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을 만들어 봅시다

협동조합을 만들어 봅시다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한경호 목사
2014년 05월 26일(월) 17:05

2011년 12월, 국회에서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었다. 2012년 12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는데 1년이 조금 지난 2014년 3월 현재 약 3~400여 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되었다고 한다. 2012년은 UN이 정한 '세계협동조합의 해'였다. 협동조합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약육강식의 정글 속에서 이웃을 짓밟고 경쟁하면서 이기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 시대에 협동조합은 그러한 비인간적인 삶을 극복하기 위한 반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상호존중과 배려에 바탕한 협동의 마음으로 공동체적인 삶을 영위할 때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다 알지만 현실 사회는 그 반대의 삶을 우리에게 강요하고 있다. 기독교인도 예외가 아니다. 성경말씀은 교회 안에 갇혀 있을 뿐, 사회적 실현과는 거리가 멀다. 교회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이고, 지속적이며, 체계적인 방법은 없는 것인가?

기본법에 의한 협동조합은 5인 이상이 모여 뜻과 자본(출자)을 모아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시, 도지사가 설립을 인가하게 되어 있다. 공익을 위한 사회적협동조합도 가능하다. 이미 우리 교단 내에 이 법에 의한 협동조합을 설립한 교회들(부천 새롬교회, 일산 거룩한빛광성교회, 장성 백운교회 등)이 있다.

교회는 모든 일을 '은혜'와 '감사'로 한다. 하나님을 향한 신앙고백이기 때문이다. 은혜와 감사가 사회적으로 표현될 때는 주로 자선과 구제의 형태를 띤다. 그러나 그것은 성격상 일방적이며, 단순하고, 일시적이고, 간헐적인 경우가 많다. 좀더 높은 단계의 시행 방법은 없을까? 사람 사이에 일 관계가 형성되면 인간관계에 변화가 발생한다. 일 관계를 통해 인격적인 관계가 더 깊이 맺어진다. 물론 갈등이나 어려움도 있지만 성숙을 위한 밑거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협동적인 일 추진 과정은 교인들의 인격을 변화시킨다.

협동조합의 정신은 민주정신과 협동정신이다. 모든 일을 민주적으로 의논하여 결정하며 협동적으로 실천한다. 성경적으로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협동조합은 한국 선교 초기부터 교회의 주요 실천과제였다. 1920년대 YMCA를 중심으로 한 협동조합운동, 총회 농촌부의 신용 및 소비자협동조합운동, 1970년대 도시산업선교회의 각종 협동조합운동, 최근의 소비자생활협동조합운동 등 다양하고 활발하게 전개되어 왔다. 협동조합이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방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협동(協同)의 '協'은 십자가를 중심으로 세 사람의 힘이 모여서 하나가 되는 것을 상징한다. '同'은 같다는 뜻이다. 십자가 밑에서 같은 마음으로 공동의 과제를 실천해 나가면 이 세상을 천국으로 바꾸어나가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목회자가 먼저 협동조합에 대하여 알아보자. 지금은 자료와 정보도 많고 안내해주는 곳도 많다. 마음만 먹으면 실천하기 좋은 때이다. 발기인을 모으고, 함께 공부하고 의논한 후 창립하여 활동하면 된다. 어렵게 생각하면 못한다. 발생할 문제를 걱정하면 못한다. 문제없는 일은 없다. 그 문제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바로 성숙과 발전이다. 올해도 협동조합을 창립하는 교회들이 많이 생기기를 기대해 본다.

한경호 목사 / 횡성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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