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시대

분노의 시대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 칼럼

정헌교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1월 11일(금) 17:26
세계가 요동하며 들끓고 있다. 탐욕과 불평등, 감당할 수 없는 재난으로 고난 당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자연 재해는 감당할 수 없는 재난이기에 서로 돕고 협력함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지만, 탐욕과 불평등으로 인한 문제는 우리가 해결하고 풀어야 할 난제이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에 의지를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

전 세계가 미국 경제의 구조적 불평등과 대형 금융회사들의 부패에 항의하는 반 월스트리트 시위에 동참했다. 지난 달 15일 세계 곳곳에서는 심각한 경제 위기를 야기한 은행가와 재정과 정치인에 반대하는 분노의 울음 시위가 동시에 개최됐다. 서울에서도 부자들을 위한 금융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다수를 위한 금융정책을 시행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세계 곳곳의 시위대는 빈부 격차를 비판하고, 일부 부유층의 탐욕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하룻동안에 82개국 9백51개 이상의 도시에서 시위가 일어났으니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99%가 1%를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함께 점령하라.(Occupy Together)'

이처럼, 우리는 지금 분노의 시대를 살고 있다. 20대, 30대, 40대가 이 시대의 탐욕과 불평등에 대해 자신들의 분노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실시된 서울 시장 보궐 선거의 결과가 그 사실을 분명하게 드러내었다. 더 이상 그들의 분노를 숨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분노의 시대를 통과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음 세대와 함께 가는 교회가 되자'고 외치는 우리 교단의 태도가 매우 어렵게 되었다. 다음 세대인 20, 30, 40대의 분노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현안이 아닐 수 없다. 그 분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탐욕과 불평등, 빈부의 격차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에 따라, 다음세대와의 소통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 개혁의 대상으로, 불법이 난무하고, 탐욕의 발톱을 드러낸 작금의 한기총 지도부의 행태는 우리의 미래요, 한국 교회의 미래인 다음 세대인 20대와 30대로 하여금 분노의 절규를 쏟아 놓게 만들고 있다. 한국 교회가 분노의 대상이 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 가운데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하여야 하겠는가? 예수님, 그 분만이 답이다. 노끈으로 채찍을 만들고 양이나 소를 성전에서 내쫓으시고 돈 바꾸는 사람들의 돈을 쏟으시며 상을 엎으시고,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고 외치시며 분노하시는 예수님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분노하시는 예수님이 문제 해결의 열쇠인 것이다.

다음 세대인 20, 30, 40대가 한국교회에 소망을 갖고 교회와 소통하게 만들 것인가 아니면 그들로 한국 교회를 향하여 분노케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은 탐욕과 이권과 이익에 눈이 먼 사람들에게 분노하시는 예수님을 본받아 함께 분노의 외침을 드높일 것인가, 예수님과는 달리 세상에 대하여 침묵할 것인가를 선택하고 결단하여야 할 것이다.

탐욕과 부정과 부패, 불평등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 믿음의 사람들이 예수님을 본받아 불의와 탐욕에 대해 분노의 소리를 외치고, 고난당하는 사람들을 품어 줌으로 세상 사람들이 살맛을 회복하게 하는 사명을 잘 감당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정헌교목사/강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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