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자기 완성이냐? 이웃 사랑이냐?

영성, 자기 완성이냐? 이웃 사랑이냐?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오성춘 목사
2014년 11월 18일(화) 14:33

영성에는 크게 두 가지 전통이 있다. 하나는 성경적인 영성으로 이웃 사랑의 영성이요, 다른 하나는 헬라적인 영성으로 자기 완성의 영성이다. 성경적인 영성과 헬라적인 영성은 사람의 존재와 삶의 방식을 전혀 다르게 만든다.

헬라적인 영성은 자기 훈련의 영성이다. 자기를 개발하고 자기를 훈련하고 자기를 완성하여 진실한 자기, 선한 인간, 아름다운 인생, 성스러운 생활을 성취하는 것이 헬라적인 영성의 이상이다. 헬라적인 영성은 언제나 자기에 중심을 두고 인간의 영을 깨우치고 결단하게 하고 자기의 최선을 다해서 자기를 개발하고 완성하게 한다. 헬라적인 영성은 개인주의적인 영성으로 자기를 세상의 중심에 세우고자 하는 세속적인 영성이다.

그러나 성경적인 영성은 관계적인 영성이다. 성경적인 영성은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받고자 한다. 바울사도는 믿음의 사람들을 그릇에 비유하고 있는데(딤후2:20-21) 영성은 자기의 빈 그릇에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가득 채우는 것이다. 성경적인 영성의 두 번째 차원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랑과 은혜를 나누는 것이다. 성경의 영성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섬기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행복과 유익을 주는 사랑의 영성이다.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눅3:8)라고 선포한 세례요한은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것이 무엇이냐?'는 백성들의 질문에 아주 단순한 대답을 했다. "대답하여 이르되 옷 두 벌 있는 자는 옷 없는 자에게 나눠 줄 것이요 먹을 것이 있는 자도 그렇게 할 것이니라."(눅3:10-11)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옷 두 벌 있는 사람이 선한 마음으로 옷 없는 사람에게 한 벌을 나누어 주는 개인 윤리가 아니다. 그것은 옷이 없음으로 불행한 사람에게 옷 한 벌을 나누어줌으로 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나님은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주린 자, 미련한 자, 천한 자, 약한 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을 행복하게 하기를 원하신다. 하나님께 받은 소유나 지위나 은사들을 사용하여 불행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섬김이 기독교 영성이라는 말씀이다.

사랑과 섬김의 영성은 예수님을 따라 사는 것이다. 예수님은 자기를 위한 인생을 완전히 포기하신 분이다. 예수님은 세상에 영생을 주시기 위해서 성육신하여 세상에 오셨다. 예수님의 공생애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위하여 수고하고 희생하고 섬기는 삶이었다.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이처럼 사랑하는 세상에 영생의 복을 주시기 위하여 십자가를 지셨다. 그래서 본훼퍼는 예수님의 삶을 '이웃을 위한 삶'으로 정의하였다. 성경적인 영성은 자기 성취가 아니라 이웃을 행복하게 만들고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세상에 영생을 주기 위하여 십자가를 지는 사랑의 영성이다.

한국교회는 지금 어떤 영성을 따르고 있는가? 자기를 훈련하여 자기를 완성하고 거룩하고 경건한 자기를 만드는 자기완성의 영성인가? 하나님께 풍성히 받기를 힘쓰며, 우리의 이웃들과 함께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이웃을 구원하여 하늘의 축복을 받게 하는 이웃 사랑의 영성인가? 한국교회는 진실로 이웃을 위한 존재가 되고자 기도하며 씨름하고 있는가?

오성춘 목사 / 장신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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