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 시즌 도래, 선교에 대한 전문가들의 충고

단기선교 시즌 도래, 선교에 대한 전문가들의 충고

[ 선교 ] "뻔한 단기선교 그만, 창의적 방법 고민해야"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07월 12일(화) 10:55

단기선교 시즌이 다가왔다.


해마다 여름 방학철이 되면 인천공항에는 해외로 나가는 인파로 북적되는데 공항을 메우는 여행객 중에는 옹기종기 모여 기도하고, 여기 저기 "권사님", "집사님"을 부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단기선교를 떠나는 교인들이 많다. 한국교회의 선교 열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장소를 가리지 않는 IS의 테러 영향으로 올해의 단기선교는 어느 정도 움츠러들겠지만 올 여름에도 10만 명 이상의 교인들이 단기선교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선교현장에서는 단기선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지만 선교적 열매는 맺기 어렵고, 때로는 부적절한 행동으로 부작용까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기선교는 선교의 효율을 위해 자제해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선교 전문가들은 단기선교는 그 효율성과 관계 없이 시간적으로 제약이 있는 교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선교 방법이고, 그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단기선교의 전략과 내용을 제대로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선교 교육 및 훈련, 네트워크 전문기관인 미션파트너스(대표:한철호)에서 선교 전문가들이 모여 기자들을 대상으로 단기선교에 관한 이슈를 공유하며 의견을 나눴다.

# 1년 단기선교 인구 10만명 넘어

미션파트너스의 '21세기형 단기선교위원회' 위원장 한윤호 목사(선한목자교회 선교담당)는 "1년에 단기선교를 떠나는 교인의 숫자가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의 선교사역에서 가장 많은 금액이 사용되는 것이 단기선교 비용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목사는 "효율성의 측면에서 단기선교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 수 있지만 거스를 수 없는 선교계의 대세"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단기선교에 대한 전략과 내용을 제대로 안내하는 것이 선교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한 목사는 "단기선교를 떠날 때는 반드시 현장 선교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현장 중심의 선교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기선교를 오는 교회에서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짜오면 현장과 맞지 않아 오히려 파행적 선교 결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그는 "단기선교 수혜자에 따라 선교 방식을 정할 필요도 있다"고 말한다. 선교지의 필요를 채울 것인가 교회의 필요를 채울 것인가 미리 콘셉트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창의적인 단기선교 모델을 개발해보라"고 권한다. 태권도 시범, 부채춤, 풍선 아트에 머물지 말고 보다 창의적인 방법을 고민해보는 것이다.
 
GMS 전 사무총장 강대흥 선교사(태국)는 "선교사들로부터 한국에서 단기선교팀이 많이 오는 것 같은데 그 사람들 뭐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소리를 듣는다. 많은 역량과 재정이 들어가는데 그 효과는 미비하다는 비판이다"며 "각 교회는 선교를 떠나기 전 그 지역에 대한 공부와 선교사와의 의견교환은 필수"라고 말했다.

# 현지의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라

차요셉 선교사(높은뜻정의교회)는 "우리보다 선교현장의 사람들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의 물질을 나누는 식의 선교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선교보다는 관광의 목적으로 오는 경우, 복음보다는 한국문화만 자랑하는 경우, 현장에서의 감동 때문에 순간적 약속을 남발하고 이행하지 않는 경우, 물질 자랑만으로 현장에 상처를 주는 경우 등 현장에 상처만 주는 경우가 흔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차 선교사는 "사역보다는 영혼에 대한 관심으로 준비해야 하는데 짧은 기간으로 인해 현지 사람과 접촉하기 보다는 준비한 일을 마치고 오는 것에 집중하는 팀이 많다"며 "예를 들어 몽골 단기선교를 많이 가는데 다녀온 후 한국에 사는 몽골인 노동자들에게는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영혼을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션파트너스 대표 한철호 선교사도 이러한 점에 동의한다. "일주일에 1인당 100만원 이상을 사용하면서 선교하는 것은 아시아에서는 한국 뿐"이라며 "이러한 선교적 역량의 낭비를 그냥 이대로는 둘 수 없다. 창의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예레미야 선교사(C국)는 창의적 단기선교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단기선교는 고비용 저효율, 일회성이라는 약점을 갖고 있기에 창의적인 선교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방법의 선교를 통해 효과적이고, 참여한 이들에게도 많은 배움이 있는 선교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한윤호 목사는 "전통적 선교는 내리막길을 갈 것으로 전망하는데 단기선교가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콘트롤은 어렵지만 가이드는 제시할 수 있다. 전통적 선교의 관점에서 단기선교를 보면 단점은 수도 없이 많지만 긍정적 시각에서 접근하면 활용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미션파트너스에서는 지난 2011년 단기선교 표준지침서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21C단기선교위원회를 조직했다. 이 위원회는 해설서를 만들고 세미나와 포럼 진행, 올해 2월달에 현장에 가서 현장의 선교사의 목소리를 듣고 방향성을 논의하자는 의미로 아시아포럼을 방콕에서 진행했다. 단기선교위원회에는 선교사, 목사, 언론 관계자 등이 포함되어 있다.
 

