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과 한국교회

소치올림픽과 한국교회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정명철 목사
2014년 03월 11일(화) 09:50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22회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올림픽은 말 그대로 스포츠를 통한 전 세계가 함께 하는  화합의 축제이다. 올림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쿠베르탱은 "올림픽 대회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서로의 원초적인 힘을 겨루고 진 자가 이긴 자를 위해 박수를 쳐주는 것이 올림픽의 정신이다. 그런데 스포츠마케팅이 더해지면서 아마추어리즘이 퇴색하기 시작했다. 가장 올림픽다운 경기인 레슬링의 퇴출은 안타까운 일이다.

사실 오늘의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뿐 아니라 한 나라의 과학적 수준, 경제력과 정치력에도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경제력이 있는 국가가 스포츠과학에서도 우월하고, 미세한 차이를 다투는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푸틴은 무려 53조의 예산을 쏟아 부어 종합순위 1위에 올랐다. 푸틴의 장기집권과 핵대국의 위력을 유지하기 위해 스포츠를 유난히 사랑하는 러시아 국민들을 이용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동계 올림픽은 우리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과 함께 아쉬움을 주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남자 쇼트트랙이 노메달에 그쳤고 온 국민이 염원하던 김연아 선수의 올림픽 2연패도 편파 판정 논란 속에 사라졌으며, 안현수(빅토르 안)선수가 제 2의 조국 러시아에 금메달 3개를 안긴 것이다.

우리가 이번 동계올림픽을 통해 크게 달라진 것은 동계스포츠 영역의 확장이다. 2010년 캐나다 동계올림픽 이전까지 우리나라가 동계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종목은 동계 올림픽 출전 62년 동안 오로지 딱 한 종목인 쇼트트랙이었다. 그런데 이런 구도가 지난 캐나다 대회 때부터 깨어지기 시작했다.

금메달의 불모지였던 스피드 스케이팅과 피겨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따내고 이번 소치 올림픽 에 우리는 아직 이름도 생소한 컬링,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같은 종목에서도 상당한 기량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동계스포츠의 저변이 점점 확장되고 있으며 이런 종목에서도 금메달 소식을 전해 듣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큰 수확이 있다. 우리 선수들의 성숙한 자세와 페어플레이 정신이다. 우리 선수들은 올림픽 기간 내내 정정당당하게 페어플레이를 펼쳤다. 편파 판정 논란 속에서도 끝까지 상대 선수를 존중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우리 선수들의 모습은 세계인들을 감동 시켰고 그들의 가슴 속에 대한민국과 평창 동계올림픽을 새롭게 각인시켰다. 이것이 우리가 이번 동계 올림픽을 통해 얻게 된 귀한 또 하나의 수확이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올림픽을 생각하며 우리 한국교회의 미래를 생각해보게 된다. 그것은 교회가 우리의 관심과 영향력의 지경을 넓혀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랑과 관심의 대상을 넓혀 가고, 선교의 지경을 넓혀 가고, 사역의 지경을 넓혀가야 한다. 가난한 이들 속으로, 다음 세대 속으로, 아픔을 겪는 사람들 속으로, 다문화 가정 속으로 그리고 저 북한의 동포에게까지 점점 더 나아가야 한다. 복음의 문이 굳게 닫혀 있는 이슬람으로 또 우리가 복음의 빚을 진 유럽의 교회로 이제 우리의 지경을 넓혀가야 한다. 역대상 4장 10절에 야베스가 하나님께 내게 복에 복을 더 하사 나의 지경을 넓게 해달라고 기도한 것처럼 한국교회의 지경이 더욱 넓혀져 가야 할 것이다. 올림픽은 감동이 있다. 레이스 중 스키가 부서진 러시아 선수에게 스키를 빌려준 캐나다 워즈워즈 코치도 그렇고 김연아 선수도 그렇다.

억울하고 속상한 상황 속에서도 울지 않고 박수를 쳐준 김연아 선수에게서 여왕의 품위가 느껴졌듯이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애매히 고난을 당할 때 정정당당하고 성숙하고 품위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교회도 이런 아름답고 성숙한 모습으로 세상에 감동을 주어야 한다. 교회는 편법이나 반칙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으로 일시적인 승리는 얻을수 있을지 모르나 결국은 더 큰 손해로 돌아오게 된다. 우리에게 4년 후 평창 올림픽이 있듯이 한국교회에도 내일이 있다. 지금부터 열심히 우리의 지경을 넓혀 가고 지금 힘들어도 세상에 감동을 주는 한국교회가 될 때 교회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정명철 목사 / 도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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