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는 은총

'주5일제'는 은총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 칼럼

이성희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1월 02일(월) 14:44

최근 선풍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울리히 슈나벨의 '휴식'의 한국인 독자를 위한 서문에는 한국인 근로자의 연평균 근무 시간은 2천2백56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1위이다. 독일보다 8백시간 이상, 일본보다 5백시간 이상 많다. 한국인의 평균 여가 시간은 OECD 회원국 중 최하이다. 한국의 어린이, 청소년의 공부 시간은 세계 1위인 반면 행복지수는 최하위이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은 일을 하고, 가장 많이 공부하고, 가장 여가가 적고, 가장 행복지수가 낮고, 가장 자살률이 높은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더 많은 여가를 원하는 국민적 여망은 주5일 근무라는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까지의 부분적 주5일 근무제가 올해 들어 전면 실시됨에 따라 교회에도 적지 않은 지각변동이 예측된다. 6일 동안 44시간을 일하는 '6-44' 체계에서 5일 동안 40시간을 일하는 '5-40' 체계로 바꾸는 주5일 근무제는 노동시간의 단축으로 생산성의 향상과 더불어 삶의 질의 향상을 기대하는 현대 사회의 가장 선진적 개념이다. 그러나 '주말'이라 불리는 토요일과 주일을 쉼으로 교회에 부정적 영향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긴장감을 주는 것이다.
 
주5일 근무제가 사회적 화두가 될 즈음 혹자는 주5일 근무가 성경적이 아니라고 항변하였다. 성경이 엿새 동안의 노동을 가르치므로 닷새의 노동은 비성경적이라는 논지였다. 그러나 주5일 근무제는 성경의 가르침과는 무관하다. 주5일 근무제란 유급 노동일이 닷새라는 의미이며 엿새 중의 하루는 무급 노동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이 성경적 주5일 근무제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주5일 근무제의 시행과 더불어 무급 노동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대처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주5일 근무제가 교회성장의 아킬레스건이 아니라 활력소가 될 수 있는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사고와 정책이 필요한 때이다. 구미의 교회가 산업의 발달과 여가에 대한 욕망을 충족하려다 급속도로 냉각된 전례를 교훈삼아 한국교회는 이 하루를 성도의 훈련과 사회를 섬길 수 있는 하나님의 시간으로 선용해야 할 것이다.
 
성경이 가르치는 엿새 노동과 하루 안식은 생체 리듬에서 볼 때에 하루만 안식하여도 인간은 엿새 동안의 노동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말은 하루를 안식하는 것은 창조의 리듬이지만 그 이상의 쉼은 안식이 아니라 또 다른 노동이 된다는 의미이다. 이런 성경적 관점에서 하나님 안에서의 참 안식은 예배인 것을 강조하여 가르칠 필요가 있다.
 
주5일 근무제는 사회 변동에 대한 복음의 적응력을 경쟁적으로 키우기 위한 평신도 훈련이 우선적 과제이다. 미래 교회를 '메타교회'라고 한 어느 미래학자는 메타교회의 목회자가 해야 할 일은 평신도를 훈련하는 일이라고 하였다. 주5일 근무제는 평신도의 훈련의 적기이다. 사회복지와 교회봉사를 위해 잘 훈련된 평신도를 교회봉사와 사회복지 기관에서 무급 봉사하여 토요일을 사회를 섬기는 날로 정한다면 교회의 사회적 이미지는 상승될 것이 확실하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주5일 수업제가 동시에 실시되는 때를 준비하여 청소년들이 교회에 오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원스톱 교회'로 전환해야 할 때가 되었다. 교회는 예배하는 곳일 뿐만 아니라 맛있는 것이 있고, 재미있는 것이 있고, 편안한 공간이 있는 교회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동시에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가족단위의 주말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영성적 훈련과 가족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
 

   
주5일 근무제의 전면시행이라는 과제가 목회의 짐이 아니라 선물이라는 사고로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주5일 수업 시행을 맞이하여 교회가 시대적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정책과 방안을 마련한다면 주5일 근무제는 독이 아니라 덕이 될 것이다. '범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처럼 미래를 직시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예지를 가지면 주5일 근무제는 한국교회에 엄청난 은총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이성희목사 /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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