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평화협의회에 다녀와서

스웨덴 평화협의회에 다녀와서

[ 선교 ] 배현주교수의 WCC 리포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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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27일(화) 14:52
   
▲ 평화협의회 참석자들이 함께 폭력을 거부하는 제스추어를 취하는 모습. 맨 앞줄에 연보라색 목도리를 걸친 여성은 스웨덴 교회 최초의 여성 대주교인 안체 제켈렌.

평화의 왕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의 의미를 기리는 강림절 첫 주 12월 1일에서 3일까지 스웨덴의 가장 오래된 도시 지그투나에서 WCC 평화협의회가 개최되었다. 스웨덴 기독교의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열정과 리더십은 세계 교회에 잘 알려져 있다. 스웨덴 교회는 유럽의 위대한 신앙운동인 '삶과 봉사'(Life and Work)' 운동의 창시자 죄더블룸이 1914년 웁살라의 대주교로 취임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를 11월에 기념했다. 스웨덴 교회는 이 연장선상에서 스웨덴 연합교회, 그리고 스웨덴 기독교협의회와 함께 WCC가 주최하는 평화협의회를 본국에 유치하고 후원했다. 죄더블룸은 제1차 세계대전의 참상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하여 WCC 출범의 밑거름이 된 '삶과 봉사' 운동을 창설한 존경받는 교회 지도자요, 노벨평화상 수상자였다. 그는 인류가 전쟁 없이 자유와 평화와 정의 속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독교적 책임이라고 믿었고, 이를 위한 교회 일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번 WCC 평화협의회는 부산총회에서 출범한 '정의와 평화의 순례' 여정의 실천적 구체화를 위해서 논의했다. 세계적으로 교회, 여성, 청년, 에큐메니칼 파트너, 종교, 유엔 등 제반 단위의 공동체들이 갈등, 분단, 폭력과 전쟁으로 고난 받는 지역에서 적용할 평화운동에 관하여 모색했다. 특히 스웨덴의 기독교인들과 교회들의 평화를 위한 노력은 인상적이었다. 이들은 분쟁 해결을 위해서 전쟁을 준비하고 전쟁 억지라는 명분으로 무기와 군사 산업을 더욱 더 발전시키는 것보다 갈등과 분쟁의 원인을 미리 탐지하고 극복하여 전쟁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정부와 시민사회가 총력을 기울이고 평화전문가들을 대거 양성하는 것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경제적 차원에서도 장기적 국익에 훨씬 부합한다는 연구결과를 스웨덴 정부에 제시했다. 이러한 노력은 부산총회의 '정의로운 평화를 향한 길'이라는 제목의 문서에 포함된 세계 각국 정부에 대한 제안을 스웨덴에 적용한 결과이다. 이 문서는 세계 각국 정부에게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인도주의적 원칙에 입각해서 개발, 갈등 예방, 분쟁 조정, 평화건설 노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군사 예산을 재편성도록 촉구한다.
 
전체 참가자 80여 명 중에는 지난 부산총회의 폐회예배 때 설교를 한 랩슬리 신부가 있었다. 그는 폭력 극복과 평화 건설을 위해서 과거의 기억이 치유되어야 한다는 영적ㆍ정신적인 과제의 중요성을 역설하여 세계 도처의 분쟁 현장에서 온 참가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그는 남아공의 성공회 사제로서 인종차별 철폐운동을 하다가 폭탄테러에 의해 두 손과 한 눈을 잃은 후 상처 입은 자들을 위한 치유와 화해의 사도로 헌신하고 있다. 
 
평화협의회에서는 구체적인 지역 사례들로 수단, 중앙 아메리카, 유럽, 중동 등과 함께 한반도를 설정했다. WCC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민간차원의 만남의 계기를 조성하는 인도주의적 노력을 기본적으로 계속하겠다고 했다.
 
필자는 WCC 실행위원의 자격으로 평화협의회에 초청되었는데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지 못했다. 2015년으로 분단 70년을 맞이하는 한반도의 교회들이 이 땅의 아픔과 상처를 극복하고 치유와 평화와 화해를 위해 함께 일하기 위해서져야 하는 영적ㆍ신학적ㆍ목회적ㆍ선교적 과제의 무게를 실감하였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가 '평화를 위해 일하는 하나님의 자녀들(마 5:9)'을 양성하는 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간구하며 되돌아왔다.
 

배현주
부산장신대학교, WCC 중앙ㆍ실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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