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리에서 만나자

갈릴리에서 만나자

[ 데스크창 ] 데스크창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2년 04월 03일(화) 16:59
오래 전 성지순례 중 예루살렘에 있는 무덤정원교회를 가 보았습니다. 그 곳은 본래 아리마대 요셉의 소유였던 무덤이 있는 곳이지요.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시신을 뉘였던 곳이지만 현재는 빈 무덤입니다. 무덤 입구를 막아 봉인했던 돌이 굴러간 자리엔 목재 문을 달아놓았고 거기엔 "He is not here, for he is risen(그는 살아났기에 이 곳에 안계시다)"는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기독교는 부활의 종교입니다. 만일 예수님이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이 땅에 기독교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처형당하실 때 제자들은 절망 가운데 뿔뿔히 흩어졌습니다. 베드로는 세 번씩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했고,다른 두 제자는 엠마오로 떠났으며,또 다른 이들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사람낚는 일을 그만 두고 고기잡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더러는 어두컴컴한 다락방에 숨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제자들이 예수님의 부활소식을 듣고 갈릴리로 다시 모여들었고,실제로 부활의 예수님을 만난 뒤 삶이 변화됐습니다. 돌로 막은 어두운 무덤 속 같은 절망을 박차고 일어선 것입니다. "세상 끝 날까지 항상 함께 하신다"는 약속에 힘입어 제자들은 세상 끝으로 향했습니다. 이때부터 선교가 시작되었고 교회가 세워져 사도행전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을 역사적 사건으로 믿고 고백하는 데 있습니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말하면서 예언자들을 통해 계속하여 거듭 예언해온 '성경대로' 이뤄진 성취 사건으로 고백하고 있습니다(고전 15:3~4). 예수님이 부활하시기 전날 밤은 유월절 밤이였습니다. 유월절은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의 노예생활을 청산하고 출애굽한 날입니다. 이 밤,주님은 '어둠에서 빛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다시 살아나셔서 우리에게 부활의 아침을 선물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지구촌은 지금 불안과 두려움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인종 간의 갈등과 테러가 자행되고 있고,천재지변으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죽어갑니다. 빈부의 격차가 날로 심각하게 증가하고 극도의 개인주의가 사회를 황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생명공학의 발달은 유전자의 조작과 생명복제로 인해 생명윤리의 기반을 흔들고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는 바벨탑을 쌓고 있습니다. 성차별과 인권침해,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젊은이들의 정신적 혼란과 허무주의가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생태계의 파괴는 지구온난화,환경오염을 야기시키고 급기야 생명체의 멸종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죄와 사망,질병과 고통,불의와 억압,전쟁과 폭력,분쟁과 분노,시기와 질투로 가득 찬 무덤 같은 세상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는 것은 아닌가 염려가 됩니다. 더욱이 이 땅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사회와 민족,역사 속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못하고 이웃의 고통을 외면한 채 개교회 성장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단절된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은혜의 선물입니다. 이제 다시 갈릴리로 모여야 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우리를 찾아오심으로 빛이 어둠을 몰아내고,분열과 다툼이 일치와 화해로 바뀌어지며,주변의 보이지 않는 모든 불필요한 장벽들이 다 허물어져 내리는 역사가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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