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육지비전여행 실시한 제주 납읍교회

10년간 육지비전여행 실시한 제주 납읍교회

[ 아름다운세상 ] 육지비전여행을 아시나요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2년 08월 27일(월) 11:45
[아름다운 세상]

   
▲ 제주도를 떠나기 직전 이번 여행의 참가자들과 박재홍목사 부부가 함께 촬영했다. 이들은 3박4일간 제주도 왕복 및 서울시내 주행을 포함해 총 1천5백km를 이동했다.

"목사님! 목사님! TV에 나오는 뉴스를 여기서 만든데요?"
 
서울 여의도, KBS 방송국의 뉴스제작 스튜디오가 꽉 찼다.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에서 온 납읍교회(박재홍목사 시무) 교회학교 학생들의 동심과 처음 나선 3박 4일 서울 나들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말이다.
 
자기 이름이 적힌 명찰을 목에 건 아이들은 실내가 갑갑한 듯 이리저리 뛰어다니거나 옆 친구들과 장난치기 바빴다. 조용했던 스튜디오가 그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미래의 아나운서 진가영씨, 뉴스제작 스튜디오 방문 소감을 말씀해 주시죠?" 납읍교회 박재홍목사의 부인 이영례씨가 뉴스 진행자 자리에 앉아 있는 가영(납읍초 5학년)이에게 물었다. "떨려요. 사모님, 저는 뉴스 앵커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연예인도 많이 만날거에요(웃음)"
 
아이들의 표정이 무척 밝았다. 흐린 데다 무더위를 식게 할 비까지 오는 날씨도 첫 서울 나들이에 나선 아이들의 설렘을 꺾진 못한 듯했다.
 
아이들에게 설렘의 기쁨과 여행의 아름다운 추억을 통해 꿈과 희망을 선물한 납읍교회 박재홍목사 부부, 지난 2002년도부터 제주 지역의 초등학생과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육지비전여행'을 실시해왔다. 10년을 훌쩍 넘겼다. 짧지 않은 세월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본 경험도 가지고 있다. 어느 여행사 가이드 못지않다. 서울 나들이 전문가가 다됐다.
 
   
납읍초등학교의 총 학생 수는 70여 명. 매년 10명 내외 어린이들이 서울 나들이에 참여했으니, 대부분 아이들이 납읍교회 비전여행에 참여한 셈이다. 비전여행은 인기 프로그램이 됐다. 참가비도 전액 무료다. 제주도 시골의 작은 교회, 납읍교회가 교회예산을 아끼고 아껴 경비를 후원하고 있다. 예산을 절감하고 아이들과 친밀감을 유지하기 위해 박재홍목사는 운전기사로, 박 목사 부인 이영례씨는 교사와 가이드로 아이들을 섬긴다. 부모 역할은 기본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목사 기사와 목사 부인 가이드가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20~23일, '2012년 납읍교회 어린이육지비전여행'이 진행됐다. 8명의 아이들이 참석했다. 제주항을 출발해 배편으로 전남 완도항에 도착한 일행은 오래되고 낡은 교회 차량을 이용해 육지 비전여행길에 올랐다. 아이들은 그래도 마냥 행복하다.
 
육지에서는 보기 드문 '제주' 차량 번호판을 가진 승합차로 서울까지의 왕복 거리와 시내주행을 포함해 총 1천5백km를 이동한다. 국토 대장정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제주부터 차량을 통해 전국을 누비는 이유가 있다.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박재홍목사는 "제주에는 철도 건널목이 없고, 육교도 없다. 지하철도 없고, 동물원도 없고, 강과 평야도 없다. 많은 어린이들은 제주도라는 큰 섬을 벗어나야만 육지 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며 "아이들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큰 꿈과 비전을 꿈꾸는 기회를 교회가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대전을 거쳐 서울 나들이에 나선 학생들은 국회의사당, KBS, 청와대, 경복궁, 롯데월드, 어린이대공원 등을 방문했다.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아이들은 차창 밖에 지나가는 모든 게 신기한 듯 계속 두리번린다.
 
주현(납읍초 5학년)이는 국회의사당 건물을 바라보면서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서울에 와본 적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부끄러운 듯 "아니요. 머리가 복잡해요. 너무 넓은 세상이에요. 차도 많고, 건물도 높아요. 서울 사람들 힘들겠어요"라고 대답했다.
 
   
KBS방송국을 찾은 후 원정(납읍초 4학년)이는 "서울에 왔더니 일기장에 적을 내용이 너무나 많아졌다. 방학숙제를 최고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목사님 사모님 정말 고맙습니다. 교회 열심히 다닐께요"라고 인사했다.
 
박재홍목사의 친구이며, 매년 어린이육지비전여행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 한정원집사(광현교회)도 박 목사 부부의 아름다운 사역에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KBS안전관리실의 시큐리티 직원들의 도움으로 진행된 방송국 방문이 아이들에게 더 큰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작은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며 "자신을 헌신하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친구 목사가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아이들의 비전여행에는 매년 박 목사 지인들의 후원과 협력도 힘을 보탰다. 과거 강남 타워팰리스에 거주하는 수서교회의 한 장로가 여행단을 초청해 잠자리를 제공한 적도 있다고.
 
박 목사는 "참 작은 사역이지만 그만 둘 수 없었다. 아이들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꿈을 꿔야 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아이들이 더 높고 더 넓은 곳에서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받는 큰 그릇이 되어 세상 곳곳에 행복바이러스를 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 목사 부부. 지난해에는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수도권대학탐방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합격 후에나 가볼 수 있는 대학교를 직접 방문하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대한민국과 한국교회의 다음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납읍교회와 담임목사 부부의 헌신적인 섬김과 아름다운 실천이 우리 아이들을 변함없이 방긋 미소짓게 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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