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디지만 가장 빠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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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 칼럼 ]

강무순 목사
2016년 02월 17일(수) 10:42

정부의 2015인구주택조사 후 교회의 미래학자 및 사회학자들은 "3대 종교 중 개신교만 유일하게 성장률과 성도수가 모두 감소한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바라보며 절망적인 소식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본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 속에서 교인 감소를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총 인구대비 성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그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할 수치는 젊은이들의 수치요, 어린이들의 수치이다.

교회학교가 없어지는 교회가 많다는 것은 교인 감소보다 더 큰 문제이다. 교회의 본질적인 문제는 인구가 줄어서 성도수가 주는 것이라기보다는 교회의 미래와 직결되어 있는 교회 안의 다음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그러기에 교회학교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교회 전체가 교육공동체가 되어 다음세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다음 세대에 집중해서 전도하고 철저히 훈련시켜 글로벌리더로 길러내야 한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들이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치는 한 교회의 미래는 어두울 뿐이다. 한국교회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교회학교를 살려내는 일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 핵심에 교사가 있다. 어떤 교사가 반을 담당하느냐에 교회학교와 반의 성패가 달려있다.

그동안 현장체험을 통해 잘 훈련된 교사가 교회학교를 살려내는 것을 보아왔다. 하지만 많은 교회가 지속적인 교사훈련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으며, 있다고 해도 지방이나 작은 교회는 그 일을 뒷받침할 재정과 그들을 훈련시킬 전문 인력이 부족한 것을 보아왔다. 그러다보니 성경학교나 수련회 등을 자체적으로 치러내지 못하고 타 기관에 의뢰하여 교육하다보니 도움을 받는 일은 좋은 일이나 해가 갈수록 교사의 자생력을 잃게 하고 교회학교를 이끌어 갈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교사교육은 몇몇 큰 교회를 제외하고는 개교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노회에서 실시하는 교사교육도 갈수록 참여도가 적어지고 총회의 모으는 정책도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보게 된다. 이제 총회는 찾아가는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전체 교회를 살리기 위해 큰 교회들과 협력하여 재정의 후원과 전문인력 뱅크를 만들어 개 교회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본다.

미래학자 최윤식 교수가 "2006년 이후 한국교회는 바뀐 것이 없다. 위기감은 높아졌는데, 행동으로 옮길 정도로 위기의식을 갖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자기 교회는 큰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듯이 개 교회 지도자들은 교회의 위기를 인식하는데서 벗어나 공생을 위해 교회의 연합정신을 회복하여 다음세대를 살려내야 한다.

"조선의 마음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해야 할 일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 순종하겠습니다. 겸손하게 순종할 때 주께서 일을 시작하시고, 그 하시는 일을 우리들의 영적인 눈으로 볼 수 있는 날이 있을 줄 믿나이다." 척박한 이 땅에서 이런 믿음의 기도를 드리며 복음의 씨를 뿌리던 언더우드처럼, '프로방스 황무지에 나무를 심는 노인처럼' 더딘 일을 시작할 때 10년, 20년 후 그 숲 속에서 춤을 추며 그리스도의 계절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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