회 이탈 현상이 더욱 급속화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대한예수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장청, 회장:이수민)가 '2016년 청년보고서'를 통해 교단 내 청년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그 실체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총회 산하 교회 중 청년부가 조직된 교회는 2150여 곳에 불과했고, 출석 인원도 6만여 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한국교회가 받은 충격은 더욱 컸다.

이후 장청은 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교단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도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밑그림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반짝했던 '청년' 이슈에 대한 무관심은 오히려 더욱 깊어진 상태인 것으로 지적된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복합적인 원인마저 규명하지 못하면서 대안 마련은 시도조차 못 한 셈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청년들이 왜 교회를 떠나는가?, 청년들은 교회를 어떻게 생각하나?'에 대한 고민에 답을 줄 수 있는 설문 결과가 나와 대응 마련에 새로운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청년위원회와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20∼30대 청년 13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의 교회ㆍ종교에 대한 의식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교회 청년이 떠나고 있다'를 제목으로 발간된 백서 자료에 따르면 19.6%의 청년들은 현재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예배, 설교 분위기와 비민주적인 의사구조'를 지목했다. 이어 '발전적이지 않은 목회자' 18.5%, '재정, 특정한 항목중심의 지출' 11.5%, '차별 / 혐오적인 발언(여성, 장애인 등)' 11.5% 등이 문제로 나타났다.

또 청년들이 교회에 출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29.9%의 청년들은 '얽매이기 싫어서'라고 답했고, 27.4%는 '시간이 없어서'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13.4%는 '목회자에 대한 불신 때문에'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청년 중 38.1%는 '혼자서 성경과 신앙서적을 활용해 신앙생활 한다'고 했고, 17.3%는 '자유로운 신앙 모임에 참여한다'며 교회 출석 대신의 신앙생활 방법을 소개했다. 이외에도 4.3%는 '인터넷이나 TV, 라디오 등을 통해 주일예배를 드린다', 또 다른 4.3%는 '한 교회에 등록하지 않고, 매주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응답했다.

한편 청년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은 어떠할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47.9%의 청년은 '작지만 건강한 교회'라고 답했고, 17.6%는 '예배 분위기가 좋은 교회', 17.2%는 '민주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교회', 6%는 '정치 및 사회참여 하는 교회'가 이상적이라고 했다.

또 우리 사회 안에서 펼쳐야 할 교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38.1%는 교회가 '심정적 안정(위로)'을 전해야 한다고 했다. 또 26.8%는 '사회참여 활동', 22.3%는 '단순한 종교적 기능(예배), 12.7%는 '봉사(구제)'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30.9%의 청년들은 종교가 '자신들의 삶, 고민해결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미친다'고 응답했고, 고민해결에 앞서 마음의 위로를 준다는 청년도 전체 응답자 중 50.6%로 절반을 넘어 종교가 청년들의 심리적 작용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설문 결과와 관련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한국교회가 청년들을 '교회 일꾼'이라고 말하며 부속품처럼 가져다 쓰기 이전에 이들의 현실 문제에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며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기성세대는 자신의 생각으로 윽박지르려고 하기보다 이들이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기성세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일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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