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교회를 개척하자

지금 교회를 개척하자

[ 목양칼럼 ] 지금 교회를 개척하자

이석형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1월 23일(금) 11:12

[목양칼럼]

나는 개척교회를 시작해 한 교회에서 30년째 섬기고 있다. 요즘엔 세 번째 예배당을 지어서 빈자리를 채우느라 분주하다. 동료 목사들과 현 한국교회를 말하다 보면 모두 비관적인 이야기뿐이다. 한 마디로 미래가 안 보인다. 걱정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래를 염려하는 부목사들에게 개척을 권유하지만 모두 불가능하다는 눈치다. "요즘 전도가 안 됩니다. 전도지를 받지도 않습니다. 심방을 하려고 해도 집에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면 나는 말한다. "젊었을 때 직업을 바꿔라. 희망이 없는 곳에 인생을 걸 필요가 있는가?"

그러나 내 생각엔 전도하여 교회 세우기가 지금이 최적기다. 시대마다 상황을 생각해 보자. 왜정시대 주기철 손양원 목사님이 목회하실 때, 고종황제 대원군시대, 네로황제 도미티안 시대, 사도행전 시대, 어느 때가 쉬운가?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지금은 매 맞고, 감옥 가고, 죽임을 당하지는 않는다. 그렇지 않은가?

필자는 서른 살 때 개척을 시작했고, 교수와 동료들은 "공부할 때 공부해야지 뭘 안다고 개척을 하느냐"고 눈총을 주었다.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러나 개척을 시작해 6개월 만에 50명이 모였고, 7년 만에 교회당을 짓고 입당할 때는 천여 명이 모였다. 소문을 들었는지 만나자는 사람도 많았고 찾아와 상담을 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데 개척을 하겠다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말은 돈 걱정이었다.
예배 처소 임대, 방송영상, 설비, 인테리어, 악기, 성구, 사택 이런 계산을 하니까 수억의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돈도 없고 도와준다는 사람도 없으니, 결국 돈이 없어 못 한다고 한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10장 9절, 마가복음 7장 8절, 누가복음 9장 3절에서 전도여행에 "지팡이나 배낭이나 양식이나 돈이나 두벌 옷도 가지지 말며 결코 소유를 갖지 말라"고 하셨다. 그런데 왜 우리는 반대로 하려 하는가?

사도행전에 전도자들이 어디를 갈 때 뭘 준비해 갔나? 저들이 선교지를 옮기는 것은 박해를 피해서였다. 매 맞고 옥에 갇히고 죽게 될 것 같아 피한 곳이 선교지다. 그런데 실패하지 않고 교회는 세워졌다. 그리고 교회는 자급자족하는 교회였다.

요즘의 자립대상교회니 미자립교회라는 말은 성경에도 없는 용어다. 전도자들은 순교는 당했어도 가난하게 살다 굶어죽었다는 말은 없다. 예수님의 이름을 전하면 그 이름 속에 모든 것이 다 담겨 있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교회의 모든 것을 준비했고 전도자의 의식주를 제공했다. 이것이 사도행전 전체의 이야기다.

대개 가게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가게터 임대, 비품, 인테리어, 간판, 상품구입, 그리고 손익분기점까지 먹고 살고 버틸 수 있는 돈이 필요한데 결국 돈이 없어서 못한다는 것이다.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의 생각과 목회하려는 사람의 생각이 같으면 상대를 가지 왜 신학을 했는가?

결국 고생하지 않고 가난하지도 않고 편안하게 잘 되는 길을 찾는다는 이야기인데, 세상에 그런 것은 없다. 예수님은 사랑하는 것들을 다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라고 하셨다.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가라. 내가 함께 가겠다." 모세에게도 그랬고 제자들에게도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함께 있겠다고 하셨다. 주님이 함께 하시면 모든 것이 다 있는 것 아닌가? 믿으면 가야 할 것이다.


이석형목사 / 밀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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