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전염병

사랑이란 전염병

[ 데스크창 ] 데스크창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2년 04월 25일(수) 11:01
한 주 전 지방 출장 후 그 지역 맛집에서 귀한 음식을 대접받고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튿날 배탈이 나서 며칠 고생을 했습니다. 생고기라는 음식을 먹었는데 귀경 길에 갈증이 나서 찬 우유를 마셨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알고보니 두 음식은 상극이라는군요. 조금 나아지는가 싶더니 또 탈이 나서 이번엔 며칠째 금식하며 병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병 명은 이른바 과민성 대장증후군입니다. 담당의께서 기름진 것,매운 것,찬 것은 금물이라며 탈수 방지를 위해 끓인 물을 계속 마시라 하시더군요. 그런데 이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주원인이 스트레스라며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푹 쉬라고 충고하셨습니다.
 
사실,만 병의 근원은 마음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982년 미국 보스턴의 한 병원에 뇌암에 걸린 소년이 있었습니다. 이름은 숀 버틀러,나이는 일곱 살. 숀은 의사로부터 '회생 불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야구광인 숀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런타자 스테플턴의 열렬한 팬이었습니다.
 
숀의 아버지는 스테플턴에게 편지 한 통을 보냅니다. "내 아들 숀은 지금 뇌암으로 죽어가고 있다. 당신의 열렬한 팬이 마지막으로 당신을 한번 보기를 원한다"는 절박한 내용이었습니다. 편지를 받아 본 스테플턴은 숀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합니다.
 
스테플턴의 등장에 병원은 술렁였고 숀은 기뻐하며 반갑게 야구영웅을 맞았습니다. 스테플턴은 숀의 손을 잡고 "숀,내일 너를 위해 멋진 홈런을 날려주마. 희망을 버리지 마라!"고 말하며 새끼 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합니다.
 
이튿날 스테플턴은 숀과의 약속을 지켜 홈런을 칩니다. 숀은 병상에서 환호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숀의 병세가 회복 기미를 보였고 5개월 후에는 암세포가 말끔히 사라져 마침내 퇴원하게 됩니다. 미국 언론들은 이 사실을 연일 대서 특필하였습니다.
 
이것은 숀에게만 일어난 기적이 아니라,하바드대학교의 심리학 교수팀의 '사랑이란 감정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제하의 연구에서도 밝혀졌고 버틀리대학교의 하커 앤 캘트너 교수팀에 의한 '뒤셍 스마일' 연구에서도 밝혀진 것으로 "사랑과 기쁨이 인체에 면역력 생성을 돕고 인생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게 한다"는 겁니다. 최근엔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의 '회복탄력성(원제:Drive)'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가장 무서운 질병은 절망입니다. 사랑과 희망이 최고의 치료제입니다.
 
요즘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번화가에 가면 피켓을 들고 있는 젊은이들을 심심찮게 만나게 됩니다. '프리 허그(Free Hug)'라는 캠페인을 하는 이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선 2006년 호주의 후안 만(Juan Mann)이란 젊은이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이 소개되면서 확산됐습니다. 이 동영상은 바쁜 길거리를 지나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서로 포옹을 통해 큰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으며,그 포옹이 전염되듯 점차 확산되는 모습과, 나중에는 공공장소에서의 포옹을 만류하던 경찰들까지 포옹에 동참하게 되는 부분에서 감동이 넘쳐납니다. 사랑은 전염되는 감정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우리는 또 다시 지역과 계층 간의 갈등구도를 여실히 체감했습니다. 앞으로 후손들에게 물려줄 우리 한반도는 빨간색,노란색이 아니라 사랑색으로 가득차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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