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현장의 다양성 기다림으로 극복

목회현장의 다양성 기다림으로 극복

[ 목양칼럼 ] 목회와 기다림

조주희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27일(금) 13:55

[목양칼럼]

목회라는 것이 너무나 다양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터라 세월이 흘러도 낯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교회 공동체를 다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곧 이어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고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다른 모습을 경험하게 된다. 목회자 자신도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교회도 변하고, 게다가 교회 공동체는 다양함을 품고 있으니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목회가 어렵다.
 
변하는 것이야 변화를 읽어 내야 하는 것이지만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이 있다. 그것은 다양성에 대한 이해다. 다양성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경험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성이 목회의 현장에서 분명하게 고려되고 인식되는 경우는 흔치 않은 듯하다. 모두가 나 같기 원하는 욕구가 훨씬 크다.
 
우선 다양성을 이런 방식으로 바꾸어 표현해보면 어떨까? '그 사람은 나처럼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사람은 나처럼 말하지 않을 수 있다', '그 사람은 나와 같은 환경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 사람은 나와 성별이 다르다', '그 사람은 나와 세대가 다르다', '그 사람은 나와는 다르게 자랐다', '그 사람은 나와 직업이 다르고 신분이 다르다', '그 사람은 생김새가 다르다'. 그래서 이렇게 결론내리는 것이다. '그 사람은 나 같지 않다.'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있을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다른 반응, 다른 마음, 다른 자세, 다른 방향 등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나열한 것같이 다를 수밖에 없는 수많은 표현들도 바꾸어 생각하면 서로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때는 생각을 맞추고, 방향을 맞추고, 손발을 맞추어야 할 때가 있다. 이런 상황이 오면 다름이라는 것이 다양성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답답함이라는 부정적인 생각과 비협조적이라는 안타까움으로 맘에 자리 잡게 된다. 그때마다 한 가지 필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기다림이다.
 
생각해보면 기다림에 대한 가장 탁월한 능력을 가지신 분은 예수님이시다. 베드로를 만났을 때 예수님은 베드로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고 말씀 하셨다. 그렇다고 베드로가 예수님을 만난 후에 6개월쯤 지났을 때 그런 사람이 된 것은 아니다. 세월이 지나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발을 닦아 주실 때 쯤 그런 사람이 된 것도 아니다. 심지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 후에도 그는 그런 사람이 되지 못했다. 세월의 흐름과 훈련은 베드로를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 간 것이지 그런 사람으로 찍어 내는 것은 아니었다. 베드로는 부활 후 성령강림 사건 때, 비로소 그런 사람으로 서게 되었다. 예수님은 그를 부르실 때 이때를 보셨고,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를 그때까지 기다려 주셨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베드로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고, 우리 부부의 이야기이고, 우리 가정의 이야기일 있다.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예수님께서는 얼마나 기다리셨을까? 마치 탕자를 기다리는 아버지처럼 말이다.
 
'나 같지 않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다림이다. 목회자가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그 뜻을 목회현장에서 펼쳐나가기 위해서 어쩌면 가장 필요한 영성은 기다림의 영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같지 않다'는 생각을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고 여기서 긍정적인 반응을 하고 생각으로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기다려 주는 것은 어쩌면 더 힘든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께서 목회를 더 풍성하게 하시고, 지혜롭게 하시고, 능력 있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배려일 수 있다.


조주희목사 / 성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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