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영혼의 길잡이

삶과 영혼의 길잡이

[ 데스크창 ]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1년 12월 05일(월) 15:13
대학 동기동창 중에 시인이자 현재 숙명여대 교수로 재직 중인 친구가 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일본 와세다대학교 객원교수로 10여년 지내다가 최근 귀국해서 대학 강의와 강연,저술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고 마치 제 일처럼 기뻤습니다. 오랫 만에 그 친구와 통화하는 중에 친구는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제 블로그(요즘은 SNS에 관심 가지느라 거의 활동을 중단한 상태입니다)를 보게 되었고 그곳에 시를 모아둔 폴더를 봤다며 "내 친구 중에 시 좋아하는 벗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늘 저물녁이 넉넉하고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책 한 권이 택배로 제 앞으로 왔는데 일본 국어교과서에 실린 시 '아침 릴레이'의 시인인 다니카와 순타로의 '20억 광년의 고독'이란 시집이었습니다. 역자 이름을 보니 바로 그 친구였습니다.
 
다니카와 순타로는 1931년 철학자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문에지 '문학계'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하여 22세되던 1952년 첫 시집을 발표했는데 그것이 바로 제 앞으로 온 '20억…'입니다. 전 후 시대 황량한 일본 문단에 참신한 상상력을 보여준 신인이란 평을 받았고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인 지금도 꾸준한 시작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2백여 권의 저서를 통해 요미우리 문학상,아사히상, 일본번역문화상 등을 수여했습니다.
 
번역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그것이 문학작품일 때 더욱이 어렵습니다. 순타로 시인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서문을 통해 "시를 번역하면 잃어버리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시'다. 시를 번역해서 얻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시"다. 같은 단어지만 품은 뜻이 다른 '시'와 "시" 사이에서 모국어에서 떨어져 자립하려는 시작품은 괴로워 하고 있다. … 시는 의미를 넘는 존재를 언어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 알고 모르는 것도 중요하지만,맛 있는가 맛 없는가 하는 것이 시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모국어가 서로 다른 사람들의 미각이 다르겠지만 아무데도 가지않고 타 문화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살아 누리는 즐거움의 하나다."라고 말합니다. 그런 면에서 시집을 번역한 친구 시인의 숨결이 느껴져 시를 읽는 재미가 더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 셀러는 역시 성경입니다. 성경 역시 번역서입니다. 가장 많이 배포됐을 뿐 아니라 히브리어와 헬라어 원전이 전 세계 언어로 가장 많이 번역된 것 역시 성경을 따라올 책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그 어느 나라에서도 '맛'의 차이를 느끼지 못합니다. 성경은 단순한 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안에는 세상이 창조된 사실부터 방주와 성전 건축의 정확한 설계도,아름다운 사랑시와 인류 역사,나라사랑(忠) 부모사랑(孝)을 비롯한 부부사랑,자녀사랑 등등 세상의 모든 지혜가 들어있습니다.
 
괴테는 "아이들이 읽으면 동요가 되고 젊은이들이 읽으면 철학이 되고 노인이 읽으면 인생이 되는 그런 시가 좋은 시"라고 말했습니다. 성경은 아이들이 읽으면 꿈이 되고,젊은이가 읽으면 가치관과 세계관을 정립하는 미래가 되고,노인이 읽으면 지혜가 되는 우리 삶과 영혼의 길잡이입니다. 성서주일을 맞으며 한 해가 가기 전에 성경 일독 마무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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