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선거, 분리해서 바라보자

교회와 선거, 분리해서 바라보자

[ 사설 ] 교회와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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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05일(수) 11:35
[사설]

20세기를 대표하는 스위스의 신학자 칼 바르트는 기독교 공동체의 시민 공동체에 대한 참여 방법을 설명한 바 있다. 먼저 그는 기독교 정당의 형성에 대해 반대한다. "목회자는 설교를 통하여 정치에 참여하며, 아울러 교회는 언론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교회는 사회에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치인을 공급함으로써 사회에 참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당에 참여하고 한 정당을 공공연하게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바르지 않다"고 그는 생각하였던 것 같다.
 
무엇보다 바르트는 교회는 그것이 말하는 것에 의해서보다, 그것의 실재적 존재에 의해서 사회에 더 효율적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강조하였다. 교회의 존재 자체에 의해 사회는 영향을 받게 된다. 곧 교회가 스스로 복음에 입각한 생활을 함으로써 사회는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바르트는 교회가 정당정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반대하며, 어느 정도 양자 사이의 거리를 유지할 것을 강조하였던 것 같다.
 
선거 시 교회가 한 정당과 후보자를 지지하고 나서는 것은 바르게 보이진 않는다. 어느 정도의 거리를 갖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교회나 목회자가 정치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각 정당의 주장하는 정강정책에 대해 어느 것이 더 하나님 나라의 원리에 맞는 것인지를 교회가 판단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교회가 이 세상과는 차별된 더 우월한 존재가치를 보이는 것이다. 세상이 실천할 수 없는 것들을 실천하며, 세상과 다른 교회됨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교회는 이 세상과 정치에 영향을 간접적으로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신학자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교회가 교회다울 때 세상은 그것을 보고 변화하게 된다고 하였다. 정치에 직접적인 참여를 하여 공연히 무리한 위치에 서기보다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어 세상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더 효과적인 사회참여 방법이라는 것이다.
 
요즈음 선거철을 맞아 교계 연합기관들이 한 정당을 지지하거나, 목회자들이 설교 시에 한 후보를 대놓고 언급함으로써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차제에 우리는 바르트의 입장을 다시 한 번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 세상의 어느 정당도 어느 후보도 하나님의 나라를 대신할 수는 없다. 모두 한계가 있는 주장들로서,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한 복음의 빛 아래서 이런 것들을 상대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하나님 외에 어느 누구도 우리의 구원자가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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