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회기 총회장 박위근목사 이임 대담

제96회기 총회장 박위근목사 이임 대담

[ 교단 ] 총회장 이임 대담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2년 09월 13일(목) 11:24
일시 및 장소 : 2012년 8월 31일 10시 30분 총회장실
대담 및 정리 : 안홍철 편집국장
사진 : 장창일 기자
 
   
안홍철 국장 : 총회장님께서 부총회장과 총회장으로 총회를 섬기신 지난 2년여 기간은 유럽의 경제 위기 속에서 전세계 국가와 사회가 정치, 경제, 도덕적 혼란을 맞은 시대였습니다. 교회 안팎에 어려움이 많았던 시기에 총회 주제를 '그리스도인,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정하시고 총회장으로서 총회와 한국교회 그리고 세계교회를 한 해 동안 섬겨 오신 감회가 남다르시리라고 봅니다. 이제 이임에 앞서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박위근 총회장 : 저 같이 부족한 사람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부총회장 1년, 총회장 1년, 지난 2년 동안 총회를 섬길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만한 자격이 있어서 총회를 섬기게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부총회장 사역을 시작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추호의 변함도 없습니다. 질문하신 것처럼 지난 2년은 전 세계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는 물론 도덕적으로도 큰 혼란의 시기였습니다. 무엇보다도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거센 도전의 물결이 밀려온 시기였습니다. 눈코 뜰 수 없이 많은 일들이 밀려온 시기였습니다.
 
이런 시기에 가장 부족한 사람이 부총회장으로, 총회장으로 총회를 통하여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선배 총회장님께서도 그러하셨거니와 저도 35년 동안 섬겨오고 있는 교회의 목회와 총회 섬김을 병행하자니 참으로 힘든 시기였습니다. 돌이켜 보면서 제가 스스로 하나님께서 제게 맡겨주신 일들을 감당한 것이 전혀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부족한 저를 불러 쓰신 하나님께서 언제 어디서나 저를 붙들어 주셨고, 저를 인도해 주셨습니다. 저는 심히 부족했으나 하나님께서는 저 같은 사람일망정 들어 쓰셔서 하나님의 일을 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저와 함께 총회를 섬겨 오신 임원 여러분들은 물론 사무총장을 비롯한 총회 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릴 뿐입니다.
 
안 국장 : 총회장님께서 총회 주제를 '그리스도인,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정하신 것에 대해 취임 대담에서 "오늘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사회로부터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고,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답지 못하다는 것 때문에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고 있는바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되지 못하는 한 세상으로부터 칭찬 듣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는 길이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주제를 정했다"고 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번 회기에 소금과 빛의 사역 혹은 성과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박 총회장 : 저는 '그리스도인,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는 주제로 제96회 총회를 섬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게 허락해 주신 임무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주제를 내걸게 되었던 것은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고 있는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현실을 놓고 오래 동안 기도하면서 고민해 오던 중에 교회가 교회다워지게 되고,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다워지는 길밖에는 다른 대답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리스도인,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는 주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조금은 진부하다는 느낌이 드는 주제였으나 교회나 그리스도인들이 기본에 충실하지 못해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주제를 선택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일이 교회나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사명이기는 하지만, 이보다 어려운 과제도 없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해 왔습니다. 우선 저부터라도 그렇게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되기를 원했으나 이 또한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도우심이 없이는 안 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96회기 총회로부터 시작한 이 일에 싹이 나고 열매를 맺을 수 하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일일 뿐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안 국장 : 네, 다가오는 제97회 총회 주제가 '그리스도인, 작은 이들의 벗'으로 정해지고 가난한 자, 다음세대, 북한동포, 다문화 가정의 벗이 되겠다고 한 것을 보면 소금과 빛의 열매가 다음 회기엔 맺어질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금년은 한국교회 내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면서, 특별히 한기총이 본 교단이 규정한 이단세력과 함께 손을 잡는 사태가 발생하여 이에 문제를 제기한 교단들이 새로운 한국교회 연합체인 한국교회연합을 출범시켰습니다. 그런가 하면 (재)한국찬송가공회 문제, 연세대학교 사유화 문제 등 향후 한국교회 연합운동에 대한 방향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박 총회장 : 지난 한 해는 한국교회 안에 숱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우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대표회장을 선거하는 일로 큰 고통을 한국교회에 준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어느 교단 어떤 인물이 대표회장이 되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단 세력이 한기총 안에 들어옴으로써 생긴 일이었습니다. 이 일로 많은 교단의 총회장을 비롯한 대표들이 수 없이 모임을 가졌고, 마침내 '한국교회연합'을 출범시켰습니다. 저로서는 끝까지 한기총을 탈퇴한다거나, 혹은 한기총에 행정을 보류하는 일이 없기를 바랐습니다만, 어쩔 수 없이 한기총에는 행정을 보류하고 '한국교회연합'의 태동에 참여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루 속히 한국교회가 하나 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지난 한 해 동안은 한국찬송가공회 문제, 연세대학교 사유화 문제, 양화진 외국인묘지 문제 등 수많은 문제와 씨름했던 한 해였습니다. 이 모든 문제는 우리 총회가 앞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모든 일에 개인적으로나 교단적인 욕심을 버리고 하나님의 영광과 한국교회의 내일을 위하는 마음으로 임하게 되면 멀지 아니하여 모든 문제가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통하여 원만하게 풀려지리라 믿습니다. 
 
