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만 있을 것인가?

보고만 있을 것인가?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정삼수 목사
2013년 12월 27일(금) 15:44

지난 봄 우리교회 부부세미나 강사로 서울여대 장경철 교수가 왔다. 그 때, 가정과 부부를 위한 강의였지만 퍽 의미 있는 강의 내용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몇 단어의 해석이다. '가르침'이란, 오해가 시정되는 것이고, '인생'은 '사실'만 따라다녀도 망할 일이 없다. '리더쉽'이란, 싫어하는 일을 즐겁게 하게 하는 것 등이다.
 
본 교단에서 자라서, 본 교단의 목사로 교회를 섬겨오면서 많은 관심을 가진 것은 '교육' 분야이다. 작금에 와서 현실적인 문제에 다다른 것은 교단 신학교에 대한 존폐위기다. 예상치 못했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오기까지에는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않고, 막연한 희망이나, 무책임한 사람들의 선심성 결정이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모든 신학교에 학부 과정과 신대원(M.Div)과정이 있어, 매년 수많은 목사 후보생이 배출된다. 이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그 책임을 하나님께 돌릴 것인가? 신학교도 하나님이 세우셨고, 학생들도 하나님이 보내셨으니 하나님이 책임지셔야 겠는가….
 
교육부는 지금 각 대학을 심사평가하여 퇴출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다. 입학 정원을 채웠는가? 교수 요원은 확보되었는가? 시설은 만족한가? 졸업 후, 취업은 되었는가? 그래서 각 대학교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방의 무명 대학들은 전전긍긍 하고 있다. 이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 교단이 안고 있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원칙에 맡겨 둘 것인가? 교육부 사정의 칼날 아래 그냥 던져놓고 기다릴 것인가? 하나님이 알아서 하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틸 것인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이 속에는 많은 고생을 하며 신학을 공부한 학자도 있고, 소명을 받아 달려온 학생도 있다. 여기에는 교단 차원의 큰 리더십(Leadership)이 발휘되어야 한다. 그 리더십에는 '싫어하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게 하는' 큰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은 하나님의 눈으로 보고 하나님의 뜻을 찾아 시행하는 것이다.
 
우리 교단의 발전과 신학교의 건강한 존재를 염려하지 않는 이가 없겠지만 꼭이 끄집어내어 말하지 못하는 것은 개개인의 삶이 걸려 있고, 각각의 관계와 사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펴놓고 이야기하자!
 
'너 죽고, 나 살자'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이 세상 환경의 악화 속에서 '더 건강하고 더 열정적인' 하나님의 일꾼을 길러 내는 신학교로 다시 태어날 것인가?
 
한국교회의 위기는 세상의 변화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한 교회로부터 온 것이며, 그 속에는 하나님의 교회를 지켜갈 바른 일꾼을 길러내지 못한 책임도 있다.
 
교회는 지식에 의해서 이끌림 받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신령한 능력에 의해 움직인다. 신학교는 과연 성령에 감동되고 말씀으로 무장된 '사관생도'를 길러내고 있는가?
 
지금 우리는 기로에 섰다.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보며 계속 흐를 것이라는 희망으로 버틸것인가? 지금이라도 '둑'을 쌓아서 저수지를 만들어 봄, 여름, 가을, 겨울 마르지 않는 생명수를 공급할 것인가?
 
남의 일처럼 '보고만 있지 말고' 더 늦기 전에 그 길을 찾자.

정삼수 목사 / 청주 상당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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