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표' 축복, 많이 받으세요!

'예수님표' 축복, 많이 받으세요!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채은하 목사
2014년 02월 05일(수) 13:25

설이 바로 얼마 전이었는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얼마나 자주 말하고 자주 들었는가! 이 문장 하나로 오고 가는 말과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돋울 수 있다. 지난 몇 십 년의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는 세계인의 놀람과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히 많은 변화와 향상과 발전을 가져왔다. 새해를 거듭할수록 우리 모두에게 다양한 형태의 '복'이 쏟아져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인지 우리는 다른 나라들이 300~400년에 걸쳐 쌓았던 부를 불과 30~40년 만에 이뤄냈다고 한다. 놀랍다! 다시 2014년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여전히 복에 목말라하고 기대한다. 우리가 기대하는 복이란 다름 아닌 돈과 명예와 건강과 행복 등이다. 정말 여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이것들은 우리가 사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꼭 필요한 것들이다. 

그런데 조금 여유를 갖고 우리 모두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름의 자기실현과 성장과 물질의 풍요를 축적하고 있기에 미소와 만족과 행복이 넘쳐야 할 텐데, 불평과 푸념이 더 나오고 불안과 한숨 섞인 절망으로 몸부림치고 있다. 사실 많은 것을 축적하고 쌓았다고 하는데 내 손에 든 것은 별로 없는 듯하다. 특히 옆 사람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다시 미래의 행복과 안정을 기대하면서 오늘의 고통과 수고를 아끼지 않고 더 많이 노력하고 애쓰고 있지만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잠시 멈칫해진다. 얼마나 더 많이 쌓아야 하나! 얼마나 더 행복해 질 수 있을까? 과거 존재했던 무수한 제국들과 부자들, 성장 동력이 부족해서 사라진 것은 아닐 텐데….

이즈음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축복의 의미가 새삼스럽다. 예수님께서도 우리가 복 있는 사람이 될 것을 원하셨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서 공생애를 시작하자마자 시험대에 오르셨는데 그 시험은 떡과 소유와 명예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모든 것을 던져버리듯 물리치시면서 진짜 복 있는 사람의 비결을 말씀해주셨다. 그것은 가난한 마음과 애통하는 마음과 온유하고 의로운 마음과 긍휼한 마음과 깨끗한 마음과 화평과 의를 위해 애쓰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이라는 핵심 교훈이었다. 허나 우리 믿는 자들에게 이런 조항들은 우리의 축복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듯하다.

돈과 힘과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세상의 일이 너무 많다. 굳이 욕심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이것이 조금만 있으면 얼마나 선하고 훌륭한 일을 많이 할 수 있는가! 얼마나 살맛나겠는가!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것들을 거부하셨다. 예수님께서는 그것들로 많은 사역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배고픈 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병자들과 장애인들과 필요한 여성들에게 온갖 혜택과 복지를 제공해줄 수 있었을 텐데…. 그냥 사탄에게 눈 한번 딱 감으면 온 세상을 소유할 수 있었는데…. 그런데 예수님은 왜 그것들을 내던졌을까? 돈과 권력과 명예라는 것, 즉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축복이지만 예수님은 평생 시험과 유혹거리로 남을 것이기에 처음부터 거부하셨다! 그리곤 팔복이라는 진짜 명품 '예수님표' 축복을 우리에게 일러주셨다. 예수님표 축복을 목사님이 축도로 매번 주는 변화가 이제 일어나야 할 때가 아닌지 절실하다. 가끔씩 꺼내보고 반성하는 정도의 팔복이 아니라 우리 크리스찬의 일상적 축복이 되기를 바란다. "2014년 내내 예수님표 축복, 많이 받으세요!". 

채은하 목사 / 한일장신대 교수ㆍ구약학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