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500주년 맞아 기독교영화 열풍

종교500주년 맞아 기독교영화 열풍

[ 문화 ] '루터', '로마서8:37', '성 프란치스코' '내게 남은 사랑을'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10월 17일(화) 17:24

10월 말 종교개혁500주년의 하이라이트를 맞아 수준높은 기독교 영화들이 개봉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중 가장 눈의 띄는 영화는 단연 영화 '루터'. 지난 2003년 제작되었으나 국내 정식 개봉은 종교개혁500주년이 되는 해인 올해까지 보류시켜온 이 영화는 루터의 개혁과정을 역사적으로 잘 파악할 수 있게 한 것은 물론, 완성도 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어 많은 기독교인들이 상영을 기다려왔다. 이외에도 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돋보이는 '로마서 8:37', 기독교 최고의 성자 중 한 명인 성 프란치스코의 무소유와 섬김의 삶을 보여주는 '성 프란치스코', CBS가 제작한 극영화로, 이 시대 평범한 가장과 가정의 화해를 이야기 하는 '내게 남은 사랑을'도 이 가을 신앙심을 돈독하게 하기에 손색이 없는 영화들이다.

#500년 전 세상을 변화시킨 수도자의 열정, '루터'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인 1517년 10월 31일, 신학박사이며 수도자 마틴 루터가 교회의 면벌부 판매를 비판하는 95개 조 논제를 비텐베르크성 교회 문에 내걸었다. 로마 교황청과 독일 정부는 루터에게 그 논제에서의 반박 내용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으나 루터는 이를 거절한다. 목숨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개혁의 길을 선택한 루터는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기 시작하고 그를 지지하는 민중과 함께 썩은 권위에 정면으로 대립한다. 이 영화에서는 루터가 교회와 대립하기까지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그려냈다.

영화 '루터'(에릭틸 감독, 123분, 12세이상 관람가)는 지난 2003년 제작된 작품으로, 영화제 등에서 상영된 바 있으나 한국어 번역이 된 정식 버전이 극장에 걸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인공 루터 역은 라스베가스 영화비평가협회 유망 남자배우상, 제11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유망남우상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 조셉 파인즈가 맡았다. 알프리드 몰리나, 브루노 강쯔 등 유명 배우들의 열연이 빛나는 이번 작품은 루터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되짚어보고, 진정한 믿음이란 무엇인지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죄의 문제를 집요하게 성찰한 영화, '로마서 8:37'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에 공식 초청된 영화 '로마서 8:37'(신연식 감독, 134분, 15세 관람가)도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오는 11월 개봉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되며 관객들의 관심을 받은 이 영화는 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죄악과 나 자신의 죄를 직면하는 인간에 대한 고민이 짙게 배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라는 로마서 8장37절을 제목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적 내용이 담겨있는 로마서를 주제로 죄의 문제를 풀어낸다. 또한,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영화 '동주'의 제작과 각본을 맡았던 신연식 감독의 새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인 기섭은 평소 존경하던 선배, 강요섭 목사의 요청으로 부순교회에서 일하게 된다. 강요섭 목사는 부순교회의 전임 목사였던 박강길 목사와 분쟁 중이다. 기섭은 강요섭 목사를 위해 정의로운 싸움을 선택하지만, 조금씩 자신의 신념이 흔들리는 상황에 휘말리게 되면서 깊은 고민에 빠지는 한 인간에 대한 내용이다.

#무소유와 섬김의 삶이 주는 깊은 감동, '성 프란치스코'

무소유의 삶을 교리로 삼고 자발적으로 가난한 삶을 살며 그리스도의 말씀을 전파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2~1226)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성 프란치스코(르노 페리, 아노드 루베 감독, 88분, 전체 관람가)'가 개봉됐다.  

프란치스코는 '작은 형제회'를 만들고 교황청에 새로운 수도회 설립을 인준해줄 것을 요구지만 교황청은 위계질서를 거부하고 범법자까지 받아들이는 작은 형제회의 교리가 너무 이상적이라며 이단으로 몰아간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의 가장 가까운 친구 엘리야와 각자의 길을 가게 되는 과정, 성녀 클라라와 함께 가난한 부인회를 설립해 버림받은 이들과 고아를 돕기도 했다.

프랑스의 르노 페리, 아노드 루베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프란치스코 역에 제63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엘리오 게르마노(이탈리아), 엘리야 역엔 제러미 레니에(벨기에)가 열연했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넘치는 사랑으로 청빈한 생활을 보낸 성인의 모습을 통해 세속주의와 물질주의가 만연한 오늘날의 교회의 모습을 반성하게 하는 수작이다.

#무뚝뚝한 가장이 가족과 하나되는 이야기, '내게 남은 사랑을'

이 시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평범한 가족의 화해 이야기 '내게 남은 사랑을'(진광교 감독, 111분, 12세 관람가)이 오는 11월 2일 개봉한다. '내게 남은 사랑을'은 무뚝뚝하지만 그 누구보다 가족을 아끼는 가장과 그의 가족이 갈등을 극복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가족 감동 드라마다. 

가족을 돌볼 틈 없이 매일 회사 일에 치이는 대한민국 대표 가장 김봉용(성지루)은 자신을 하인처럼 부리는 상사 때문에 허구한 날 술을 마시며 가족과 멀어져간다.

남편의 속사정을 모르는 아내 화연(전미선)은 야속한 남편을 탓하기만 하고 질풍노도의 쌍둥이 우주(양홍석)와 달님(권소현)은 그런 아빠와 매일 부딪치기만 한다. 그나마 늦둥이 별님(이예원)의 사랑스러운 애교에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던 성지루가 병을 얻게 되며 서로를 보지 못했던 가족이 비로소 서로를 보기 시작하는 모습을 그린다. CBS와 와호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최초의 극영화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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