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과연 믿음이 있는가?

우리에게 과연 믿음이 있는가?

[ 논설위원 칼럼 ]

임성빈 총장
2017년 10월 25일(수) 13:48

한동안 "인자가 다시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눅 18:8)는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함이 쉽지 않았다. 나의 신앙은 부족하지만 내 주위에는 믿음 좋은 사람들이 많은데 왜 예수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그러나 요즈음 우리 주위를 둘러보며 이 말씀이 매우 두렵게 다가온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교회는 여전히 산적한 개혁과제들을 갖고 있다. 또한 정치와 경제의 양극화로 인한 사회갈등의 심화, 성인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 의한 끔찍한 폭력과 살인, 왜곡된 성문화와 생명경시 풍조의 만연함은 기독교 신앙인이 전 인구의 19.7%라는 통계에 많은 질문을 갖게 한다. 우리의 신앙이 진정한 것이라면 신앙인이 많은 사회가 과연 이런 모습일 수 있을까?

오늘의 현실을 직시할 때, 다음의 질문들을 묻게 된다. 우리 기독신앙인들은 과연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실천자, 화목케 하는 이로서의 새로운 피조물 됨을 보여주고 있는가?(고후 5:17). 신앙인들이 많음으로 우리 사회는 평화를 향한 도전과 소망을 보는가?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보여주는 빛, 부패를 방지하고 살맛나게 하여 주는 소금의 역할은 이 시대 우리 교회와 신앙인들의 여전한 과제이다. 그러나 시대적 도전 앞에선 한국의 신앙인들과 교회에게 우리 주님께서는 희망을 주신다.

교회와 신앙인들이 항상 실패만 한 것은 아니라는 역사적 증거를 통해서이다. 무수한 성경과 교회사의 선배들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는 주기철, 손양원, 윤동주와 같은 선배들이 있다. 자랑스러운 우리 신앙의 선배들이 혼란의 역사 가운데서도 승리할 수 있었던 원인에 대한 분석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과제를 알려 준다.

믿음이란 입술로만 고백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선입관, 이념보다 앞선 오직 말씀 앞에 순종하는 태도, 신앙과 동행하는 인격의 중요함, 즉 기독교인다운 덕을 갖춘 신앙인 됨의 중요성이다. 또한 개인의 신앙은 도덕적으로도 풍요함을 보여주고 실천하는 기독교적 공동체 만들기, 정의를 동반하는 경건에 힘쓰기, 성경에서 도덕적 능력을 높이는 자료 재발견하기, 교양을 갖춘 신앙적 확신 쌓아가기 등을 통하여 더욱 공동체적 신앙으로 성숙해 가야 한다.

우리에게 과연 믿음이 있다 할 수 있을까? 믿음은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충성으로 가늠된다. '오직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오직 그리스도'를 통하여 얻어진 '오직 은혜'를 깨닫고 이제부터는 '오직 말씀'을 기준으로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감을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신앙의 순도와 성숙함은 이 세상 안에 있지만 이 세상에 속한 세계관과 가치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정도로써 가늠된다. '육신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 아닌 '하나님의 나라와 의', '작은이들과 함께 하는 삶'이 진정한 신앙인 됨의 척도가 됨을 기억하여야 한다. 

우리가 믿는 자답게 살 수 있는 길, 교회다운 교회를 세울 수 있는 길은 나의 경험, 나의 지식, 나의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오직 성령이 임하시면 우리가 힘을 얻어"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삶을 찾고 실천하는 데 있다. 이제 복음과 개혁신앙을 마음에 품고 내가 있는 자리에서부터 세상을 향한 '빛과 소금'의 삶을 살아내는 신앙인다운 우리가 되기를 소원한다.
우리는 물어야 한다. 우리에게 과연 믿음이 있는가?

임성빈 총장
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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