안 국장 : 욕심을 버리고 하나님이 영광과 한국교회의 미래를 생각하는 망ㅁ으로 임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총회장님께선 이번 회기 중 12개 지역별 심포지엄을 비롯한 총회 창립 100주년 기념대회, 교회자립사업, 교단장기발전연구, 생명살리기 운동의 마무리, WCC 제10차 총회 준비 등에 주력하셨습니다. 특히 재임 중 공주원로원 문제를 해결하셔서 감회가 남다르시리라 생각되어집니다. 한 회기 동안 여러 사업들을 통해 느끼신 점들을 말씀해 주십시오.
 
박 총회장 : 올 해는 총회창립10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입니다. 그래서 한 회기 동안 12개 지역에서 총회창립100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고, 각 지역에서 자립대상교회의 목회자를 초청하여 선교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계속해 온 생명살리기운동을 마무리하는 일을 하였으며, 2013년에 부산에서 개최되는 WCC 제10차 총회를 준비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 외에도 총회창립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출판물을 발간하였으며, 교단장기발전을 위한 다양한 과제를 찾아내고, 나름대로 그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파산 직전에 이르렀던 공주원로원 문제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노력한 오정호 부총회장을 통하여 해결된 일을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일을 위하여 기도해 주신 전국 교회 교우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안 국장 : 돌아보면 참 감격스럽고 보람된 일들이 많으셨지만 아직도 강북제일교회 사태, 연금재단 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대책, 한기총과 한교연 관계, 양화진 문제의 해결 등 각종 송사와 연합기관의 리더십 등 남겨진 현안들이 많습니다. 이제 이임하시면서 새 임기를 출발하는 임원들과 총회와 교회를 섬기는 사역자들에게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박 총회장 : 저는 96회 총회가 해결해야 할 어려운 과제들을 말끔히 해결한 후 차기 총회장과 임원들에게 총회의 업무를 인계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숱한 난제들이 있어서 마음이 여간 무겁지 않습니다. 이 문제들은 차기 총회장과 임원들이 열심히 기도하면서 풀어나가기만 한다면 머지 아니하여 잘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강북제일교회 문제, 연금재단 문제, 교회연합사업에 관한 다양한 과제 등은 제97회 총회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사무엘이 고백했거니와 저도 총회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짓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안 국장 : 총회장님께서는 평생을 목회자로 사역해 오셨습니다. 오직 말씀에 충실한 설교를 통해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서 말씀을 전하시는 남다른 신앙의 여정을 걸어오셨는데 이제 이임 후에 연말엔 총회 법에 따라 은퇴하시게 되는데 남은 목회 사역과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 남은 생애에 이루시고자 하는 바람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십시오.
 
박 총회장 : 저는 9월 17일에 총회장으로서의 사역을 마치게 됩니다. 그리고 금년 연말에는 목회자로서 정년은퇴를 하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요즈음 자주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서 저를 목회자로 불러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새삼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목사가 될 만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저를 불러 세워주시고 써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제가 맡아온 모든 일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있습니다. 은퇴 후에는 모든 일에서 물러나서 조용히 기도하면서 살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는 평생 제대로 목회하지 못하면서도 제 가족을 돌아보는 일에 소홀했다는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은퇴한 후에는 아내와 함께 연로하신 어머니는 물론, 자녀 손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을 보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를 위하여 기도해 주시고, 여러 모양으로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이 지면을 빌어 감사드립니다. 특히 한국기독공보사의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안 국장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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