#황예레미야 선교사(C국)가 제안하는 창의적 단기선교 TIP

1. 공정여행 : 공정여행이 선교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선교에 접목을 할 수는 있다. 단기선교는 선교이기도 하지만 여행이기도 하다. 짧은 기간 동안 대단한 이벤트 보다는 현장의 현지인들을 만나고 신뢰를 증진시키고, 상호 대화를 통해 우정을 맺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성지순례도 마찬가지다. 2000년전의 예수님의 흔적만 찾는데 가장 심한 분리의 지역인데 현장에 살고 있는 그들과의 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커피농장에 가서 땀을 흘리며 그들의 고충을 듣는다면 커피 한잔을 마시는 의미가 달라질 것이다.
 
2. 선교지에 대한 공부 : 선교를 하려면 복음을 잘 알아야 하지만 현장도 잘 알아야 한다. 정치 문화 환경 역사 등을 알아야 한다. 특히 역사를 보면 그들의 아픔을 알 수 있다. 역사를 모르면 그들을 더 깊이 품을 수 없다. 맨 처음 갈 때는 배운다는 생각으로 가서 그들의 역사를 공부하고 현장에 가서 그들을 인터뷰 해보자. 하나님 나라의 창조질서가 가장 훼손된 곳에 가서 하나님의 통증을 경험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모르고 가면 현장에서 사진 찍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아픔에 참여하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자. 그리고 우리의 상처에 대해서도 나누자.
 
3. 전문성을 살리는 선교 : 교인들은 열심히 기도하고 교인들의 헌금을 받아 특정 사역자들이 선교 심부름을 하고 오는 이들이 있다. 21세기는 학생, 주부, 직장인들이 나름대로 자기 분야에서 달란트와 전문성이 있다. 창의적 선교사역 진행을 위해 이런 전문성을 갖고 있는 성도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돈만 대기 보다는 이들이 현장에서 달란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회가 독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건축, 상하수도, 도배, 미용, 아동교육, 애니메이션, 고장난 가전제품 수리 등 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많다. 짧은 기간이지만 현장의 필요를 잘 파악해서 의미 있게 땀을 흘릴 수 있도록 하자. 음식 잘 만드는 주부들도 나름대로 할 일이 있다.
 
4. 연대ㆍ혹은 캠프 : 선교 갈 지역이 같으면 두 교회가 연대해서 같이 가는 방법도 좋다. 그리고 현장에서 여러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배울 수 있는 캠프를 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개척자들의 경우 분쟁의 현장에서 피스캠프를 연다. 그러면, 독일, 미국 등 세계 여러나라의 청년들이 모여 몇박 며칠씩 공동생활을 한다.
 
5. 국내 외국인 선교 : 이미 국내에 타문화권 사람들이 많다. 국내에 외국인 노동자들의 수가 180만 명에 이르고, 외국인 유학생들이 9만명이다. 교회와 성도들이 그들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주어야 한다. 창의적 선교를 열어갈 정말 중요한 전략이다. 외국인 40%가 한국에 와서 반한 감정을 갖게 됐다는 보고가 있다. 이들이 돌아가고 나서 한국의 선교사들이 활동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 된다. 한국교회의 정서가 특히 무슬림에 대해 너무 적대적이다. 무슬림들이 한국에 왔을 때 교회가 더 친절하게 해야 그들의 나라에서도 선교의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6. NGO와 협력선교 : 이미 많은 전문적 NGO가 글로벌한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 분들과도 교회가 선교협약을 맺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외에도 교회중심의 선교에서 마을 중심의 선교, 선교사 중심의 선교보다는 현지 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선교를 계획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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