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적 선교 신학을 모색할 때

대안적 선교 신학을 모색할 때

[ 논설위원 칼럼 ]

안승오 교수
2016년 11월 29일(화) 14:38

기독교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서구 유럽 교회들의 심각한 퇴락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제는 세계 선교의 새로운 주자로 떠오른 한국 교회마저 심각한 약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예장 총회의 경우만 보아도 2015년 한 해에만 2만여 명이 감소하였는데, 2만 명이면 100명 교회 200개가 사라진 것과 같은 수치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선교의 방향에 대하여 심각하게 반성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선교란 교회가 세상을 향하여 나아갈 때에 가장 선두에서 행해지는 활동으로 선교 신학은 교회의 진행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신학 작업이다.

똑같은 고속도로 입구로 들어섰지만 방향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서울로 갈 수도 있고 부산으로 갈 수도 있듯이 교회의 선교방향을 어디로 정하느냐에 따라서 교회의 미래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나타난 선교의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복음화를 최우선순위에 둔 전통적인 복음주의 선교신학, 둘째는 인간화나 샬롬 등을 선교의 목표로 강조하면서 나타난 에큐메니칼 선교신학, 셋째는 위의 두 방향이 모두 중요하다고 여기면서 균형을 강조한 통전적 선교신학이 있는데, 김명용 전 총장은 이 신학을 '복음적이고 에큐메니칼적인 신학 전통'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현재는 복음주의 진영이나 에큐메니칼 진영이나 모두 통전적 선교신학을 가장 바람직한 선교신학으로 수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과 같은 통전적 선교신학은 이론적으로는 상당한 설득력이 있고 나름대로 균형감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강점을 지니지만 위기에 처한 기독교를 위한 선교신학이 되기에는 심각한 한계점 또한 지니고 있다.

통전적 선교신학은 우선순위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다 하려 함으로써 효율성이 떨어지고 복음화에 주어진 우선순위가 약화되어 전도와 교회가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이형기 교수도 "…1975년의 나이로비 WCC는 통전적 선교 (Holistic Mission)를 지향했다. 그러나 역시 19세기의 복음주의적 선교적 열의로부터는 멀어져만 갔다"라고 기술한 바 있다. 즉 통전적 선교신학은 기독교의 복음 약화와 그로 인한 교회의 쇠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통전적 선교를 넘어서는 대안적 선교신학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대안적 선교신학은 선교의 개념과 목표를 분명하고 실현 가능한 것으로 설정해야 한다. 개념과 목표 자체가 흐릿하거나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이상적이면 결코 선교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아울러 선교의 수행 방식은 높은 윤리적 수준을 지녀야 하지만 윤리적 목표를 선교의 목표와 혼합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통전적 선교는 선교의 개념과 윤리를 섞어서 무엇이 선교고 무엇이 윤리인지를 혼동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대안적 선교 신학은 다양한 것을 고려하면서도 분명하고 명확한 우선순위를 정하는 신학이다.

복잡할수록 명확한 우선순위를 정해야 인력과 재력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안적 선교신학은 복음화나 인간화를 넘어서 하나님께 영광 돌려드리는 것을 최종적인 목적으로 삼는 선교신학이다. 선교의 최종 목적은 교회확장도 아니고 복지사회 건설도 아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선교의 최종 목적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