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교회, 사랑의 공동체인가?

우리의 교회, 사랑의 공동체인가?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유갑준 목사
2015년 10월 05일(월) 18:30

미치 앨봄이 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이 있다. 저자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 월섬에 있는 브랜다이스 대학을 1979년에 졸업한 사람으로서 과거 대학을 다닐 때 모리 슈워츠라고 하는 사회학 교수를 존경했다. 졸업할 때 미치는 모리 교수에게 가죽 가방을 선물하면서 앞으로 자주 찾아뵙겠다고 했는데 바쁘게 살다보니 16년이 훌쩍 지나갔다.

1995년 3월 미치는 우연히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ABC TV의 테드 코펠이 진행하는 '나이트 라인'이라는 토크쇼에서 모리 교수를 보게 되었는데 자기 은사인 모리 교수가 루게릭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미치는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매주 화요일마다 시간을 정해놓고 모리 교수를 찾아갔다. 그래서 외로운 시간에 벗이 되어 주었고, 이야기도 들어주었는데 교수님과 화요일마다 14번 만나면서 있었던 일을 정리해서 쓴 책이 바로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라는 책이다.

사랑하는 제자가 찾아올 때마다 모리 교수는 지금까지 자기가 연구했던 것들을 진솔하게 이야기했고, 제자는 그 내용을 적고, 주제별로 분류하고, 녹음까지 했다. 미치가 열두 번째 방문했을 때 미치는 교수님의 발가락을 마사지 해주었는데 교수님은 너무나 행복해하면서 자네가 내 아들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열네 번째 교수님을 찾아왔을 때 교수는 제자가 너무나 고마워서 자네는 내 사랑하는 친구라고 했다. 자네는 착한 영혼을 가졌네. 나는 자네를 사랑하네, 그리고 헤어졌는데, 모리 교수는 4일 후에 세상을 떠났다.

미치 앨봄은 모리 교수와 14번 만나면서 삶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래서 그는 지금 여러 자선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모리 교수에게서 받은 사랑을 나눠주는 삶을 살고 있고 집필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묻고 싶다. 오늘 우리의 교회는 교회 구성원들 사이에 이런 사랑을 과연 나누고 있는가? 우리의 교회는 진정 사랑의 공동체인가? 우리의 교회는 세상 사람들에게 교회가 이뤄야 할 의와 평강과 희락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서 각종 분쟁과 송사로 인해서 엄청난 갈등을 빚고 있고, 실로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을 부담함으로써 사회 통합의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주님께서는 분명 믿는 우리들에게 화목의 사명을 맡겨주셨는데 왜 교회마다 우리 주님의 뜻과는 다르게 분파를 만들고 분쟁을 계속하는가? 교회문제를 서로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왜 세상 법정으로 끌고 가서 온갖 추태를 보이고 있는가?

이제 본교단 100회기 총회가 출범하면서 내건 '주님,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 표어를 상기하면서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먼저 우리들은 교회 내에서 화목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말하기를 "보통 사람들의 최대 결점은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만 옳다고 생각하는 독선과 교만은 결국 모든 인간관계를 깨고 모든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

나무가 아무리 크더라도 한 그루만으로 온 천지를 뒤덮을 수는 없다. 아무리 빼어나게 멋진 나뭇가지라도 그것 하나만으로는 봄이 왔음을 알 수 없다. 온갖 꽃들이 만발해야 완연한 봄기운을 느끼듯 우리 모두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고 협력해서 교회를 사랑의 공동체로 만들어서 세상을 섬겨야 할 것이다.

유갑준 목사 / 송정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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