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단에 바란다

단기선교단에 바란다

[ 논설위원 칼럼 ] 단기선교단

허원구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09일(월) 16:50

논설위원 칼럼

단기선교의 계절이 열렸다. 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는 단기선교가 왠만한 교회의 연중행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국제공항이 단기선교를 떠나는 여러 교회의 로고를 붙인 성도들로 북적되는 풍경은 이제 그리 낯설지 않는 풍경이 되었다. 그러나 이런 단기선교의 열풍과 함께 들려오는 부정적인 소식도 적지않다. 교회가 주도권을 쥐고 단기선교를 진행함으로 현지선교사들에게 많은 부담을 안겨주고 오히려 선교의 걸림돌이 되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선교금지국가에 가서 한국식으로 노방전도 하다가 그것이 문제가 되어 현지 선교사가 추방된 사건이라든지 가지고 간 선물을 잘못 나눠 주어 오히려 선교단이 떠난 후에 현지교회에 갈등을 야기시키는 일등이 자주 발생한다.

준비없이 하는 즉흥적인 선심성 선교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떠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기도하는 중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교회는 준비하는 과정에서 은혜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철저히 현지 선교사가 원하는대로 프로그램을 짜고 진행해야 한다. 선교사가 요구하는 현지에 맞는 사역을 준비해야 한다. 단기선교단이 떠난 후에도 계속해서 연결될 수 있는 사역들을 계발해야 한다.

선교지에 도착하면 그야말로 단기 선교사가 되어야 한다. 자기 기분대로 들떠서 사역하지 말고 현지 선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사역하라. 생색이 나지 않더라도 가지고 간 선물은 현지의 방식대로 전달되도록 맡기라. 거지 동냥하는 모습으로 나누어 주어 현지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는 안된다. 가난해도 의외로 자존심이 강한 민족이 많다. 이 모든 일에 지금까지 사역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현지에 남아 사역할 선교사들의 사역 방식을 존중해 주라. 현지 선교사를 현지 가이드 정도로 생각하지 말고 단기선교 기간 동안에 단기선교단의 최고 리더로 세우고 기꺼이 순종하고 도우며 따라야 한다.

필자가 선교사로 있을 때 자기들의 방식대로 고집하며 전혀 현지에 맞지않는 사역을 하겠다고 필자를 욱박 질렀던 한 단기선교단의 기억이 지금도 남아 있다. 얼마 동안의 갈등 뒤에 그들은 그들의 잘못을 깨닫고 필자가 요구하는 사역을 위해 겸손히 지붕으로 올라가 페인트를 칠하는 순종을 보여 주었다.

단기선교는 한 교회가 선교지에서 벌이는 공연(performence)이 아니다. 화려하고 감동적인 연주처럼 사역을 펼쳐 나가서는 안된다. 소박하고 빛이 나지 않아도 현지에 맞고 선교사에게 도움이 되는 선교,단기 선교단이 떠난 뒤에도 오래도록 기억되고 남는 선교를 해야만 한다.

단기선교에 있어서 더 중요한 것은 단기선교가 끝나고 돌아온 뒤의 일이다. 단기선교를 떠나기 전에 미리 준비하며 은혜를 받고 선교현지에서 사역하면서 은혜를 받았던 것처럼 돌아온 뒤에도 그 은혜가 계속해서 유지되게 해야 한다.

필자가 목회하는 산성교회에서 지난 2월에 26명의 단기선교단이 중미 니카라과에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현지선교사가 원하는대로 모든 준비를 했고 사역에 임했다. 목회자 세미나와 섬김사역,교사강습회,전도,만명 이상 모이는 대중전도집회 등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더 좋은 일은 돌아온 뒤에 있었다. 함께 모여 같이 은혜를 나누고 기도하는 가운데 아직도 선교의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또 하나의 교회를 더 개척하자고 기도하면서 벌써 건축헌금을 모으고 있다. 이렇듯 선교의 불이 꺼지지 않고 계속해서 부흥의 불길이 타오르게 하는 역할을 단기 선교가 감당하고 있다. 단기선교가 교회부흥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올 여름에도 복음 들고 산을 넘으며 땀 흘리고 씨를 뿌리며 좋은 소식을 전하기 위해 떠나 갈 모든 단기 선교단 위에 성령님의 넘치는 기름 부으심이 함께 하시길 빈다.


허원구목사 / 산성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