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동혜창/내 것, 남의 것, 우리 것

연지동혜창/내 것, 남의 것, 우리 것

[ 연지동혜창 ]

안홍철 상임위원
2016년 12월 14일(수) 10:03

"내 것을 내가 쓴다고 하지 말라. 남의 것을 쓰고 있는 것이다. 태양이나 공기, 땅과 그 밖의 모든 것이 그렇듯이 세상의 모든 재화가 나와 남들의 공동 소유이다. 그러므로 나누어 쓰지 않는 재물은 일종의 횡령이다."

4세기의 대표적 그리스 교부이자 37대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인 요하네스 크리소스토무스(Johannes Chrisostomus)의 유명한 어록입니다. 청빈하고 검소한 삶을 살았던 교부로서 그는 하나님께서 주신 천하만물은 '내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우리의 것'임을 강조했고, 그것을 독점하는 순간 정의가 깨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그의 본명은 '요하네스'입니다. 설교가 명쾌하고 호소력 있어 '황금의 입'이란 뜻의 '크리소스토무스'로 불렸습니다.

2016년 세모, 대한민국은 정말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돼 대통령이 공공의 적이 되어 버린 현실, 난국입니다. 국민들의 촛불 시위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결국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으며 '광화문의 촛불'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했습니다.

최근 기업을 경영하는 한 장로님과 대화 중에 "이번 사태는 공직자를 비롯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내 것과 남의 것, 우리 것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그 미묘한 차이를 정확하게 깨닫기는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크리소스토무스가 지적한 '세상의 모든 재화가 나와 남들의 공동소유'라는 말처럼 그 구분이 심오합니다.

사실, 내 것만이 내 것입니다. 남의 것은 내 것이 아닙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인데 사람에게 '욕심'이 들면 이 분별력이 사라지고 '네 것도 내 것인냥' 착각합니다. 욕심을 버릴 때 내가 남의 것을 넘보지 않게 됩니다.

우리아의 아내와 간음한 다윗에게 하나님은 선지자를 통하여 책망하십니다. "어찌하여 네가 여호와의 말씀을 업신여기고 나 보기에 악을 행하였느냐." 남의 아내를 부당하게 취한 것에 대해 나단은 '하나님을 업신여겼다'고 지적합니다.

남의 것을 탐내지 않는 방법은 거꾸로 이웃에게 자기 소유를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네가 이 세대에서 부한 자들을 명하여 마음을 높이지 말고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두며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 이것이 장래에 자기를 위하여 좋은 터를 쌓아 참된 생명을 취하는 것이니라"(딤 전 6:17-19). 욕심은 베풀 때 비로소 사라집니다.

그리스도인은 물질과 권력보다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을 사랑하고 청지기적 삶을 살아야 합니다. 민족의 자존과 독립을 사랑하는 애국자는 자신의 안락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며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날마다 나아가는 사람은 그보다 저열한 것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시면서 세상의 죄를 짊어지기 위하여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낮고 비천한 땅에 오셨습니다. 모든 빛 중의 빛이며 길과 진리와 생명이신 주 예수여, 이 혼탁한 땅에 속히 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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