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의 길을 가십시오!

당신만의 길을 가십시오!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이상학 목사
2015년 09월 07일(월) 16:55

한 유대 랍비에게 젊은이가 찾아와 물었다. "랍비여! 어떻게 하면 제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큰 지도자요 신앙인이었던 모세같이 될 수 있습니까?" 이 랍비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자네는 왜 자기 자신이 되려 하지 않고 또 다른 모세가 되려고 하는가? 하나님은 후에 자네에게 '왜 너는 모세 같은 사람이 되지 못했느냐?'라고 묻는 게 아니라 '너는 왜 너답게 살지 못했느냐?'라고 물을 것이네." 참으로 맞는 말이다.

하나님이 사람을 이 땅에 보내실 때는 보내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그만이 가진 독특한 생의 의미와 목적을 주신다. 이 유일한 삶은 다른 누구와도 같을 수가 없고, 그렇기에 다른 어떤 사람도 복사할 수가 없는 그 사람 자신만의 것이다. 지구상에 45억 인구가 있으나 창조주 하나님은 이 중 단 한 사람도 같은 사람으로 만들어 놓지 않으셨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자주 자신의 삶을 빚어가기 보다는 어떤 사람이 살아가는 고상해 보이는 삶에 자기를 맞추거나 그 삶을 아무 생각 없이 모방하려고 한다. 그래서, 세상 사람에게 보이고 싶은 얼굴이 되기 위해 자신의 얼굴을 가려 가면을 쓰고,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체 자신의 춤이 아닌 남이 원하는 춤을 춘다.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 사상, 하나님과의 만남의 기억, 자신만의 사명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많은 사람 중의 또 한 사람으로 살아간다.

필자는 청소년 시절에 위인전을 많이 읽도록 교육을 받곤 했다. 위인들의 삶에서 배우고 익혀 그 삶을 자기 것으로 가져가는 꿈을 꾸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었을 것이다. 나 또한 이를 마다하지 않고 위인들의 삶을 항상 내 것으로 만들려는 크고 작은 몸부림을 했었다. 그러나, 그 때마다 나는 무참히 무너져 버리곤 했었다. 위인들의 삶을 통해 가진 기준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그것에 따르지 못하는 내 자신을 반복해서 목격해야 하는 좌절감 또한 컸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삶에서 자극을 받을 수는 있다. 또, 다른 사람의 길에서 배우고 익히며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잠시 모방하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만의 독특한 것을 만들어가는 재료요 원료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물론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기를 소원한다. 그러나 닮음은 '복사'와 그런 척 '가면쓰기'가 아니다. 주님의 삶은 우리에게 큰 윤곽과 원칙을 스케치 해 놓으셨다. 그 세부와 구체적인 것은 내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나만의 몸부림으로 빚어가게 된다. 주님 자신이 인류 역사상 가장 독특한 삶을 사시지 않으셨는가?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의 삶과 다른 사람의 삶을 비교할 필요가 없다. 그 비교에서 오는 우월의식 혹은 열등의식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 여기에 자유함이 있다.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어떤 사람은 대통령이 되며, 다른 사람은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간다. 또 어떤 사람은 성공하여 다른 사람의 부러움을 사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하루하루 힘겹게 자기를 추스리기도 힘든 삶을 살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겉으로 보이는 삶의 단면일 뿐이다. 만일 평범한 시민일지라도 자기만의 삶을 빚어간다는 자부심과 목적의식을 갖고 있다면 그는 한 시대의 대통령보다 조금도 그 가치가 떨어지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며, 겉으로 보기에 힘겨운 노동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듯한 사람도 그 안에 '자기만의 삶의 소중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면 그는 이미 승리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그토록 주시려 했던 참 자유와 해방을 누리는 사람일 것이다.

이상학 목사 / 포항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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