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거룩한 교회로

다시 거룩한 교회로

[ 논설위원 칼럼 ]

문정은 목사
2017년 01월 03일(화) 13:47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요리문답 제 1문에 나오는 질문이다. 그리고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하나님을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우리는 고백한다. 창세기 5장 아담의 계보는 에녹에 대해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서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셨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히브리서 11장은 "믿음으로 에녹은 죽음을 보지 않고 들림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데려가셨기 때문에 그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습니다. 들려가기 전에 그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았습니다"(우리말성경) 라고 에녹의 삶을 기술하고 있다.

'하나님이 데려가셨다'는 말의 의미를 우리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짧은 성서의 기술 속에서 확실히 알 수 있는 에녹의 삶은 철저히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삶,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기에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에녹에 대해, 사람들은 에녹이 언제나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사람이었기에, 당연히 '하나님이 데려가셨다'라고 믿고, 이를 증거하게 되었으리라 짐작한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린도전서 10:31)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우리는 우리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 중심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도록 요구받고 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과 공간 속에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삶이 곧 우리의 존재 목적이다.

이것은 곧 거룩한 삶으로 바꾸어 표현할 수 있다. 죄악과 부정으로부터 철저한 분리, 오직 하나님의 소유로서 자신을 구별하여 드리는 변화된 상태를 우리는 '거룩하다' 표현한다. 오스왈드 챔버스는 '거룩과 성화'에서 "거룩한 삶의 놀라운 비밀은 예수님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완전하심이 우리의 죽을 육체 안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내가 죽고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가 내 삶의 모든 영역에서 사시도록 말씀과 기도를 통해 날마다 순종하는 것이다. 곧 성령을 통해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거룩함에 이르는 것이다"라고 그리스도인의 성화된 삶을 설명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리의 삶 속에 주님의 완전하심, 거룩하심을 드러내고 있는가? 우리 교회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의 김진무 감독은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교회가 세상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데 지금은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딜레마를 겪고 있다"고 말하며, 한국 기독교인들의 반성적인 성찰을 촉구했다. 한국교회는 고난과 고통의 역사 속에서 성숙해지고 성장하였다.

1860~70년대 조상숭배의 거부로 가톨릭 신자 수천명이 목숨을 잃는 박해를 받았고, 일본의 강점기에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항일 운동의 중심에 있었고, 1970~80년대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서 한국 교회는 참 교회로서의 책임과 선지자적 행동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역사 속에서 한국교회는 세계 선교 역사에 유례없는 성장을 이뤄냈다. 교회가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섬김의 모습을 보일 때 교회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그리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거룩한' 교회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요즈음 한국 교회는 온갖 부도덕과 범죄, 비윤리적 삶으로 그 생명력을 잃어버렸다. 교회가 세상에서 부끄러움과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스데반의 순교 이후 박해를 피해 많은 유대 출신 교인들이 안디옥으로 모여들었고, 이들을 중심으로 유대인들과 헬라인들에게 복음이 전파되었다. 안디옥은 이방 선교에 헌신한 교회로 기록되었고, 안디옥에서 제자들은 처음으로 '그리스도의 사람'이라고 불리게 되었다.(사도행전 11장 26) 세상의 속되고 부패한 행실이 아니라, 착하고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참된 주님의 제자의 삶으로서 복음을 전할 때, 비로소 제자들은 사람들에게서 '참 그리스도인'이라는 인정을 받게 되었다.
한국 교회가 다시 그 생명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 반성과 회개, 개혁이 수반되어야 한다.

심령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온유한 자,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긍휼히 여기는 자, 마음이 청결한 자, 화평하게 하는 자,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자의 모습이 우리 교회의 삶속에 나타낼 때, 비로소 세상은 우리를 '거룩하다'고 인정해 줄 것이다. '다시 거룩한 교회로!'의 회복은 단지 우리의 표어 제창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그것은 그저 시끄럽게 소리내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와 같을 뿐이다. 예수님의 공생애 처음 시작에서 그가 외치신 말씀은 오늘 우리 심령에 다시 큰 울림으로 다가와야 한다.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마가복음 1장 1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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