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친절

목회자의 친절

[ 목양칼럼 ] 목양칼럼

최원탁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6월 25일(월) 11:37

어느해 여름 해 질 무렵에 집사님 한분이 산에서 황소를 잃어 버렸는데 찾아 달라고 왔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담임목사에게 소를 찾아 달라는 것은 너무 무례한 요구이며 상식에 어긋난 것 같았기 때문에 매우 불쾌했다. 그래서 불친절하게 대하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집사님이 돌아가신 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양을 위한 목자로서 인격이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구나' 생각하고 몹시 후회스러웠다. 서둘러 몇몇 집사님을 불러서 등불을 준비해 들고 소를 잃어버렸다는 산으로 올라갔다. 이곳저곳을 헤매며 소를 찾았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한참 동안 산속을 헤집고 다니는데 "목사님 소를 찾았으니 하산하시기 바랍니다. 소를 찾았습니다"라는 마을 이장이 알리는 엠프 소리를 듣고 산에서 내려왔던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을 통해 친절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목회자는 어떤 경우, 어떤 상황에서든지 불친철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마음속 깊이 새겼다.
 
친절은 할 수 있는 대로 다른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해 성의를 보이며 따뜻한 마음으로 예를 갖추는 것이다. 또 어떤 경우에나 우호적이며, 다정하며, 존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상대하여야 한다. 위대한 사랑을 실천했던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끊임없는 친절은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으며, 태양이 얼음을 녹이는 것처럼, 친절은 오해와 불신, 시기와 질투, 반목과 적대감을 녹여 없앤다"라고 했다.
 
목회는 혼자 하는 사역이 아니라 서로의 관계 속에서 상호성을 가지고 행하는 사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목회란 친절이 필수적인 요소다. 친철이란 배려함으로 사랑하는 것이며 상대방을 존귀히 받드는 자율적인 마음이다. 남에게 의존하거나 다른 사람에 의해 행동하지 않고 스스로에 의해 자신을 희생하며 베푸는 따뜻한 마음이다. 그러므로 친절은 상호간에 효율성 있는 인간관계를 형성케 할 뿐만 아니라 상대로 더욱 존중히 여기며 전폭적으로 배려하는 행동을 하게 한다. 사람됨의 가치를 측정하고 사람의 행동 양식을 결정짓고,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드는 기준은 친절에서 결정된다. 꿈은 과거의 업적이 아니라 미래의 희망을 반영하고, 친절은 현재의 삶에서 새로운 관계로서 미래를 열어가는 재산인 것이다. 친절은 목회현장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좁혀주고, 상호 공통점을 찾게해주고, 각자의 특성을 유지해 주면서 하나됨의 공동체를 형성해 가는데 교량 역할을 한다.
 
목회 현장에서의 친절은 개인의 존재가 무시되지 않도록 하는 보증 역할을 하며 희망 있는자와 절망하는자, 연결된 자와 단절된 자, 포함된 자와 배제된 자, 인정받은 자와 인정받지못한 자, 부요한 자와 가난한 자, 힘있는 자와 힘없는 자, 사랑하는 자와 미워하는 자 사이의 격차를 줄여주는 소중한 역할을 한다. 친절은 목회 현장의 비타민이라 할 수 있다. 친절한 사람은 악한 것을 선한 것으로, 딱딱함을 부드러움으로, 짜증스러움을 웃음으로 바꾸어 놓고, 불친절한 사람은 선을 악으로, 사랑을 미움으로, 따뜻함을 냉랭함으로, 기쁨을 슬픔으로 바꾸어 놓는다. 친절한 사람은 꼭 해야 할 말과 행동을 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으로 용기를 북돋아 주지만 불친절한 사람은 해서는 안 될 말과 행동으로 의욕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친절한 사람은 손해가 발생하여도 친절하기를 멈추지 않으며,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으로 거뜬히 사명을 완수해 낸다.
 
목회현장에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것은 친절이다. 친절은 경쟁력이며 힘이며 재산이다. 친절은 고갈되지 않는 자원이며 삶을 풍요롭게 하는 요소다. 친절은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바로미터이다.

최원탁목사/전주 현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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