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

[ 논설위원 칼럼 ]

신정호 목사
2016년 05월 03일(화) 14:27

땅에서 크고 힘이 센 동물은 코끼리다. 이 코끼리는 어릴 때 잡혀와 작은 말뚝에 묶였고 빠져 나오려고 애를 썼지만 힘이 부족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코끼리는 현재가 편안했다. 이제 작은 힘으로도 뽑을 수 있는 말뚝을 어릴 때부터 가진 '뽑지 못 한다'는 생각에 포기하고 사는 것이다.

고정관념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이처럼 피할 수 없거나 극복할 수 없는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자신의 능력으로 피할 수 있거나 극복할 수 있는데도 스스로 자포자기하는 것을 학습된 무력감이라고 한다.

하루종일 토끼 사냥을 하던 사냥꾼이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빈손으로 산을 내려 왔다. "왜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까?" "말도 마십시오. 토끼란 놈은 귀가 얼마나 예민한지 가랑잎 소리만 나면 벌써 도망을 갑니다. 촉각은 얼마나 발달 되었는지 작은 발자국 진동에도 적을 알아차립니다.

그 뿐 아니라 토끼는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가 길어 언덕을 오르는데 명수입니다. 도무지 따라 갈 수가 없습니다." 이에 마을의 현자가 말하기를 "당신은 토끼를 잡을 수 없는 구실과 논리, 철학이 너무 분명합니다. 그러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논리와 신념은 전혀 없군요. 당신이 토끼를 잡기 전에 당신의 논리와 핑계를 버리고 새로운 신념과 철학을 가지십시오"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요즘 다들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어렵다는 말보다는 가능성을 바라봐야 한다. 언제 어렵지 않은 날이 있었는가? 어느 때나 늘 어려운 것이 세상살이다. 소설가 공지영 씨가 쓴 '수도원 기행'이라는 책을 보면, 그녀는 소설가만 되면 행복할 줄 알았다. 좋은 소설을 써서 유명해지고 생활비를 다 쓰고서도 통장에 잔고가 100만원 이상 남아있으면 행복할 줄 알았다.

실제로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됐고, 많은 사람들이 읽자 자고나면 그녀의 통장으로 수천만 원의 인세가 들어왔다. 그렇게 사람이 그리웠던 그녀에게, 눈만뜨면 만나자고 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그런데 그녀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녀는 30대 중반이 넘어서야 행복이라는 것이 소유물에서 오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는 "이런 쉬운 깨달음을 하나 얻기 위해서 청춘과 상처를 지불해야 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인생에는 오르막길이 있고 내리막길도 있다. 오르막길은 기회를 얻어서 승리와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길을 말하고, 내리막길은 위기를 맞아 패배와 실패로 치닫는 길을 말한다. 그래서 인생을 잘 완주하려면 오르막길도 내리막길도 잘 걸어야 한다.

어느 날 당나귀가 마른 우물에 빠졌다. 당나귀를 꺼낼 방법이 없었다. 당나귀 주인은 고민했다. 사실 당나귀는 이미 늙어 쓸모가 없어졌고 어차피 우물도 말라서 덮어버려야 했다. 답은 간단했다. 당나귀를 그대로 둔 채 우물을 흙으로 덮는 것이다. 당나귀 주인은 동네 사람들을 불러 우물에 흙을 덮어 메우기 시작했다.

한참 흙을 퍼서 우물을 메우다 안을 들여다보니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당나귀는 흙이 쏟아지면 몸에서 그 흙을 털어내고는 발로 그 흙을 다져서 밟고 그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또 흙이 쏟아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당나귀는 그 우물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당나귀는 우물에 빠져 생매장 될 위기를 맞았지만 슬기롭게 그 위기를 잘 극복했던 것이다.

우리는 고난이 닥치면 남의 탓, 환경 탓, 부모 탓으로 돌린다. 분노하고 저주한다. 이런 마음 속에는 또 '만약에'라는 헛된 생각이 든다. '만약에' 내가 좋은 부모, 좋은 환경을 만났더라면…. 그러나 이제는 '어떻게'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이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일까? 위대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고난과 아픔과 실패 속에서도 '만약에'를 지우고 '어떻게'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가? 그것이 지금의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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