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다 아십니다"

"하나님은 다 아십니다"

[ 논설위원 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6년 04월 19일(화) 16:30

"목사님, 무단횡단하지 마세요."

정답을 아는 것도 어렵지만 정답대로 사는 일은 더 어렵다. 무엇보다 지도자로 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높은 도덕성과 검소하고 근면한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 그리고 이중성을 보여선 안 된다. 말과 행동이 다르면 지도자의 권위는 바로 실추된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우리 교회에 들어올 때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은 반드시 유턴(U-turn)해서 들어와야 된다. 그런데 급한 나머지 바로 좌회전으로 꺽어 들어오다 사고가 많이 난다. 그래서 광고시간에 교통법규를 잘 지키라고 말한다. 법규를 잘 지켜 사고를 방지하고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 달라고 수차례 얘기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구역장 한 분이 전화를 걸어왔다. "목사님, 죄송한데 혹시 무단횡단 하신 적이 있나요?" "왜 그러시죠?" "다름 아니라 저희 구역에 새 가족이 한 분 계신데, 목사님이 교회 앞에서 무단횡단 하신 걸 본 모양 이예요. 제게 하는 말이 교통법규를 잘 지키라고 말씀하신 목사님이 왜 정작 자신은 법규를 지키지 않느냐고 물어옵니다."

우리교회 앞 횡단보도는 양 쪽이 다 동선이 길다. 그래서 교회 앞 식당에 갈 때, 슬슬 주변을 살피며 몇 번 무단횡단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것을 새 신자가 보았고 구역장을 통해 신고(?)가 들어온 것이다. 대략난감이다. 그래서 바로 궁색하게 튀어 나온 말이 "말은 배우고 행동은 배우지 말라 하세요"라고 농담 비슷하게 상황을 모면하고 나니 내 모습이 참 우습게 보였다.

문제는 모든 것이 다 보인다는 것이다. 모두 알고 있다. 그래서 지도자의 행동반경은 좁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어떤 일이든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이웃교회 장로님 한 분이 내게 물었다. "목사님, 설교 몇 년 하셨습니까?" "아, 네. 한 35년 했습니다." 대답을 했더니 다시 말하길 "저는요. 설교 듣기를 50년 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얼굴에 홍조를 띠며 약간 흥분한 듯 계속 말을 이어갔다.

"전 어떤 목사님이든 설교를 들으면 모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을 얼마나 읽고, 기도를 얼마나 하며 주석은 어떤 책을 참고했고 어떤 서적을 읽고 있는지 다 알 수 있습니다.”

다 안다는 것이다. 세상에 설교를 50년 들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리고 덧붙여 말하길 지금 담임목사님 설교듣기가 힘들다는 생각도 토로했다. '설교준비 하기가 고역이라고 생각했는데, 설교 듣는 일이 오히려 정말 어려울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됐다.

그렇다. 모든 것을 아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모든 육체가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보리라'(눅3:6)고 했다.

함께 사는 아내가 내가 구원 받은 사람인지 안다. 내 교회 교인이 나를 알고, 내가 사는 동네 주민들이 나를 안다. 어차피 누구도 속이며 살 수 없다. 정직이 최선이다. 성실한 신뢰의 탑을 정성껏 쌓아가야 된다. 더욱이 하나님은 만홀히 여김을 받지 않으신다. 무엇보다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 앞에서는,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