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를 멈추다?

인쇄를 멈추다?

[ 연지동혜창 ]

안홍철 목사
2017년 05월 16일(화) 15:36

2016년 3월 26일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 1면 헤드라인에는 '인쇄를 멈추다(Stop Press)'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30년 역사의 언론사, 한 때 유가부수 40만부를 기록하며 영국의 메이저 언론으로 자리매김했던 인디펜던트가 발행 중단 사태를 맞은 것입니다. 물론 폐간은 아닙니다. 종이신문 인쇄를 멈춘 것이지요. 발행 중단사태를 맞기 직전, 발행부수는 5만부로 급전직하했다고 합니다. 비록 대한민국의 상황은 아니지만 모바일 혁명에 의해 퇴락하는 종이신문의 한 극단을 보여주는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인디펜던트는 이날 사설을 통해 "잉크는 말랐고 종이는 더이상 접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 막이 끝나면 다른 막이 열린다. 인디펜던트의 정신은 여전히 번영할 것이다"라며, 급변하는 미디어 지형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종이신문 발행은 중단됐지만 모바일 등 디지털 분야를 강화해 인디펜던트의 정신을 이어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것이죠. 종이신문의 발행 중단은 광고비 수입의 엄청난 변화를 의미합니다. 그것은 곧 신문사의 규모에 따라 존폐가 걸린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인디펜던트는 시대변화에 빠르게 부응해 종이신문 발행 중단 이후 디지털이나 모바일 방문자 수가 이전보다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합니다만 아직 자립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입니다.

모바일 미디어에 무릎을 꿇고 올드 미디어로 전락한 것이 어디 종이신문 뿐이겠습니까? 이미 라디오도 뉴스나 연속극을 포기하고 음악전문방송으로 변했고 텔레비전도 포털의 미디어 클립 서비스나 유튜브(You Tube)에 눌려 텔레비전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시대는 이처럼 '모바일 온리'로 가고 있지만 아직 대한민국 언론, 특히 기독교계 종이신문은 독자의 변화를 감지하고 있으나 낡은 관습에 머물러 있습니다. 디지털 퍼스트의 선구자격인 뉴욕타임스(NYT)는 혁신보고서를 내기 전 "사내에서 모든 직원은 온라인 홈페이지 접속을 개인용 컴퓨터(PC)로는 할 수 없다. 오직 모바일로만 접속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실험을 시도합니다. 비록 1주일 간이었지만 이같은 실험이 결국엔 현재 뉴욕타임스의 모바일퍼스트 전략을 세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하철을 타거나 버스 안에서, 심지어 걸어가면서도 사람들은 모바일 폰에 집중합니다. 이제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종이신문 보는 이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PC는 교환주기가 5~6년이지만 모바일 폰의 교환주기는 2~3년으로 그 성능이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고 진화합니다. 이제 PC가 모바일 폰의 성능을 좇아가지 못합니다. 2014년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예견한 모바일 온리 전략은 이제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 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십니다. 시대변화에 따른 시스템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것입니다. 한국기독공보도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펼치되,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른 하나님 나라 확장에 방점을 두고 본연의 사명을 감당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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