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의 수학

이혼의 수학

[ 데스크창 ] 데스크창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2년 05월 09일(수) 10:39
워싱턴 주립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존 고트먼(John Gottman) 박사는 감정을 기반으로 한 부부와 부모-자녀 관계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입니다. 그의 연구 결과는 NBC,ABC,BBC,'오프라 윈프리 쇼','뉴스위크' '타임' 같은 유수한 매체에 여러 차례 소개되었습니다. 그가 개발한 '감정 코치'라는 신교육 개념은 몇 년 전 국내 모 공중파 방송에서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로 소개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는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수학을 전공한 뒤 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특이한 이력의 사회심리학자입니다. 부부생활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어려움과 위기를 상담해주고 화목한 가정으로 이끄는 것이 그의 주전공인데,그가 여느 부부상담가와 다른 점은 수학 전공자답게 수학적으로 부부관계를 진단하고 이혼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입니다.
 
그는 지난 20년간 자신이 분석한 부부관계를 정리해 '결혼의 수학'(The Mathematics of Marriage,2002)이란 책을 써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본래 이 책의 제목은 '이혼의 수학'으로 하려 했으나 출간 직전에 제목이 바뀌었답니다. 그는 한 시간 동안 남편과 아내가 나눈 대화만 분석해도 그 부부가 15년 뒤에 여전히 부부 관계를 유지할지,아니면 이혼을 하게 될지 여부를 95% 신뢰수준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먼저 결혼생활을 오래 지속하는 부부를 관찰해보면,서로 대화할 때 상대에 대한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의 비율이 최소 5대 1이었으며 15년 내 이혼하게 되는 불행한 부부들은 부정적 감정의 비율이 40%가 넘었습니다. 불행한 부부들은 대화 중에 방어적 자세,의도적 회피,냉소,경멸 등이 대화의 내용이나 표정에서 자주 발견됐습니다. 고트먼 박사는 그중에서 가장 심각한 요소는 '경멸'이라고 강조합니다. 두번 이상 눈알을 빠르게 굴린다거나,어처구니 없다는 식의 표정을 짓거나,무시하는 말을 내뱉는 등 상대방에게 경멸의 감정을 보일 경우,이혼행 급행열차를 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경멸은 혐오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혐오나 경멸은 상대를 완전히 거부하고 배제하는 행위로 연장됩니다.
 
그는 오히려 '노골적인 적대감'을 나타내거나 화를 자주 드러내는 부부는 티격태격할지라도 이혼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부부 갈등이 심화되는 것은 부부간에 문제가 된 대화 내용 자체보다도 그런 대화를 나눌 때 부부가 보이는 태도 때문 이라는 것이죠. 대화 내용도 중요하지만,대화 태도는 그들의 내면적 관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겁니다. 불행한 부부들은 유머러스하게 대화하는 법을 잘 몰라 사소한 말다툼을 심각한 싸움으로 치닫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에게서 취하신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자 아담은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에 살이라"고 사랑을 고백합니다. 남자는 여자가 없으면 미완성입니다. 여자 역시 남자가 사랑하고 보호해야 하는 존재이며 둘은 서로 돕는 배필입니다.
 
여러분은 부부 간에 어떤 방식으로 말을 걸고,대화를 하며,말다툼을 하십니까?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하셨는데 말다툼도 경멸이 아닌 '사랑의 눈동자'로 할 순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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