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선언' 없는 '녹색총회' 유감

'녹색선언' 없는 '녹색총회' 유감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강병만 목사
2013년 10월 16일(수) 09:40

우리나라에서 우리 밀이 생산된다는 사실을 최근에 일간지 신문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밀은 전량 외국에서 수입하는 줄로만 알았던 나에게 우리 밀에 대한 소식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왔다. 우리 밀이 사라질 위기에서 우리 토종 밀인 '앉은뱅이 밀' 종자를 찾아 재배를 시작한 경남 진주시 금곡면의 백관실 씨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고맙기도 하고 신비감마저 들었다. 우리 토종 밀은 껍질이 얇고 가루가 매우 부드러우며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특징이란다. 글루텐 함량도 일반 밀에 비해 적다고 한다. 앉은뱅이 우리 밀에서 녹색혁명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시인이면서 우석대 교수인 안도현 씨가 똥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먹는 밥에 관심이 많은데 비해서 똥에 대한 대접은 지나치게 소홀하다는 것이다. 농경사회에서 똥은 훌륭한 거름으로 재활용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양변기의 사용으로 인해서, 사람 똥 냄새가 사라졌다. 그 이후 삼천리에 사료먹인 가축들의 똥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곤충, 조류들, 혹은 미생물들이 찾을 만한 신선한 똥이 없어진 것이다. 쇠똥구리도 그래서 사라졌다. 흥미로운 사실은 과거에는 분뇨를 종교의식에 사용하거나 질병의 치료제로 썼던 사례들이 많이 있다. 인도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소똥을 말려서 소중한 연료로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훌륭한 재활용이다. 베트남 고산지대에서는 다람쥐 똥에서 골라낸 커피를 귀하게 여긴다. 중국인들은 박쥐 똥에서 모기 눈알을 골라 요리를 한다. 똥과 더불어서 오줌은 양변기를 사용하지 않고 재활용을 할 수 있게 되면 물 사용의 양이 지금 사용량의 20배를 절약할 수있다고 한다. 서울시에서 물 재활용을 위한 관리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똥, 배설물의 재활용은 녹색혁명의 새로운 길을 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네델란드의 건축가 한스 판베이크는 "건축가들은 기존 건물을 부수고 공터에 새 건물을 짓기를 좋아한다. 작업이 편하고 내키는 대로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땅과 건물에 남겨진 시간의 적층이 쓰레기가 되어버린다. 얼마나 폭력적인가?"라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이어서 계속 새 의견을 내놓고 있다. "쓰레기 처리 비용도 문제지만 새 건물에 들어가는 건축 자재를 생산하자면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된다. 그것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고 전 지구적인 환경재앙으로 되돌아온다. 사사로운 이익과 편의를 위해 수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그러므로 건물을 재활용할수록 좋다." 건물의 재활용에 대해서 그가 지향하고 있는 재활용은 재활용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사용에 해당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무척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치타가 멸종하는 이유는 종을 보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유전적 다양성이 이미 소실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제 남은 치타들은 아무리 교배시켜도 치명적인 돌연변이를 상쇄시킬 유전적 다양성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치타는 곧 멸종하고 말 것이다. 환경적인 요인을 이겨내지 못한 결과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지 이미 30개월이 지났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면서 심각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린벨트는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기 위해 계속 해제되고 있다. 가시박이라고 하는 외래종 식물로 인해서 삼림이 파괴되고 있고, 수목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제98회 총회를 녹색총회로 개최한다고 했다. 녹색총회란 용어는 환경운동가들이 오랫 동안 사용해온 친숙한 용어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총회가 환경문제에 대한 '녹색선언' 하나쯤 내놓았어야 옳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므로 녹색 총회를 내세운 제98회 총회에 대한 유감이 있다.

강병만 목사 / 청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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