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청년들, 저들의 침묵모드가 두렵다

한국교회의 청년들, 저들의 침묵모드가 두렵다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채은하 교수
2015년 08월 26일(수) 17:41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한동안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청년들의 고민과 애환이 한국사회의 아픈 현실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은 나만 아픈 게 아니라 청년에 속한 모든 젊은이들은 어른이 되기 위해 다 아픈 것이니까 나 혼자만 아프다고 생각해서 슬퍼하거나 절망하지 말라는 위로의 책이었다. 많은 청년들이 이 책을 읽고 힐링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종류의 책은 지금 서가에 널려 있고 지금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한국 건국 이래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청년들은 가장 아픈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교회의 청년들, 대부분의 교회의 사각지대에 서있지 않는가! 몇 년 전 우리 총회는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교회'라는 표어 아래 젊은이와 미래 세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또 다음 세대를 위한 선교여행이나 특별 집회와 활동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교회들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의 아픔과 고민과 절망과 슬픔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애정이 아직 체감되고 있지 않다. 교회 청년들은 밖으로는 진학과 취업 전선으로 내몰리고, 내적으로는 신앙에의 동기마저 약해져서 신앙에 대한 관심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그나마 무덤덤하게 교회생활을 유지하려는 젊은이들의 작은 움직임이라도 있는 것이 다행이다. 더 나쁜 것은 저들은 교회를 향해 자신의 상황이나 요구를 외치지 않고 아예 침묵 모드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곤 잃은 양이 되어가고 있다. 이들은 요즘 서서히 회자되고 있는 '가나안'성도들(교회를 '안나가'는 성도를 거꾸로 이렇게 부르고 있다) 속에 합류하고 있다고 하는데, 한국교회의 미래 모습이 참으로 답답할 것이라는 예측이 어렵지 않다.

과거 한국교회는 청년들의 모임 장소였다. 굳이 신앙적 이유가 아니더라도 교회는 젊은이들이 머물렀던 안식처요, 꿈을 키우는 모판이요, 사회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자양분을 공급받는 곳이었다. 청년들은 교회에서 그 시대의 고민을 나누며 힘과 용기를 얻으며 세상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다. 어떤 외부의 탄압과 변화와 전쟁이 있더라도 교회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키우고 세상을 향해 힘 있게 나갈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교회는 건강하고 영향력과 지도력이 있는 기독 청년들을 많이 배출해 낼 수 있었고, 오늘의 교회로 부흥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세상에서 내몰리고 있는 작금의 아픈 청년들, 우리 교회가 버팀목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픔과 절망과 좌절로 가득한 저들을 교회는 그들의 편에 서서 언제라도 품어주는 쉼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교회만이라도 청년들이 위로와 치유를 받으며 용기와 꿈과 희망을 키우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는 우리 청년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인력과 예산을 쓰고 있는가? 이들을 위해 시간과 정성을 다해 기도하고 있는가? 또한 얼마나 아파하면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가? 나이를 불문하고 우리의 삶이 남을 염려하고 돌보기엔 너무 빠듯하고 여유가 없다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청년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그러하기에 우리의 마음과 눈길과 손길이 정말 필요한 곳, 바로 청년들이다!

채은하 교수 / 한일장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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