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는 세상의 백합화 - 제25회 은퇴 목사회를 다녀와서

은퇴자는 세상의 백합화 - 제25회 은퇴 목사회를 다녀와서

[ 기고 ] 은퇴 목사회

양승억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14일(토) 10:48

독자투고

일 년에 한번 모이는 은퇴 목사회는 만남의 광장이다. 헤어졌던 동역 자들을 만나는 장소다.

너무나 행복한 만남이다. 서로 만나는 기쁨 때문에 잠을 설치면서 기다리는 만남이다. 거리가 아무리 멀고 힘들어도 동역자들과의 만남 때문에 만사를 제치고 찾아 간다.

만나면 첫째 인사가 건강에 대한 안부요 둘째는 아무게 목사님은 하늘나라에 가셨다는 문안이다. 이렇게 대화가 시작되면서 만남이 시작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만나는 동역 자들이 겉모습으로는 확인이 안된다는 점이다. 명찰을 보고서야 확인이 된다. 왜냐하면 그 동안 많이 늙으셔서 얼굴 표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전혀 알 수 없는 얼굴로 변해버렸다. 참으로 많이 늙었다.

늙은 동역자들을 볼 때에 내 자신도 놀랍게 늙었음을 확인해 본다. 이렇게 늙었을까? 세월은 막을 길이 없다. 유행하는 노래에 '고장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세월은 고장도 없다'는 말과 같이 시간과 세월은 멈추지 않고 오늘도 가고 있다. 이러한 세월 속에 인생도 가고 있다.

옛말에 마음이 변하면 죽는다고 했는데 세월 속에 인생은 변해 버렸다. 모두가 석양 오후 3시 혹은 5시에 서 있다. 주님이 부르시면 곧 가야할 위치에 서 있다.

학창시절,꿈 많던 씩씩한 모습,목회할 때에 왕성했던 활기찬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주름살로 얼룩진 얼굴에 하얀 백발은 지금까지 살아온 목회의 인생 드라마를 본 것 같다.

그러나 이들이 있었기에 한국교회가 세워졌고 세계를 향한 선교가 펼쳐지며 대한민국이 축복받았다. 대한민국이 세계의 열강 가운데 우뚝 서도록 주춧돌이 되었다. 그러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에 알려졌다. 이것으로 감사하자. 헛되이 살지 않았음을 자부하자.

인생은 살아가는 모습이 하나의 드라마와 같다.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온다. 은퇴자는 마지막 드라마의 장면에 촬영 중이다. '어떻게 끝이 나느냐?'에 따라서 흥미가 있고 시청자들의 시청률을 높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한국교회가 성장,발전,할 수 있는 배경이 은퇴자의 마지막 드라마에 달려 있다. 부디 곱게 늙고 그리스도의 향기를 많이 뿌렸으면 한다. 많은 사람들이 구원을 받았으면 한다.

은퇴자는 세상에 백합화가 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아직도 혈기가 남아 있는 분들이 있다. 이제는 온유해야 할 때가 아닌가? 긍휼을 베풀 때가 아닌가? 천국을 사모하고 주님을 만날 기약을 고대하면서 조용히 살았으면 한다.

지금 우리는 석양에 있다. 언제 해가 넘어 갈런지 모른다. 내년 총회 때에는 조용히 모이고 감사하게 모이며 행복하게 만났다가 온유한 마음으로 헤어졌으면 한다. 특히 초청하여 주신 교회에 감사하며 온유한 덕을 남겼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양승억/순서노회 은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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