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에 대한 감사

희생에 대한 감사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 칼럼

김형태박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6월 12일(화) 16:13

이글을 읽고 계신 독자께서는 며칠 전 현충일 아침에 대문이나 베란다 앞에 조기(弔旗)를 게양했었는가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우리 한국인에게 6월은 평범한 달이 아니라 호국영령의 희생을 생각하며 가무를 삼가고 근신하며 보내야 되는 특별한 달이다.
 
금년은 6ㆍ25 한국전쟁(1950.6.25-1953.7.27)이 일어난지 62년이 되는 해이다. 전쟁을 겪은 나라로서 보훈 정신의 선양으로 희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달이다. 한국전에서 대한민국의 손실은 전사자 41만5천4명을 포함해 총 1백31만2천8백36명의 희생자를 냈고 경제적 손실로 인해 세계에서 최빈국으로 전락했었다.
 
어디 한국 뿐이랴? 참전 16개국과 의료지원국 5개국, 물자지원국 40개국과 전후 복구지원국 7개국으로 총 68개국이 직ㆍ간접으로 우리를 도와준 국제적 은혜의 사건이었다. 워싱턴 D.C에 가면 포토막강과 백악관 중간에 한국전쟁기념공원이 있다. 공원 입구에는 "자유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란 글과 함께 한국전에서 희생된 미국인의 숫자가 적혀있다. 전사자 5만4천2백46명(UN군:62만8천8백33명) 실종 8천1백77명(UN군:47만2백67명), 포로 7천1백40명(UN군:9만2천9백70명) 부상자 10만3천2백84명(UN군:1백6만4천4백53명)이다. 그리고 공원 중앙에는 "우리 미합중국은 조국의 부름을 받고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국민과 알지도 못하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우리의 아들, 딸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Our nation honors her sons and daughters who answered the call to defend a country they never knew, and a people they never met)"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우리 인간에겐 단 하나의 생명 밖에 없다. 그래서 요한사도는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다.(요 15:13)고 가르쳐준 것이다. 신앙에는 국적이 없지만 신앙인은 국적이 있다. 우리들은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해준 여권을 가져야 세계로 나갈 수 있다. "국가가 없으면 야구도 못한다"는 원로 감독이 있었지만 어디 야구뿐이랴? 공부도, 목회도, 산업도 불가능한 것이다. 월남 패망 후 보트피플로 각국을 유리방황하는 것을 보지 않았던가! 조국을 위해 희생한 자들에게 감사하자.
 
한남대학교에는 참전 16개국과 의료 지원 5개국의 국기와 태극기 및 UN기가 연중 게양돼 있는 UN 기념 공원이 조성돼 있어 애국교육의 현장으로 삼고 있다. 매년 6월 1일이면 교수ㆍ직원ㆍ학생ㆍROTC후보생이 버스 4대에 분승해 현충원(국립묘지)을 참배하고 장교묘역과 사병묘역의 대청소를 실시한다. 현충일을 전후해 6ㆍ25사진 전시회와 적침투장비전시회 및 찐감자로 6ㆍ25 식사체험을 하며 6ㆍ25당일엔 보훈병원을 찾아 6ㆍ25전상자, 월남전 전상자, 고엽제 피해자와 기타 공상자들을 위문하며 감사드리는 행사를 갖는다. 입학식과 졸업식 등 대학의 공식 행사에선 정중하게 애국가를 4절까지 합창한다. 우리 대학에선 "애국가는 시간관계상 1절만 부르겠습니다"란 말이 없다. 수많은 애국지사, 열사, 의사들의 희생기록을 가르치고 배우며 참전국 대사들에게 감사 편지를 써왔으며, 참전 16개국 학생들에게 UN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추상적 개념인 애국을 구체적 행위로 실천하자. '애국'은 국토를 아끼고 국민을 사랑하며 국법을 준수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내 집 주변부터 깨끗이 쓸고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자.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따뜻한 말로 인사하고 거짓말을 삼가자. 횡단보도에서 교통신호부터 정확히 지키자. 이것이 곧 국토 보존, 국민사랑, 국법준수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 1천년 역사를 가리켜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켈트인 또는 게르만인보다 못하고 기술은 에트루디안 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선 카르타고인보다 못했지만 거대제국을 유지했던 비결은 바로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때문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형태박사 / 한남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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