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우정이 낳은 감동…3대 걸친 시각장애인 사랑

47년 우정이 낳은 감동…3대 걸친 시각장애인 사랑

[ 교계 ]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3년 07월 10일(수) 16:37
광장교회 오성춘 목사 가족
큰 딸 첫 월급도, 長孫 돌잔치 비용도 모두 개안수술비로
  
   

지난 8일 아침, 실로암안과병원 예배실에선 3대 가족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사연이 있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날 설교를 맡은 광장교회 오성춘목사와 그의 장남 내외, 그리고 손자 우림이 3대 가족.
 
실로암안과병원 원장 김선태목사와 신학교 동기동창(62기)인 오 목사는 김 목사와 47년의 우정을 쌓아온 사이. 이날 오 목사는 장남 진섭씨가 43세의 나이에 늦게 얻은 아들 우림이의 돌을 맞아 돌잔치를 하지 않고 그 비용을 모두 실로암안과병원 개안수술비로 전달한 것. 한편 이날 자부 황지영 씨는 시부 오 목사의 설교가 끝난뒤 특송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자부 지영씨는 황규현 목사(목양교회)의 딸로 장신대 교회음악과에서 성악을 전공한 재원. 특송 이후엔 장남 진섭씨가 아들 우림이 손에 쥐어진 개안수술비를 원장 김 목사에게 전달했다. 손자 이름 '우림'은 할아버지인 오 목사가 지었는데 제사장이 하나님의 뜻을 묻기 위해 사용한 도구로써 판결의 흉패 안에 넣어둔 '우림과 둠밈'에서 따온 것,
 
오 목사는 이날 '하나님의 영광(고 전 10:31-33)' 제하의 말씀을 통해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할 것'과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며 살 것' 등 사도 바울의 두 가지 권면을 강조했다.
 
원장 김 목사는 "오 목사는 신학교 시절 내가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딴 데서 융통해서라도 나를 도운 친구"라며 "미국 연수시절 먼저 유학가 있던 오 목사가 본인도 어려운 형편이지만 먼 길을 달려와 나의 미국 생활 정착을 위해 힘써준 정말 귀한 동역자"라 소개했다.
 
오 목사 가족의 실로암안과병원 사랑은 남 다르다. 이번 장손 돌잔치 비용 전달 외에 오 목사의 장녀 해진 씨도 수 년 전 첫 월급 전액을 헌금했고, 성악을 전공한 차녀 해은 씨는 실로암안과병원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오 목사의 삼남매의 이런 각별한 관계에 대해 묻자 진섭 씨는 "모두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랐을 뿐"이라 겸손하게 말한다.
 
한편 오 목사가 시무하는 광장교회는 당뇨나 교통사고 등으로 중도실명한 이들을 위해 매주 월요일 식사 대접과 힐링 프로그램을, 목요일엔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 프로그램엔 매주 150여 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고 자원봉사자만도 80여명이다. 특히 광장교회는 중도실명자들이 신체적 장애도 갖고 있는 다중장애인이 많아 집에 방문하여 교회까지 동행하고 프로그램을 마친 후 귀가까지 책임지는 '도어투도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상담학을 전공, 장신대 교수로 재직한 바 있는 오목사는 "주어진 형편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일 뿐"이라며 "젊은 시절 어렵게 공부한 경험을 통해 낮고 비천한 가운데 있는 이들을 돌보는 눈을 갖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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