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서 배우는 겸손

흙에서 배우는 겸손

[ 데스크창 ]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2년 04월 10일(화) 19:13

이 시대는 소통의 시대입니다. 소통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겸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겸손은 남을 '나보다 낮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낫게 여기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이죠. 결국 소통이란,'역지사지(易地思之)' 즉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서로를 인정하면 저절로 되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영어로 겸손은 '휴밀리티(humility)'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라틴어로 '흙'을 뜻하는 '휴무스(humus)'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흙을 빚어 인류를 창조하셨습니다. 흙은 사람이 버린 온갖 오폐물을 수용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썩혀서 거름을 만들고 식물이 자라도록 합니다. 흙은 결코 자신을 뽐내거나 자랑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인류를 창조하실 때 흙을 사용하신 것은 사람이 흙의 본성을 닮으라는 것 아닐까요? 본래 겸손한 존재로 만들어 주신거죠.
 
겸손은 또한 내가 먼저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먼저 듣는 것입니다. 말을 먼저 하면 '대결'이 되고,먼저 말을 들으면 '대화'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옛 격언에 입은 하나인데 귀가 두 개인 것은 '한 번 말하고 두 번 들으라'는 뜻이라 합니다. 상대방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상대에 대하여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ㆍ고정관념을 갖지 말고 항상 선의를 가지고 대하면 소통은 물 흐르듯 술술 풀릴 것입니다. 주간 신문의 특성상 독자들께서 이번 신문을 받아볼 무렵엔 총선이 끝났을 겁니다. 어떤 분은 본인이 선택한 후보가 당선됐을 것이고 어떤 분은 지지했던 후보가 낙선되어 선거 결과에 불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총선에 당선된 선량들은 당선소감을 통해 대부분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들 말합니다. 정말,모두 초심을 잃지 말고 앞으로 임기 동안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섬기고 봉사하시기를 빕니다. 선거 유세 기간 동안 유권자들에게 머리 숙여 절하며 한 표를 호소했던 그 진심과 겸손을 잃지 않으면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낙선하신 분들 역시 초심과 겸손함을 잃지 않으신다면 해당 지역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4년 후에는 당선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데 이 초심을 지킨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일단 국회에 입성하고 나면 당리당략 때문에 싸우느라 서민을 위한 민생법안은 본체만체하기 일쑤입니다. 참 이상한 것은 자신들의 세비 인상이나 자신들의 복지후생과 관련된 법안을 통과시킬 땐 어쩌면 그토록 여야가 단합을 잘할까요?
 
그런가 하면 비리정치인들 대부분은 '잠시 소나기만 피하자'는 식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나서 이내 사면되곤 합니다. 총리,장관 후보 등 많은 위정자들은 선임 직전 인사 청문회를 합니다. 그런데 번번히 부동산투기,자녀들의 병역기피,위장전입,탈세 등으로 낙마하는 것을 보게됩니다. 그 분들 모두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 봉사하겠다는 애국심에 가득차 정치를 시작했을 것이고 무엇보다 겸허하게 국민을 섬기겠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쳤던 분들입니다.
 
그러나 권력이 그들을 변하게 하는걸까요? 아니면 초심을 잃고 욕심이 생긴 걸까요? 새롭게 여의도로 출근하시게 된 의원님들 중 상당수는 기독교인일 것입니다. 부디 그분들 만이라도 위로는 하나님과 좌우로는 국민과 소통하시기를,하여 겸손함으로 무장하시고 경천(敬天) 애국(愛國) 애인(愛人)을 실현하시길 바랍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