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자세

기다림의 자세

[ 사설 ] 대림절을 맞는 자세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1월 28일(수) 14:38
[사설]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러키 해안에서 배 한 척이 난파돼 1천여 명의 난민이 생겼을 때, 당국조차 대안을 내지 못하던 중 구세준 사관 조지프 맥피 정위가 오클랜드 부두로 달려가 주방에서 사용하던 큰 쇠솥을 들고 나와 거리에 내걸고, 그 위에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는 글귀를 붙임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정성을 모아 난민들은 따뜻한 스프를 먹을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전 세계 1백20여 개국에서 매년 성탄절이 가까워질 때마다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내 걸리고, 종소리는 지나는 이들의 사랑의 마음을 움직인다. 우리나라에서도 1928년 12월 15일 서울 명동 등 20여 곳에서 처음 자선냄비를 선보인 이래 매년 계속되어 오고 있는데, 최근에는 호응도가 다소 떨어져 목표액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한다.

'내 배 부를 때 배고픈 이를 생각하고, 내 등 따실 때 추운 이들을 기억하라'하시던 어르신들의 말씀이 점점 추워지는 요즘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때이다. 이제 우리는 예수께서 오신 성탄을 바라보면서 대림절에 들어서고 있다. '위로부터 임하시는 분을 기다리는 절기'라는 의미의 이 절기를 맞으면서, 우리는 2천년 전 예수께서 당신의 오신 목적을 선포하신 메시야 취임사로 읽으셨던 이사야서의 구절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눅 4:18-19).

점점 더 추워져 가고 있는 요즈음, 예수님의 제자 된 우리가 가장 힘을 기울여 노력해야 할 일이 과연 무엇인가? 망년회, 성탄축제, 음악회, 등등에 잊혀져 가는 소외된 이웃들, 하늘 아버지께서 가장 마음 아파하는 연약한 이들을 돌아보고 저들의 눈에서 눈물을 씻어주는 일이다. 한파가 몰아치는 거리에서 쪼그리고 잠을 청해야하는 노숙인들과 쉼터 노숙인들, 그리고 소외된 쪽방 거주자들과 함께 나누고 섬길 수 있는 진정한 벗이 되어 주는 일이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지엽적인 문제에 골몰하다가 사회적인 지탄을 받아왔다면, 이제 복음의 본령으로 돌아가서 세상을 따뜻하게 하고,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생명력 있는 사랑의 모습을 되찾아 가는 것이야말로 이 땅에 헐벗고 굶주린 이들, 약하고 소외받은 작은 이들을 위해 오신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절을 맞는 자세라 하겠다. 힘들 때일수록 십시일반 서로 사랑하고 함께 나누는 따뜻한 마음들을 기대해 본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