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회기 총회장 최기학 목사 취임 대담

제102회기 총회장 최기학 목사 취임 대담

[ 교단 ] 거룩성 회복 위한 개혁 … 대안은 '마을 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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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18일(월) 21:35
   
▲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2회기 총회장 최기학 목사.

일시 : 2017년 9월 5일 / 장소 : 총회장실
사회 : 박만서 편집국장 
정리 : 이수진 부장 / 사진 : 임성국 기자

박만서 편집국장 : 102회기는 실질적으로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회기입니다. 교단의 종교개혁 주제는 '거룩성을 회복하기 위한 개혁'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총회장으로서의 각오와 함께 이번 102회기 총회 주제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에 대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기학 총회장 : 지금이 한국교회의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개혁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중요한 시점이지요. 총회는 101회기 주제를 '다시 거룩한 교회로'로 정하고 개혁에 대한 원론과 이론, 본질에 대해 충실히 해 왔습니다. 궁극적으로 개혁은 신앙의 개혁에서 목회의 개혁으로, 목회의 개혁에서 삶으로의 개혁으로 확산돼야 진정한 개혁이라 할 수 있습니다. 

102회 총회 주제는 101회 총회가 이끈 제2의 종교개혁, 제2의 교회개혁에 대한 연장선 상에서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로 정했습니다. 마틴 루터의 개혁이 로마서적인 개혁이라고 한다면, 장로교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칼뱅의 개혁은 야고보서적인 개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마서의 개혁이 '이신칭의' 즉 교리적인 개혁이라고 한다면, 야고보서의 개혁은 '신행일치', 즉 삶으로의 개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삶에 대한 개혁까지 가야만 우리가 기대하고 소망한 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속으로'는 추상적인 것이 아닙니다. 이것의 대안으로 '마을목회'를 정했습니다. 새 회기에 우리 총회는 주제사업을 따로 많이 벌이는 것이 아니라, 마을목회 자체가 주제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편집국장 :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교회밖의 시선이 따갑습니다. 이러한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교회 내부의 준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교회의 준비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회장 : 교회 개혁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 있다면, '거룩성 회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윤리와 도덕의 진보를 말할 수 있어야 하며, 교회는 지역 밀착형 교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속한 지역과 세상에서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 부패도 방지하고, 맛도 내고, 영혼에 대한 갈증도 느끼게 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사회에 대한 공적역할도 충실하게 감당해 지역 주민들이 '저 교회는 우리 마을에 꼭 필요한 교회', '저 교인들은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등주민'이라고 하는 도덕적이고 복음적이며, 윤리적이고 공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편집국장 : 102회기 주제에 맞춰 세상 속에서의 교회의 역할과 과제를 제시해 주십시오. 특히 중점을 두고 계시는 '마을목회'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총회장 : 마을목회 핵심은 선교입니다. 지역공동체와 더불어 생명의 길, 행복의 길을 열어가는 방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제성구 중 하나인 요한복음 3장 16~17절에는 '세상'이란 단어가 4번이 나옵니다. 그만큼 하나님이 세상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크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을목회는 하나님이 세상에 오신 것처럼 마을 공동체 속으로 들어가는 교회가 되자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우리 교인 한사람 한사람이 마을 속에 들어가 마을선교사 역할을 하자는 것입니다. 선교사가 미전도종족에 가서 헌신하고 섬기는 것처럼, 교인들이 우리가 사는 마을 속에 들어가 선교사로서의 역할을 감당한다면 마을은 반드시 교회를 마을의 희망으로, 민족의 희망으로 보게 될 것입니다.
단, 금방 마을 사람들이 돌아올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는 금물입니다. 좀더 진정성을 가지고 예수님의 사랑과 정신으로 섬긴다면 반드시 마을목회가 새로운 목회트렌드가 되고, 침체되는 한국교회를 다시 한번 일으키고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목회방향성이 될 것입니다. 

편집국장 : 우리 사회는 지금 두 가지 해결할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국정농단과 촛불정국 등으로 갈라진 민심을 회복하고 치유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점점 더 냉전상태로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입니다. 이에 대한 교회의 역할과 또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예장 총회장으로서 감당해야 할 역할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회장 : 우선 정부와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인 여러가지 관계로 민심이 갈라지기도 하겠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경제적인 빈익빈부익부의 심화가 사회적 갈등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교회는 약자들을 보듬고 보살피는 일에 더욱 앞장서야 하고, 마을에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교회가 마을의 외딴섬처럼 분리되지 말고, 마을 속으로 깊숙히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평화를 위해서 절실히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자신부터 회개하면서, 민족공동체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일회성이 아니라 각 지역마다, 교단 교회들만이라도 거점교회를 형성해 평화와 통일을 위한 심야기도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교회는 민족문제에 대해 정치적 의도나 입장이 아닌, 복음적이고 인도주의적인 입장에서 북한동포들을 끌어안고 그들을 도와야 합니다. 두 가지를 말하고 싶은데, 우선 조선그리스도연맹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채널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과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인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미 탈북해 와 있는 동포를 섬기는 일을 잘 해야 합니다.

