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인가 '명성'인가?

'사명'인가 '명성'인가?

[ 논설위원 칼럼 ]

이창연 장로
2015년 11월 17일(화) 16:37

프랑스 신문에 이런 기사가 났다. 그 신문은 무신론을 주장해오며 한 세기를 풍미하며 수많은 작품과 철학, 사상을 남긴 장 폴 샤르트르(Jeon Paul Sartre)의 말로가 그렇게 비참했던 것은 그에게는 돌아갈 고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것은 곧 믿음이 없었기 때문에 돌아갈 본향이 없다는 뜻이다. 사르트르와 같은 시기에 살았던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는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에 언제나 평온하며 여유롭고 죽음이 두렵지 않은 듯 살았다는 기사였다.

그는 세계대전 중 나치에 항거하다 체포되어 프로센부르크 수용소에서 처형을 당했으나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수용소의 군의관이었던 베스게(Baethge)의 1945년 4월 9일자 일기를 어느 책에서 보니 "많은 독일의 장성들이 처형을 당하고 있다. 오늘은 새벽 5~6시에 카나리 제독과 오스트 장군을 포함한 많은 사람을 처형하였다.

그들 중 내 영혼을 사로잡은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본회퍼 목사였다. 나는 그가 처형장으로 끌려가기 전에 오랫동안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교수대에 올라가서도 기도를 했다. 그는 아주 평화로워 보였고 얼굴에는 평안과 기쁨이 넘쳐흘렀다. 오랫동안 사형수를 지켜본 나에게 그런 죽음은 처음이었다."고 씌어졌다.

샤르트르와 본회퍼의 차이는 무엇인가? 프랑스 신문의 기사처럼 돌아갈 고향이 없는 사람과 돌아갈 고향이 있는 사람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돌아갈 고향이 준비되어 있는가? 인도의 성자 간디는 이런 말을 했다.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일을 하는 사람과 명성이 필요한 사람이다. 첫 그룹에 속하도록 하라." 명성을 얻기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은 실제로 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자신이 중심에 서기위해 일을 이용할 뿐이다. 자신을 위한 일은 축복이 아니고 단지 목적을 향한 수단일 뿐이다. 그들에게 일은 오직 자신의 명성과 이기심만을 위한 것이다. 사람에겐 일은 힘겹고 때론 삶의 비애를 느끼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일은 하찮아 보여 좀 더 중요하고 멋진 일들을 하고 싶어 한다. 박정희 정권 때와 5, 6공 시절 유치장 한두 번 갔다 오거나, 직장에서 해고 되었다고 민주화투쟁 저 혼자 다 한 듯이 목소리 높이던 이른바 민주투사들이 금방 체제내로 투항한 것도 모자라 김대중 정권 이후에는 보상 챙겨먹기에 바쁜, 정신이 나간 세상이 되고 말았다.

어떤 이는 대통령이나 정권실세들 곁에 바짝 붙어 다니며 텔레비전에 얼굴 내미는 추태도 서슴치 않았다. 그러나 바보처럼 지금도 보상 같은 것 근처에도 안가는 사람도 있다. 필자도 어려운 일 당했어도 그런 보상 챙기는 데는 나서질 않았다. 가끔은 사회에서나 교회, 교계에서 잘났다고 대중 앞에 나서는 사람이 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너 그렇게 잘났니?"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믿는 사람들은 주님 때문에 참을 때가 많다. 눈에 거슬리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예수님을 알고부터 사랑과 포용, 겸손이 우리 몸에 배어 있기에 늘 참게 되는 것이다. 자리나 돈 때문에 싸우는 모습은 하나님이 보실 때 사소한 일로 목숨 거는 꼴이다. 필자도 지금까지 명성을 얻기 위해 일하거나 자리를 탐하여 일 한 적은 없다. 일하다보니까 맡게 된 일이 많아진 것뿐이다. 그것도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가 싶다.

필자는 하나님 일하면서도 한번도 자신을 내세우기 위해 인맥을 팔거나 잘나가는 친구를 판적도 없다. 큰 교회라고 자랑해 본 적도 없다. 물론 안 밝힐 이유도 없지만 될 수 있으면 조용하게 지내기 위해서다. 사실 한편으로 부담을 덜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도움을 요청해 올 때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애로사항이 많다. 생각 같아선 돕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입장일 때 마음이 아프다. 두 종류의 사람 중 나는 어느 쪽인가 성찰해 보자. 이 세상 명예나 부(富)는 다 헛된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 먼 훗날 돌아갈 본향, 하나님 나라에서 만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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