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고 싶은 지도자

따르고 싶은 지도자

[ 논설위원 칼럼 ]

신정호 목사
2017년 06월 14일(수) 15:23

역사에 빛을 남기고, 후대에 구별된 흔적을 남겨 존경과 우러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 세계적 명문 하버드 대학교 전 총장 Nathan Pusey(나단 푸시)씨가 언급한 대로 우리는 지금 4가지가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1)불러야 할 노래 (2)흔들어야 할 깃발 (3)따를만한 지도자 (4)목숨을 바쳐 지켜야 할 만한 신조가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정작 존경할 만한 지도력이나 생명을 바쳐도 아깝지 않다고 고백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부를만한 노래도, 흔들만한 깃발도 없다.

성공한 사람, 승리한 사람, 부유한 사람,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우러러 따를만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 부처의 장을 선출하는 청문회를 통한 과정에서 드러나듯이, 마치 홍수 속에 마실 물이 귀한 것처럼, 정작 성공한 사람 중에도 존경받고, 신뢰받고, 인정받는 지도자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닮고 싶은 사람, 감동을 주고, 진정으로 따를 만한 지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중국 당나라의 사관이었던 오긍(吳兢)이 쓴 '정관정요'라는 글을 보면 약 1500년 전, 중국에서 태평성대를 누리었던 당 태종의 정치철학은 신하들의 직언과 비판을 과감히 수용하고 치세에 반영했던, 중국이 자랑하는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다. 이 책에 지도자는 첫째, 무엇보다 백성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다.

그는 "군주는 배다.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엎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반대로 배를 뒤집어 엎을 수도 있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백성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군주, 두려워할 줄 아는 지도자가 되라고 요청하고 있다.

둘째, 그는 초심으로 나라를 다스리기를 열망했다. "한 나라를 창업하는 것과 계속 지키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쉽고, 어느 것이 더 어려운가?" 그는 신하들에게 이런 질문을 자주 던졌다. 한 나라를 시작하는 것도 어렵지만, 초심을 가지고 그 나라를 바르게 운영하는 것도 어렵다는 사실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간언을 할 줄 아는 신하를 소중히 여기라고 한다. 군주가 자기의 허물을 알려면 반드시 충직한 신하에 의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이렇게 묻기도 한다. "무엇을 기준으로 현명한 군주라 하고 어리석은 군주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소?" 신하는 대답한다. "군주가 영명한 까닭은 널리 듣기 때문이고, 군주가 어리석은 까닭은 편협하게 어떤 한 부분만을 믿기 때문이다." 이어 태종이 응답한다. "현명한 군주는 항상 자기에게 단점이 있음을 생각해 나날이 좋아지지만, 어리석은 군주는 자기의 단점을 옹호해 영원히 어리석어지오.”

이것이 과거 왕정시대의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오늘날 민주주의 시대의 지도자들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말이라고 여겨진다. 어떤 지도자를 가져야 우리가 복을 받을 수 있을지, 혹은 나 자신이 어떤 지도자가 되어야 이 공동체가 복을 받을지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닌가?

전 세계의 존경을 받았던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은 세계 정상 중 감옥에 가장 오래 있었던 사람이다. 무려 27년간 감옥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가 출옥할 때 사람들은 만델라가 아주 허약한 상태로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나이가 70세가 넘었는데도 그는 아주 건강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

취재를 하러 나온 한 기자가 물었다. "다른 사람들은 5년만 감옥살이를 해도 건강을 잃어서 나오는데, 어떻게 27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고서도 이렇게 건강할 수 있습니까?" 그러자 그가 대답했다. "나는 감옥에서 하나님께 늘 감사했습니다. 하늘을 보고 감사하고, 땅을 보고 감사하고, 물을 마시며 감사하고, 음식을 먹으며 감사하고, 강제노동을 할 때도 감사하고, 늘 감사했기 때문에 건강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 후 만델라는 노벨 평화상을 받았고, 남아공의 대통령에도 당선 되었다. 그리고 그는 자기를 27년 동안이나 감옥에 가두었던 정적들을 보복하지 않았다. 정적들을 용서하고 국민화합을 강조했다. 역사는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인물을 만들고, 인물은 역사를 만든다. 진정 닮고 싶고 따르고 싶은 지도자, 나 자신은 어떤 지도자가 되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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