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교실, 행복한 학교의 꿈

평화로운 교실, 행복한 학교의 꿈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조용훈 교수
2014년 07월 22일(화) 15:50

폭력 없는 학교에 대한 꿈은 여전히 멀리 느껴진다. 현 정부가 학교폭력을 악으로 규정하고,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학교폭력은 줄지 않고, 오히려 그 형태가 점점 잔인하고 집단화되고 있다.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학교당국이나 정부만 아니라 사회전체의 반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학교폭력이 다양한 요인에 의해 생겨나는 복합적인 사회문제이기 때문이다. 청소년 개인의 심리적 요인 외에도 가정환경, 학교환경, 그리고 사회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학교폭력에 영향을 미친다.

가정의 해체나 부적절한 부모역할은 학교폭력의 일차적 원인이다. 가정에서 부모 간 혹은 부모에 의한 지속적인 폭언이나 폭행을 경험한 학생일수록 폭력학생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학입시 전쟁터로 변한 학교환경이나 교사들의 감정적인 체벌도 학교폭력에 영향을 미친다. 학교주변의 유해환경이나 인터넷, 텔레비전, 영화 등 대중매체의 폭력문화는 폭력을 영웅시한다. 그러고 보면 학교폭력은 우리 사회의 일상화된 폭력문화와 생명경시풍조의 반영에 불과하다.

그 동안 정부나 교육당국이 내놓은 정책을 보면, 가해학생에 대한 더 엄격한 처벌과 격리, 해당 학교나 교사에 대한 더 강력한 책임 추궁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징벌위주의 정책으로 학교폭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학교폭력 문제란 더 이상 교실 안에서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 문제에 관한 한 교회의 책임도 작지 않다. 교회 안에서도 학생들 사이에 종종 폭력행위가 발생하고, 교회 다니는 학생 가운데 학교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학생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교회는 폭력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평화를 만들어 내야 할 소명자(마 5:9, 고후 5:18)가 아닌가?
평화의 일꾼인 교회는 예언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폭력으로 강제된 교실의 거짓 평화를 폭로하고, 참 평화를 외쳐야 한다. 모든 유형의 폭력이 얼마나 야만적이고 악마적인지 가르치고, 기독교인 학생들로 하여금 폭력현장의 '방관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평화의 일꾼인 교회는 제사장들이 그랬던 것처럼, 학교폭력 피해자를 돌보고 치유하는데 힘써야 한다. 학교폭력의 가해자나 희생자들 대부분은 개인적으로나 가정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상처를 지닌 학생들이다. 이들을 정서적으로 지지하여, 건강하고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도록 격려해야 한다.

   
 
교회는 교인인 학부모들로 하여금 가정에서 밥상머리교육을 회복하고, 부모로서 제 역할을 다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교회학교에서 학생들로 하여금 폭력현장에 눈감지 않고 용기있게 '안돼'라고 외치고, 평화로운 교실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훈련시켜야 한다. 나아가 학교폭력의 배후가 되는 우리 사회의 폭력문화 극복에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물론, 그 첫걸음은 교회 안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갈등과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모범을 교회가 이 사회 앞에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다.

조용훈 교수 / 한남대 기독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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