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겸손으로 맞이하는 성탄

나눔과 겸손으로 맞이하는 성탄

[ 논설위원 칼럼 ] 나눔과 겸손의 성탄

손신철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2월 13일(목) 14:40

[논설위원 칼럼]

세상이 시끄럽다. 사람살이가 빡빡하다. 드러난 것들의 속내를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그 복잡함이 어지럽다. 많은 가정이 위태롭다. 고단한 삶을 위로받고 휴식의 보금자리가 되어야 할 가정이 돈, 이기심, 욕정에 멍들어가고 있다. 학교 교실도 붕괴되고 있다. 학생들이 교사의 훈계를 듣지 않는다. 반항과 불신의 강이 교사와 제자 사이를 흐르고 있다. 우정으로 끈끈하게 엮여야 할 친구 사이에 폭력과 왕따의 망령으로 학교마다 비상이 걸렸다. 꾸준한 연구를 통하여 새로운 진리를 발견해야 하는 대학의 교수들이 연구하지도 않은 사실을 허위로 발표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연구 결과를 자기의 업적인 양 도용하여 명예와 권력을 획득하려 한다.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이 휘두른 흉기에 누군가가 억울하게 죽어가고 있다. 지하철 안이나 공공장소의 사람들은 스마트 폰에 시선을 집중하고, 이어폰 소리에 귀를 기울이느라 누구에게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민생을 책임지고 있는 정치지도자들이 당리당략에 매여 공의를 외면하니 정치 불신과 체념의 한숨소리가 드높다.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나라 이 땅 대한민국의 면모이다.
 
세계의 경제상황도 벼랑 끝에 몰린 상태이다. '세계는 하나'라고 인류의 대업적을 이뤄낸 것처럼 말하지만 그 하나의 세계를 이어주는 것은 각국이 추구하는 이해관계라는 거미줄이다. 인류에게 소망은 멀고, 기쁨은 희미해 졌으며, 평화도 흔들거린다. 이 깨어진 것들과의 평화가 절실한 세상이다. 이 위기의 현실을 구해줄 구원자가 간절한 세상이다.
 
2012년 전 예수님 탄생 때 이스라엘의 삶의 자리도 이와 같았을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이 오셨다. 예수님의 탄생은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였다. 낮고 천한 마굿간 말구유에 오신 메시아 예수님은 겸손의 왕이셨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기에 화평이 가능했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시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된 것,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셨다'고 에베소서 2장 13절은 말씀한다. 높은 산이 낮아지고, 굽은 길이 곧게 되며, 골짜기가 메워지고, 눌린 자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화평의 길이 예수 그리스도의 겸손에 있었다. 평화는 겸손하고 온유한 자, 희생과 관용을 몸소 실천하는 자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 뜻 깊은 성탄의 절기에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평화의 메신저가 되어야 할 사명이 여기에 있다. 이 사명의 귀중함을 알고 우리 교단 총회는 2013년 "작은 이들의 벗이 되고 희망이 되는 교회"가 되기로 뜻을 모았다.
 
세상의 달력은 1월을 새해로 시작하지만 교회력은 대림절을 기점으로 새해로 나아간다. 이 성탄의 절기에 우리가 작은 이들의 벗이요, 희망이 되기를 새롭게 다짐해야 할 이유가 또한 여기에 있다. 화평(和平)의 한자어 의미가 화목할 화(和)-벼 화 변(邊)에, 입 구 자(字), 고를 평(平)으로 밥이 입에 골고루 들어간다는 뜻이듯, 나눔이 제대로 이루어질 때 화평할 수 있다. 자동차는 쇠로 만든 부속품들이 맞물려지면서 동력을 전달하므로 움직일 수 있다. 그런데 쇠붙이가 마찰될 때 마모가 일어나지 않는다. 엔진 오일이 쇠와 쇠 사이를 스며들어 마모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뻣뻣한 두 장의 종이를 한 장으로 붙일 수 있는 것은 부드러운 풀이다. 겸손과 온유는 자동차의 엔진오일과 같은 것이고 종이를 하나로 붙여주는 풀과 같은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나눔과 온유와 겸손으로 화평을 이루는 '피스 메이커(Peace-maker)'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화평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분이 있다. 로마서 14장 17절 이하의 말씀은 "성령이 화평케 하는 영"이라고 말씀한다. 우리가 평화를 위해 간구할 때에 화평케 하는 성령이 우리를 도울 것이다. 마침 성탄과 때를 같이하여 향 후 5년 동안 이 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도 정해졌다. 거룩하고 복된 성탄의 계절에 당선된 지도자답게 겸손과 온유로 이 땅의 피스 메이커(Peace-maker)가 되도록 당선자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어야겠다.

손신철 목사 / 인천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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