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시위' 안해도 되는 그 날이 속히 왔으면…"

"'수요시위' 안해도 되는 그 날이 속히 왔으면…"

[ 인터뷰 ]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한국염목사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12월 20일(화) 15:13
   
"빨리 수요시위 안해도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지난 14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인 한국염목사에게 수요시위 1천회를 맞이한 소감을 묻자 그는 '두가지 측면'이 있다고 했다. 20여 년을 버텨올 수 있도록 한 사람들의 인내와 끈기,'지치지 않는 영성'이 대단하다고 여기면서도 한편으론 '1천회까지 올 일이 아닌데' 싶어 비애를 느낀다는 것.
 
"처음에는 초라하게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크게 지지하지도 않았고 일부 극우 단체에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창녀라도 되는양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어요." 2회째 처음 일본 대사관 앞에 섰던 날을 떠올리며 그는 더욱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수십년이 흘러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는 등 여러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었음에도 가해 당사국인 일본은 묵묵부답,대부분 고령인 피해 생존자들만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여성신학교육원 연구원으로 제1회 아시아연대회의 실무를 맡았던 것이 인연이돼 오늘에 이른 한 목사는 "할머니들의 사망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면서 "이분들이 다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 정부가 속히 이 문제를 공식으로 인정하고 사죄하면서 아시아 평화를 위한 큰 걸음을 내딛었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감이 없는거죠." 일본 정부를 비난하던 그가 교회여성들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교회여성들이 시작했지만 점점 그 자취를 감추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그는 "현재 성미산 자락에 건립 중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 관심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일본 대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비의 소녀상에 대해 "여러번 논의를 거쳐 수정한 결과"라고 귀띔한 그는 "시민들이 춥다고 발을 덮어주긴 했지만 작가가 처음 의도한대로 맨발이 주는 상징성이 있다"고 했다. '온몸을 던져서 항의하고 있는' 이 소녀처럼 기독교인들이 역사의 정의를 세우는 일에 '지치지 않는 영성'으로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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