편집국장 : 인구절벽시대에 교단 차원에서 생각해 봐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교인 감소는 물론이고, 신학교육 문제, 교회 내 재정문제, 젊은층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보장 받지 못한 미래 등 해법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회장 :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 현상은 이미 현실로 나타났고, 교회는 다음세대가 격감하고 있음을 가장 피부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교단의 경우 2016년 말 통계에 의하면 교인수가 5만 8천여 명 줄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위기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통계수치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선물들을 잘 양육해서 한국사회와 미래세대를 책임지자는 뜻에서 출산장려를 교단차원에서도 특별하게 강화할 생각입니다. 1971년 한 해에 102만명이 출생했는데, 지난해인 2016년 통계에 의하면 한달에 3만명, 한 해에 36만명이 출산했다는 통계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와 정부가 저출산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할 것입니다.
저출산은 교회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4, 5년이 한국교회 부흥의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을목회는 단순히 마을주민을 섬기는 차원을 뛰어넘어 마을이 교회가 되고, 마을주민들을 우리교인이라 생각하고 섬기자는 것입니다. 자립대상교회도 단순히 지원의 문제가 아니라 작지만 건강한 교회로, '강소교회'로의 자립대책을 세워가야 할 것입니다. 교단 산하에 2300여 개의 자립대상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들이 마을목회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제대로 실천하려고 한다면 총회가 강력하게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미 교단 안에 교회성장에 대한 여러 가지 방안들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가 교회성장운동지원본부입니다. 내년이면 마지막 회차인 5년차에 접어듭니다. 마을목회에 대한 마지막 비전을 확실히 세워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내년에 6년차에 접어드는 '치유와화해의생명공동체운동10년'은 마을 목회의 기본원리가 됩니다. 교단은 이미 구체적으로 15년 동안 마을 목회의 기초를 닦아온 셈입니다. 

교단 안에는 이미 마을목회를 성공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총회 주제해설집에는 대도시는 대도시 대로, 중소도시는 중소도시 대로, 농어촌은 농어촌 대로 거기에 대한 사례가 집대성 돼 있습니다. 또한 교회문제연구소를 통해 마을목회 교과서도 출간했습니다. 마을목회에 대한 이해, 매뉴얼, 상세한 사례들을 전국교회와 함께 나눴으면 합니다. 전국교회가 총회 주제를 사용해 한 회기 동안 좀더 마을 안으로 깊숙히 들어가 목회를 하게 되길 바랍니다.

편집국장 : 교회 연합사업 또한 안개 속을 걸으며 총체적 위기의 때라고 합니다. 우리 총회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 큽니다.

총회장 : 102회기는 연합사업을 총회가 잘 주도하고 섬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한기총, 한교연, NCCK 등 사분오열 돼 있었는데, 이번에 창립한 한기연은 한교연과 한교총이 통합을 해서 커다란 빅텐트를 친 셈입니다. 과거에는 진보적인 연합기관과 보수적인 연합기관이 갈라져 있었는데, 이번에 창립한 한기연은 우리 교단을 비롯해 기감, 기성, 하나님의교회, 루터교회 등 NCCK의 9개 교단 중 5개 교단이 정식회원으로 들어왔습니다. 

한기총도 협상이 잘 돼 들어온다고 한다면, 한국교회가 그 어느 때보다도 연합사업의 빅텐트를 쳐서 대사회, 대정부 플랫폼 역할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일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연합사업을 이끌어나가려고 합니다.

이번에 NCCK 총무로 본교단 전 사무총장 이홍정 목사를 추천한 상황입니다. 국제적 감각을 갖춘 이홍정 전 사무총장은 NCCK 가맹 타교단과의 관계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인물입니다. 교회협이 과거 민주화투쟁을 하던 투쟁일변도의 방향성을 보다 교회친화적이고 복음적이면서 국제적인 위상과 감각을 세워나가는 데에 적극 협력할 예정입니다.

편집국장 : 굵직한 연합사업 뿐 아니라 찬송가공회, 기독교서회 등에서도 잠재하고 있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젠 교단에서 대안적인 방안을 내야하는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총회장 : 교단이 연합사업을 위해 총대를 보내는데, 정작 대표로 선출된 총대들이 개인의 생각으로 연합사업에 참여하다 보니, 교단 총대수가 많은 데도 불구하고 다른 교단이 오히려 주도하게 됩니다. 그래서 교회연합사업위원회가 총회의 뜻과 반하는 행동을 할 때는 소환하는 법적장치를 담은 규칙을 이번 총회에 내놓았습니다. 이 규칙이 연합사업을 위해 교단의 대표로 선출된 이들이 보다 건강하게 섬기도록 도울 것입니다.

편집국장 : 마지막으로 총회장으로 전국교회와 교인들, 그리고 우리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총회장 : 제102회기 총회 주제를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라고 정한 것은 교회가 세상과 단절된 섬마을이 되선 안되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에 찾아오셔서 독생자를 십자가에 내준 것같이, 이젠 교회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할 시점입니다. 

양적인 성장보다는 건강하고 행복한 마을에서 하나님의 선교를 제대로 이뤄가는 방향으로 목회 트렌드를 바꿔가야 합니다. 대형교회 물량주의 보다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마을을 하나님의 나라로 바꿔가는 데 총회가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삼일운동 당시 인구 1.25% 밖에 안되던 기독교인들이 당시 민족의 희망이 되고, 민족의 빛이 된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개신교가 한국교회에서 가장 큰 종교가 됐다고 하는데, 19.7%에 해당하는 개신교가 그만한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마을 목회의 핵심키워드는 마을을 교회로, 마을주민을 교인으로 섬기자는 것입니다. 우리끼리 교인경쟁을 하지 말고, 80%의 불신자를 섬기고 불신자들을 위한 세상의 빛이 되고 소금이 되어 그들에게 사랑받고, 그들이 좋아하는 교회가 되자는 것입니다.  

마을을 두루 찾아다니며 사역하신 예수님의 목회방식이 곧 마을목회 방식이었습니다. 전국교회가 총회주제를 잘 이해하고 함께 노력해서 교회를 넘어 마을목회 현장으로 가는 전국교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올 한해 총회 주제를 교회 표어로 삼고 마을 목회를 실천하는 교단 산하 전국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집국장 : 긴 시간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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