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과 헌금은 줄고, 한일관계는 악화일로

교인과 헌금은 줄고, 한일관계는 악화일로

[ 선교 ] 동일본 대지진 및 후쿠시마 원전 사고 3주기 맞아 돌라보는 일본 선교현장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3월 18일(화) 10:18

   
▲ 지난 2011년 쓰나미로 폐허가 된 케센 누마의 한 마을에서 일장기가 힘없이 흔들리고 있다. /기독공보 자료사진
지난 11일은 1만 8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동일본 지역 대지진 및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3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이 엄청난 재앙이 발생한 지 3년이 지난 지금 일본의 교회와 선교현장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우선 사회적으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복구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최근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지진 잔해 처리율 91%, 국도 및 하수도 등 생활 인프라 복구율 90%를 각각 기록하는 등 지난 3년간 일본은 외형적인 피해를 어느 정도 복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계의 경우에는 일본기독교단에서 지난 11일 주요 피해지역인 센다이에서 동일본 대지진 및 후쿠시마 원전 사고 3주기를 맞아 본교단은 물론, 기감, 기장 그리고 대만, 스위스, 독일, 미국 등 재해구호에 참여한 교단을 초청해 '원자력 안전 신화에 대항하여 - 후쿠시마로 부터 묻는다' 제하의 국제회의를 개최해 탈원자력을 위한 현장의 소리와 신학적인 조명을 하고 협력해 준 세계교회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이렇게 외부로 드러나는 모습과는 달리 후쿠시마 지역 원전사고에 따른 방사능 문제에는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방사능 오염수는 끊임없이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고, 후쿠시마 지역의 어린이들의 갑상선암 발병 빈도가 늘어나는 등 방사능으로 인한 건강문제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방사능 문제는 지난 3년간 일본에 있는 본교단 선교사들의 사역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선교사회 회장(서리) 임태호 선교사는 "동일본 지역 대지진 및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한국인 커뮤니티는 거의 붕괴되어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라며 "한국인 가게와 음식점이 줄었고, 특히 한인 목회자들이 담임하는 교회의 경우 지난 2011년 보다 교인이 반으로 줄고, 예산도 60% 정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선교사는 "일본 내 한인교회 중 교회를 폐쇄하는 곳이 많다. 우리 교단은 아직 문닫은 곳 없지만 많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교회도 다른 교회들과 상황이 다르지 않아 휴가비, 교육비를 없애고 월 사례비를 줄이는 등의 자구책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목회적인 문제뿐 아니라 선교사와 그 가족들의 건강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재일대한기독교회 총간사 김병호 선교사는 "방사능 피해로 인하여 피해지역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지만, 사고 당사자인 도쿄전력은 물론, 국가가 나서서 정보를 은폐하고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유도해 가고 있으며, 급기야 2020년 동경 올림픽 유치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불안감을 표현했다.
 
일본선교사들은 음식물(특히 생선)에서 세슘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어 방사능 피폭에 대한 불안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본 정부는 방사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어 선교사들의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경제적인 어려움도 더욱 가중될 예정이다. 일본이 지진 피해 후 극단적인 엔저 정책과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을 써서 경제가 활성화 되었는데 이제 그 정책이 부메랑이 되어 일본 경제를 강타해 서민들의 경제적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 가까운 예로 당장 다음달부터 소비세 4~5% 늘어날 예정이서 이러한 여파는 고스란히 교회에까지 미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일본정부의 극우적 행보로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일본 내 한국 선교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임 선교사는 "지금은 어느 누구도 일본 내에서 한류를 좋아한다고 얘기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며 "특히 일본 정부는 국내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영토문제 등을 이슈화 하고 있어 일본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선교사들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본교단의 마음을 담은 적극적인 지원으로 선교지에서의 긍정적인 변화도 일어나고 있는 것이 확인되어 위안이 되고 있다.
   
▲ 지난 2011년 신세가마이시교회를 방문해 전동자전거를 전달하고 함께 한 총회 방문단과 현지 선교사들.

 
먼저 본교단과 일본기독교단간의 우애와 신뢰가 그 어느 때보다 두터워져 있다. 그 예로 본교단은 지진 피해 당시 집중적으로 후원했던 일본기독교단의 오우교구와 선교협력을 확대해 본교단 최장수 선교사를 파송, 오우교구 지역의 목회자가 없는 6개 예배 처소를 맡아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임 선교사는 "일본기독교단이 우리에게 교회를 맡긴 것은 쓰나미 지원을 하며 일본선교사회가 얻은 그야말로 큰 열매"라고 평가했다.
 
이뿐 아니다. 일본선교사회의 회장으로 있던 김병호 선교사가 현지 교단인 재일대한기독교회 실무책임자인 총간사의 직분을 맡게 되어 섬기게 된 것도 본교단에 대한 일본교회의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러면 향후 일본선교는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할까? 이 질문에 임 선교사는 "재난은 복구는 일 정부의 인플레 정책으로 거의 해결했고 피해를 당한 이들도 적지 않은 보상을 받아 외적인 해결은 거의 되어가고 있으나 일본인들의 가슴은 여전히 그때의 경험으로 피폐해져 있고, 피해보상을 받은 일부 국민은 도박에 빠지는 등의 사회문제가 대두하고 있다"며 "앞으로 일본선교사회는 일본 국민들을 위한 힐링, 마인드 케어에 집중하고 상처를 위로하고 감싸주는 역할에 집중해 사역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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